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신평, 신용등급 BBB+로 하향…"재무부담 과중"
부채 압박에 주가도 잇단 하락세
[SRT(에스알 타임스) 윤서연 기자] 석유화학 불황으로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효성화학의 부채비율이 5000%를 육박하며 최근에는 신용등급까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동비율 또한 1년 만에 대폭 줄어들면서 효성화학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자금조달에 동분서주하는 모양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일 한국신용평가(이하 한신평)는 효성화학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부정적)’에서 ‘BBB+(안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기업어음 및 단기채 신용등급도 ‘A2-’에서 ‘A3+’로 떨어졌다.
한신평은 효성화학의 신용등급 하향 조정에 대해 과중한 재무부담과 부진한 영업수익성이 이유라고 설명했다.
효성화학은 지난해 연간 2조7,916억원의 매출액과 1,88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베트남 PDH 설비가 지난해 4~5월 반응기 교체작업 이후 하반기부터 정상 가동되면서 전년 대비 영업손실 규모가 1,500억원 가량 줄었지만 업황 저하로 주력인 폴리프로필렌(PP) 스프레드가 손익분기 수준을 하회하는 등 부진한 실적 추이를 보이고 있다.
올해 실적 또한 좋지 않을 전망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가에서는 효성화학의 올해 1분기와 2분기 영업익 모두 적자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유동비율 또한 지난해 말 기준 32.6%로 전년(61.9%) 대비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일반적으로 시장에서는 유동비율이 100이하일 경우 채무 지불능력이 악화된 것으로 본다.
특히 효성화학의 경우 베트남 공장 신설 투자로 2018년 말 약 9,000억원이었던 연결 순차입금이 2023년 말 2조4,000억원으로 늘어났고 자산재평가, 신종자본증권 발행, 유상증자 등 수 차례의 자본확충에도 불구하고 영업손실이 지속됐다.
지난해 말 효성화학의 부채비율은 4934.6%로 5000% 가까이 육박했으며 차입금의존도 또한 79.7%에 달했다. 일반적으로 시장에서는 차입금의존도가 30% 이상인 경우 재무 위험이 커지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주가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지난 2021년 7월 47만5,000원을 찍었던 주가는 최근 5만9,000원대를 기록하고 있다. 고점 대비 약 87.5% 하락한 것이다.
효성화학의 베트남 법인 공장이 최근 정상적으로 가동되면서 2년 간 지속된 대규모 손실은 재발할 가능성이 낮다고 한신평은 평가했다. 다만 글로벌 경기 둔화 등으로 수요가 부진하다보니 중단기적으로 추가 수익성 개선 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효성화학은 유상증자부터 지분 매각, 회사채 발행 등 자금조달을 위한 다양한 방법을 모색 중이다. 지난해 효성화학은 지주사인 효성으로부터 지난해 500억원에 이어 1,000억원 자금을 받았으며 베트남 법인에 자금 지원을 위해 유상증자를 진행하기도 했다. 또한 ‘특수가스 사업부’ 일부 지분 매각(물적분할 이후)도 진행 중이다.
회사채 발행에도 나섰지만 높은 부채비율로 인해 매각에 난항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8일부터 12일까지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 나섰지만 한 건의 주문도 받지 못했다. 1년 6개월물 500억원어치를 목표로 금리를 6.5~7.5%로 제시했음에도 전액 미매각 된 것이다. 이에 주관사단을 맡은 KB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200억원씩, 인수단에 포함된 신영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이 각각 50억원을 인수한다. 금리는 최대 희망금리로 제시했던 7.5%다.
한신평은 “대규모 설비 투자 일단락으로 향후 투자규모는 크게 감소할 것으로 보이지만 비우호적인 수급환경을 감안했을 때 단시일 내 재무부담이 경감될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효성화학은 일본, 유럽 지역에 대한 고부가 PP제품 판매를 늘리고 프로판 가스 저장설비인 Cavern을 활용한 저가 원재료 확보 및 LPG 리테일 판맴 본격화 등 수익성 개선 노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다만 중국의 대규모 설비 증설 등으로 수급 여건이 여전히 좋지 않은 점은 수익성 회복에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효성화학 관계자는 “지속적으로 회사채 발행 등을 통해 자금 확보에 집중할 것”이라며 “베트남 프로젝트의 경우 코로나 사태와 중국 시장 등 시장적인 요소로 수익성이 악화됐지만 개선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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