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핵심기술 75개 중 유형물 보툴리눔 균주 유일
기술 이전 수출 등에 불리…다수 업체 제외 원해
[SRT(에스알 타임스) 방석현 기자] 보툴리눔톡신(보톡스)의 국가핵심기술 제외 움직임이 탄력을 받고 있다. 선발 업체들은 국가핵심기술 유지를 주장하고 있는 반면 후발업체는 제외를 주장하고 있는 형국이지만 최근 국산 보톡스 균주가 잇따라 발견되면서 빠른 상업화를 위한 해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2010년 보툴리눔 톡신 제제 생산기술을 국가핵심기술로 지정했다. 이어 2016년 11월 추가 고시를 통해 톡신 균주까지 포함시켰다. 국가핵심기술은 보통 ‘방법’ 또는 ‘기술상의 정보’로 구분하는데 현재 75개 국가핵심기술 중 보툴리눔 균주만 유일하게 기술이 아닌 유형물이다. 다만 국가핵심기술이 되면 해외 시장에서 기술 이전, 라이선스 계약, 합작 투자 등을 추진해 사업을 확장할 경우 정부의 승인을 거쳐야 하는 만큼 수출 지연 등 불편함이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전까지 보톡스 균주를 확보하고 독점권을 인정받기 원했던 선발 업체들이 대부분 보톡스의 핵심기술 유지를 주장해 왔다. 그러나 최근 국산 보톡스 균주들이 잇따라 발견되면서 소위 ‘프리미엄’의 의미가 퇴색하고 있다. 이에 국내보다 시장이 큰 해외로의 원활한 진출을 위해 국가 핵심 기술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국내 보톡스3사로 꼽히는 휴젤의 보톡스 매출은 2023년 기준 3,127억원으로 가장 높다. 메디톡스가 1,937억원으로 그다음이며 대웅제약은 1,408억원이다. 이들 3사 모두 국내 매출보다 해외 매출 비중이 높다. 이와 함께 휴온스바이오파마, 종근당바이오, 파마리서치바이오, 한국비엠아이 등 다수 회사가 수출용 품목 허가를 받았다. 여기에 최근 GC녹십자 웰빙이 에스테틱 기업 이니바이오의 경영권을 인수하며 보톡스 사업 진출이 예정된 상태다.
본지 취재 결과 보톡스3사는 대체로 수출국이 다변화 있는 데다 판로개척이 어느 정도 진행된 상태여서 국가 핵심기술 지정이 유지되길 바라는 것으로 확인 됐다. 반면 후발업체들은 원활한 수출 진행 등을 위해 핵심기술에서 빼 달라는 의견을 개진 중으로 알려진다.
시장조사기관 프로스트 앤 설리번에 따르면 글로벌 보툴리눔 톡신 시장 규모는 2024년 12조원에서 2030년 약 31조원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신규 적응증과 다양한 국가 진입, 진입 국가의 신규 시장 형성과 확장, 고객 니즈 확대 등 잠재력이 높은 기회의 시장으로 꼽히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보톡스가 국가핵심기술로 지정될 만큼 고도의 기술을 요구하지 않음에도 핵심기술로 지정돼 수출 등을 진행할 때 절차상의 지연으로 불편을 겪고 있는 상황”이라며 “현재 찬반을 아우르는 산업계의 의견을 종합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산업통상자원부에선 이미 보톡스의 국가핵심기술 지정 해제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안다”며 “다만 현안의 경중에 따라 계류 중인 사안인 데다 혼란한 정국으로 인해 쉽게 결론이 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