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동력으로 공조 시장 ‘주목’…B2B 사업 확대
삼성·LG, 합작·해외법인 설립해 현지화 나서
[SRT(에스알 타임스) 윤서연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냉난방공조(HVAC)에 주목하며 경쟁을 벌이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에너지효율과 인공지능(AI) 산업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데이터센터 서버의 발열을 식히는 HVAC 수요가 급증한 영향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HVAC 시장 규모는 점차 확대될 전망이다. 시장조사기업 IBIS 월드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냉난방공조 시장규모는 584억달러(약 80조원)로 추정된다. 2028년에는 610억달러 규모로 매년 0.8%씩 성장할 전망이다.
성장 전망 호조에 따라 가전 라이벌 삼성전자와 LG전자의 HVAC 시장 경쟁이 예상된다. 다만 HVAC가 B2B(기업간 거래) 영역이기 때문에 삼성전자는 현지 기업과 합작법인을 설립하며 협력 시너지를 도모하는 한편, LG전자는 해외법인을 설립하고 현지 엔지니어를 양성하며 현지화 전략을 통한 자체 인프라 구축에 힘쓰는 모양새다.

◆삼성전자, 전문 기업 협력으로 시너지...판로 확대 기대
삼성전자는 최근 미국 HVAC 설비 유통 기업인 레녹스와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HVAC 시장 공략에 나서기로 했다. 현지 기업이 갖고 있는 유통망에 자사의 개발 공조 솔루션을 결합함으로써 유통 채널을 다각화한다는 전략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2014년 미국 공조 전문 기업 콰이어트사이드(Quietside)를 인수해 해외 영업망을 확보해 왔다. 인수 당시 삼성전자는 북미 공조사업 기반을 강화하고 B2B 영역에서도 입지를 다지겠다고 밝힌 바 있다. 삼성전자는 2014년 시스템에어컨을 시작으로 북미 지역에서 지속적인 매출 성장을 기록해 왔다. 다만 다소 진입장벽이 높은 B2B 영역에서 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유통 채널 다각화 전략이 필요함에 따라 설비 유통 기업과 협력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가 50.1% 지분을 갖는 신규 합작법인은 올해 하반기 미국 텍사스주 로아노크에서 출범할 예정이다. 합작법인은 북미지역 레녹스 직영점, 홈 빌더 파트너들에 'Lennox powered by Samsung' 브랜드의 개별 공조 제품을 공급하고, 기존 삼성전자 유통점에는 삼성 브랜드 제품으로 공급한다.
특히 개별 공조 제품에 삼성전자의 ‘스마트싱스(SmartThings)’와 집 전체의 전력 사용량을 모니터링하고 사용량을 절감하는 ‘스마트싱스 에너지(SmartThings Energy)’를 적용해 사업 시너지를 낼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공조 솔루션 외에도 가전제품, TV 등 다양한 제품과 솔루션 등으로 북미 홈 빌더 건설사들과의 사업 기회를 넓혀 나갈 예정이다.
이밖에도 삼성전자는 현재 8조원을 투자해 존슨콘트롤즈 HVAC 사업부 인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전자가 존슨콘트롤즈를 인수하게 되면 북미 공조 시장에서의 입지가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6년 하만 인수 이후 대형 M&A가 끊기면서 최근 회사 안팎으로 대형 M&A를 통한 경쟁력 확보가 요구되고 있다. 이에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3월 주총에서 “M&A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며 “M&A와 관련해 많은 진척이 있었고 조만간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LG전자, 현지 최적화 전략으로 B2B 시장 공략
LG전자는 현지 최적화 전략으로 지역 B2B를 공략하고 있다. 글로벌 HVAC 아카데미를 확충함으로써 현지 엔지니어를 육성하고 지역 B2B 핵심 관계자들과의 네트워킹 거점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조주완 LG전자 대표는 지난해 7월 '2030 미래비전'을 발표하며 가정·상업용 냉난방공조 사업 매출을 2030년까지 2배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LG전자에 따르면 HVAC는 건물 규모와 용도, 유지·보수, 에너지 효율 등을 고려한 최적화된 설계부터 제품 설치, 사후 관리까지 공조 기술 전문가의 역량이 중요하다. 이에 현지 전문가 육성을 통해 고객 편의성 증대는 물론 나아가 B2B 사업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LG전자는 현재 북미, 중남미, 유럽, 아시아 등에서 글로벌 HVAC 아카데미를 운영 중이다. 올 상반기 미국(보스턴), 대만(타이베이), 인도(첸나이·콜카타)에서 아카데미가 새로 문을 열었고 연말에는 프랑스(리옹)에 추가 설립된다. 아카데미에서는 LG전자의 공조 제품 설치와 유지관리 교육을 진행하며 매년 3만명이 넘는 HVAC 엔지니어를 양성하고 있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북미 빅테크의 AI 데이터센터 냉각 시스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LG전자의 냉각 시스템 부문 매출 증가도 기대되는 상황이다. 특히 초대형 냉방기 ‘칠러’는 해외 시장에서 최근 3년간 연평균 40%의 매출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올해와 내년 LG전자는 HVAC와 시스템에어컨 등 냉방가전 수요 호조로 사상 최대 실적 달성이 기대된다"며 "북미 빅테크 업체로의 AI 데이터센터 냉각시스템 출하 증가, 이에 따른 매출 호조로 주가 재평가가 빠른 속도로 전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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