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브로드밴드 가산 데이터 센터. ⓒSK브로드밴드
▲SK브로드밴드 가산 데이터 센터. ⓒSK브로드밴드

지난해 하반기 용인·과천 등 5곳 신규 공급

지방분산 추진 정부와 엇박자…전력 수급도 ‘숙제’

[SRT(에스알 타임스) 방석현 기자] 국내 데이터센터 설립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AI 시장의 성장에 힘입어 올해에도 수도권을 중심으로 데이터센터 시장에 대한 관심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데이터센터가 수도권에 집중된 데다 이에 따른 전력 수급 문제 해결도 선행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10일 시장조사기관 쿠시먼 앤 웨이크필드에 따르면 2024년 서울 데이터센터 시장의 총 용량은 전년비 15% 증가한 520메가와트(MW)를 기록했다. 지역별론 서울 남서부 권역인 영등포, 금천, 양천, 구로 등이 26%에 달하는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용인, 과천, 영등포구, 인천, 양주 등에 신규공급이 활발히 이뤄졌다. 이외 서울 서초구를 비롯해, 금천·구로구(4곳), 인천·부천(2곳), 고양(2곳), 시흥·안산(2곳) 등에 추가 설립이 진행되고 있다. 

AI를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는 통신업계는 데이터센터 설립에 가장 적극적이다. 지난해 8월 백석 AI 데이터센터를 개관한 KT는 총 14개의 데이터센터를 운영 중이다. 이에 더해 올해 안에 서울 가산디지털단지와 경북에 AI 데이터센터를 추가로 개소할 예정이다. 이 사업은 자회사 KT클라우드가 주도하고 있으며 GPU를 필요로 하는 기업 수요에 맞춰 맞춤형 AI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12월 가산디지털단지에 오픈한 AI 데이터센터까지 총 6개의 데이터센터를 보유하고 있다. 가산 AI 데이터센터는 랙당 전력밀도가 국내 최고 수준인 44KW로 국내 데이터센터 랙 당 평균 전력밀도인 4.8KW의 약 9배에 달하는 등 고밀도 GPU 서버 운영 환경에 최적화된 데이터 코로케이션 환경을 제공한다. 데이터 코로케이션은 데이터센터 전문기업이 전산실 등의 공간을 임대하고, 고객 장비를 위탁관리·운영하는 서비스다. 데이터센터 7개를 보유한 LG유플러스는 지난해 5월 경기도 파주시에 축구장 9개 규모 AI 데이터센터 건립 계획을 밝힌 이후 사업을 구체화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데이터 센터는 데이터관리가 주 업무인 만큼 서울근교에 있는 게 관리가 용이한 상황”이라며 “인근 주민들이 님비의 근거로 전자파 등의 악영향을 주장하고 있지만 검증되지 않은 사례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이렇듯 업계에서는 관리가 편한 수도권 위주로 데이터센터 설립을 원하고 있지만 정부는 지방분산을 추진하고 있어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 

옆나라 일본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 따르면 2023년 9월 기준 관동 지역(61.1%)과 관서 지역(24.3%)에 전체 데이터센터의 85.4%가 위치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오라클 같은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도 일본에 데이터센터를 건설하겠다고 발표했으며, 이들 역시 대도시 권역에 설비를 집중하고 있다. 이처럼 데이터센터가 관동과 관서를 중심으로 집중되면서 디지털 인프라의 지역 편중 문제가 심화되고 있다. 

KOTRA 관계자는 “일본은 지진과 태풍 등 자연재해가 빈번한 국가로, 특정 권역에 인프라가 집중될 경우 재난 시 방재 대응에 한계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고 말했다.

이러한 한계를 해결하기 위해 일본 총무성과 경제산업성은 2023년 6월에 발표한 반도체·디지털 산업전략을 통해 디지털 인프라 정비 전략의 일환으로 데이터센터의 분산 배치와 통신 케이블 증설, 혁신적 광 네트워크(IOWN)·양자통신·6G 등의 통신 기술 연구개발(R&D)을 추진하고 있다. 경제산업성이 주도하는 데이터센터 지방거점 정비 사업에서는 주요 대도시를 보완하고 대체할 수 있는 데이터센터 신규 거점을 지방에 건설하는 것이 목표다.

데이터센터의 전력수급도 문제다. 데이터센터에너지효율협회(KDCEA)에 따르면 국내 상업용 데이터센터는 2027년 74개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에 따른 전력량은 1,850MW다. 2023년 상업용 데이터센터 40개의 전력량 540MW보다 +242% 증가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클라우드 사업자들이 AI 전용 반도체 적용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데이터센터 설립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며 “글로벌 시장에서 향후 3년 내 AI 채택을 추진하는 기업의 비중이 50%인 점을 감안할 때 전력망 확충을 통한 수급 개선에 무게를 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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