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왼쪽)와 서울 종로구 SK그룹 사옥. ⓒ각 사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왼쪽)와 서울 종로구 SK그룹 사옥. ⓒ각 사

LG, 국내 구독사업 성장 바탕 진출 예정  

SK매직 등 렌털업계와 경쟁 직면...“차별성 필요할 듯” 

[SRT(에스알 타임스) 방석현 기자] LG전자가 경기침체 속 활로 개척 수단으로 구독사업에 힘쓰고 있다. 국내에서의 성공을 바탕으로 조만간 말레이시아에 진출해 안정적인 수익 창출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먼저 진출한 SK매직과 경쟁이 예상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의 구독사업 매출이 지속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1분기에는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71.9% 늘어난 3,456억원의 매출액을 기록, 분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을 올렸다. 

올해 구독사업만으로 1조원 매출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LG전자가 가전에 구독사업을 도입한 시기는 2022년 7월 업(UP) 가전 2.0을 공개하면서부터다. UP 가전 2.0은 사업 포트폴리오를 가전 제조 중심에서 서비스·구독 중심의 스마트홈 솔루션 사업자로 바꾼다는 취지로 가전의 초개인화를 지향하고 있다. 가전 사업 포트폴리오를 서비스 기반 사업으로 확장해 가전 업계의 흐름을 HaaS(Home as a Service)로 전환하는 게 골자다.

출범 2년이 지난 UP 가전 2.0은 현재 구독 모델 개수가 TV와 PC를 합친 300개를 웃돌고 있다. 출범 당시 구독 상품이 세탁기, 건조기, 공기청정기, 냉장고 등 4종에 불과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업성과가 두드러지고 있다. 구독사업에 가입한 고객은 ▲사용 용량 ▲컬러 ▲사용 기간 ▲서비스 기간을 선택 가능하다. 서비스 기간은 3년~6년이며, 4년 이상 구독 시에는 기간이 종료되면 제품은 고객 소유가 된다. LG전자의 UP 가전 2.0서비스가 가능한 이유는 대부분의 제품을 창원공장에서 자체 생산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자사는 제품들을 대부분 자체 생산하고 있는 만큼 고객의 페인포인트(고객에 불편을 초래하는 상품이나 서비스) 개선에 주효한 구조를 갖고 있는 데다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은 재활용률이 높아 구독사업에 용이한 상황”이라며 “국내 구독사업의 성공을 바탕으로 조만간 동남아시아 거점국으로 말레이시아에 진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LG전자가 구독사업을 동남아로 확장함에 따라 먼저 진출한 SK매직과의 경쟁이 예상된다. 

SK매직은 2018년 말레이시아에 진출해 성과를 내고 있다. 2023년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47% 줄어든 7,518억원을 기록했지만 말레이시아법인은 전년비 2.3% 증가한 808억원을 기록하며 지속 성장하고 있다. SK매직은 코웨이에 이은 렌털업계 2위 업체로 국내 시장이 포화됐다는 판단에 따라 해외로 발길을 돌린 것이다. 현재 말레이시아 누적 계정 숫자는 21만개에 이른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말레이시아가 다문화 국가인 데다 깨끗한 물에 대한 수요가 크며, 기타 동남아국가들보다 금융시스템이 발달돼 있다는 점이 진출 이유다.  

LG전자가 말레이시아에 진출할 경우 SK매직뿐만 아니라 렌털업체인 코웨이, 쿠쿠홈시스 등과도 경쟁해야 하는 판국인 만큼 LG전자가 해외 구독 사업에서 성과를 내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구독사업은 안정적인 매출을 이어갈 수 있지만 사업 시작 후 사업 정상화 단계까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후발 업체들이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할 경우 도태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국내 재계 2위인 SK의 계열사 SK매직도 해외에서의 인지도가 크지 않아 이름이 알려진 톱스타들을 동원하며 인지도 제고에 공을 들인 기간이 길었던 걸로 안다"며 "LG전자의 가전 사업 지역별 매출이 동남아 등에서는 저조한 상태라는 점도 리스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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