ⓒKBS뉴스화면 캡처
ⓒKBS뉴스화면 캡처

KB국민·신한·하나은행 등…1분기 건설업 부실채권 4,848억원

[SRT(에스알 타임스) 전근홍 기자] 5대 시중은행이 내준 건설업 대출에서 부실채권 규모 1년새 5,000억원 가까이 늘었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건설사들의 건전성이 외환위기나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보다 나빠졌다는 분석과 함께 부실 뇌관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특히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대해 본격적인 구조조정이 이뤄질 경우 잠재돼 있던 부실 한꺼번에 노출될 수 있어 은행권의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를 주문하는 목소리도 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이 건설업체에 내준 대출에서 발생한 고정이하여신은 총 4,848억원으로 1년 전보다 144.5% 늘었다.

고정이하여신은 3개월 이상 연체된 대출을 말한다. 금융사들은 자산을 건전성에 따라 ▲정상 ▲요주의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 등 다섯 단계로 나누는데 이중 고정과 회수의문, 추정손실에 해당하는 부분을 묶어 고정이하여신이라 부른다.

은행별로는 농협은행의 부실규모가 가장 컸다. 농협은행의 건설업 대출 고정이하여신은 1,394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78.2% 증가했다. 하나은행은 1,379억원으로, 우리은행은 831억원으로 각각 68.6%와 648.6%씩 급증했다. 국민은행은 816억원으로, 신한은행은 428억원으로 각각 31.0%와 76.1%씩 부실채권이 증가했다.

이 같은 흐름의 근본적인 원인은 건설업종의 불황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살펴본 시공 능력 평가 상위 30개 건설사의 올해 1분기(연결기준) 부채비율을 보면 위험 수준으로 간주하는 부채비율 200%를 넘은 곳도 9곳이나 달했다. 선제적으로 유동성을 확보하려는 노력이 빚을 늘린 것이라는 것으로 볼 수 있지만 업황 부진 속 부채 증가라는 점에서 우려감을 키우고 있다. 부채비율이 200%를 넘어 상대적으로 부채 위험이 큰 기업은 GS건설, 롯데건설, SK에코플랜트, 한화, 계룡건설, 코오롱글로벌, 금호건설, 한신공영, HL D&I 등 9곳이다.

문제는 향후다. 조사대상 기간 동안 5대 은행이 보유한 건설업 관련 대출 잔액은 총 26조9,786억원이다. 1년 전에 비해 11.3% 늘었다. 업황 부진이 지속돼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한 건설사들의 대출 수요는 지속해 늘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이러한 가정에서 보면 고금리 상황에서 부실채권은 더 큰 규모로 증가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 따른 기준금리는 3.50%로, 2008년 11월의 4.00% 이후 최고치”라며 “고금리로 인해 부동산 시장의 수요가 위축되면서 대출을 끌어 쓴 건설업계의 부담이 커진 상태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상환능력이 취약한 건설사가 보유한 부채 비중이 이미 높은 상황에서 부동산 둔화가 지속될 경우 재차 연체율이 빠르게 증가할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며 “금융위기나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보다 상환능력이 부족한 건설사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점, (태영건설처럼) PF관련 부실을 감당하지 못해 디폴트 목전까지 내몰리는 경우도 있을 수 있기에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SR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