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이훈기 롯데케미칼 대표(오른쪽)가 롯데월드타워에서 타운홀 미팅을 진행했다. ⓒ롯데케미칼
▲지난 20일 이훈기 롯데케미칼 대표(오른쪽)가 롯데월드타워에서 타운홀 미팅을 진행했다. ⓒ롯데케미칼

[SRT(에스알 타임스) 윤서연 기자] 롯데케미칼이 신용등급 하락 위기에 처했다. 앞서 롯데케미칼은 지난 2022년 일진머리티얼즈 인수 건 여파로 재무부담이 심화되자 이듬해 신용등급이 한차례 하향 조정된 바 있다. 롯데케미칼이 그룹 내 핵심 계열사인 만큼 1년 만에 또 신용등급 하락을 맞게 되면 그 여파는 롯데그룹 신용등급 동반 추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신용평가사들은 롯데케미칼의 실적 부진 지속과 투자 확대가 그룹의 재무부담 가중으로 이어져 신용등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최근 롯데그룹 보고서를 통해 “올해 석유화학 부문 수익성 개선 폭은 제한적일 전망이고 대규모 투자 지속으로 (롯데그룹의) 현금 부족 상황이 예상된다”며 “석유화학 부문의 사업안정성 약화로 향후 실적 회복이 미흡하고 투자 부담이 커진다면 그룹 신용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 롯데케미칼은 최근 대대적인 사업재편을 선언하며 신성장 사업 육성 강화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기존 ▲기초소재 ▲첨단소재 ▲정밀화학(롯데정밀화학) ▲전지소재(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등 4개 사업부로 구성된 사업 포트폴리오를 '수소에너지'를 추가한 5개 부문으로 재편했다.

이를 바탕으로 저수익군의 기초소재 사업부문을 축소하고 해외 법인 매각 등을 추진하는 모양새다. 최근에는 말레이시아 법인이자 대규모 생산기지인 자회사 ‘롯데케미칼(LC) 타이탄’ 매각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훈기 롯데케미칼 대표가 주로 전략·신사업·기획 업무를 맡아온 인물인 만큼 실적 개선을 위해 앞으로도 과감한 사업 구조조정이 추진될 것으로 관측된다.

인도네시아 ‘라인 프로젝트’ 설비 증설 시기를 조정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롯데케미칼은 ‘라인 프로젝트’에 오는 2025년까지 39억달러(약5조3,000억원)를 투입하기로 했다. 이에 지난해 초 라인 프로젝트를 위해 해외 글로벌 금융기관들과 12년간 장기차입 계약을 진행하며 외부 조달을 완료했으나, 신용등급 추가 하향 가능성에 남은 자금 집행은 속도조절에 돌입할 전망이다. 

이밖에도 롯데케미칼은 지난 3월 한영회계법인과 수익성 개선 자문을 위한 계약을 체결하는 등 영업적자와 커진 차입 부담 해결책을 찾으려 노력 중이다. 다음달 1,000억원 규모의 기업어음(CP) 만기 도래에 더해 오는 8월 1,000억원 규모 CP와 1,350억원 회사채 만기를 앞두고 있어 자금 압박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이 대표는 지난 21일 임원 및 팀장을 대상으로 타운홀 미팅을 갖고 위기 극복 방법 모색에 나섰다. 기초소재 운영 효율화를 통해 사업비중은 유지하되 핵심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올해 1분기 롯데케미칼의 영업손실(1,353억원)의 대부분이 기초소재 부문에서 발생한 가운데 운영효율화를 통해 남는 자원과 인력을 고부가 신사업에 집중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신용평가는 롯데케미칼 신용도 조정과 관련 "신사업 투자나 한계사업 정리 등 사업재편을 진행하고 있지만 투자 성과가 본격적으로 발현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며 "주요 석유화학 제품별 수급 상황과 비용구조 조정 방안 등을 통한 중단기 이익창출력 전망과 비주력 사업재편 및 투자계획 변경에 따른 재무구조 방향성을 면밀히 점검해 신용도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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