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기술과 구독 모델로 차별화…디지털 교육·스마트 오피스 혁신 주도

[SRT(에스알 타임스) 윤서연 기자] 최첨단 학습 기술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며 인공지능(AI) 교과서 도입 등 에듀테크 시장이 활성화되고 있다. 이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전자칠판(스마트보드)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기존 전자칠판이 인터넷 검색, 그리기, 선 긋기 등 단순 도구에 그쳤다면, 이제는 AI 기능을 통해 수업 내용을 요약하고 상호 소통하는 학습 환경을 조성하는 데까지 역할이 확장되는 모양새다. 

24일 비즈니스리서치인사이트에 따르면 글로벌 스마트보드 시장 규모는 2024년 12억1,000만 달러에서 2032년 19억8,000만 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다. 학교, 정부 등 공공(B2G) 영역뿐만 아니라 일반 기업(B2B)까지 다양한 산업에서 활용 가능해 관련 기업들의 행보가 주목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또한 각각 AI 기술과 구독 모델을 앞세워 전자칠판 시장에서 차별화 전략을 펼치고 있다. 디지털 교육과 스마트 오피스 트렌드가 가속화됨에 따라 두 회사의 행보는 에듀테크 시장의 성장을 이끄는 주요 동력이 될 전망이다.

▲삼성전자 AI 전자칠판. ⓒ삼성전자
▲삼성전자 AI 전자칠판. ⓒ삼성전자

◆ "서클 투 서치가 칠판으로"…삼성전자, AI 차별화 학습 환경 제공

삼성전자는 지난 2007년 70인치 TV용 LCD패널을 적용한 전자칠판을 선보이며 지속적으로 전자칠판 성능을 고도화해왔다. 당시 멀티 터치 스크린, 칠판처럼 쓸 수 있는 기능 등을 선보이며 업계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20여년이 지난 현재 AI 시대에 맞춰 단순 기능에 그치지 않고 교사의 수업 보조 도구와 학습 도우미 등 다양한 기능을 지원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영국 런던에서 열린 유럽 최대 교육 기술 전시회 ‘Bett 2025’에서 ‘2025년형 AI 전자칠판(WAFX-P)’ 신모델을 공개했다. 이 제품은 65형, 75형, 86형 세 가지 크기로 제공되며, 안드로이드(Android) 15 운영체제를 탑재했다.

삼성전자의 전자칠판의 특징은 수업 내용을 요약하고 시각적으로 돕는 AI 기능이다. 칠판에 탑재된 ‘삼성 AI 어시스턴트’는 ▲교사가 텍스트나 이미지를 선택하면 관련 정보를 검색해주는 ‘서클 투 서치(Circle to Search)’ ▲수업 내용을 자동 요약하는 ‘AI 요약(AI Summary)’ ▲교사 음성을 실시간 텍스트로 변환하는 ‘자동 전사(Transcription)’ 등을 제공한다. 

하드웨어도 대폭 업그레이드됐다. 4.8TOPS의 신경망처리장치(NPU), 옥타코어 프로세서, 16GB 메모리와 128GB 스토리지를 탑재했으며, 450니트 밝기와 최대 50포인트 멀티 터치를 지원한다. 또한, 4K 화질의 내장 카메라와 20와트 우퍼 스피커, 마이크도 장착돼 있어 화상회의에서도 활용 가능하다.

삼성전자는 구글과 협력해 구글 클래스룸, 구글 드라이브 등과의 호환성을 강화하며, 글로벌 AI 기업들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교육 환경에 특화된 AI 서비스를 계속 선보일 계획이다. 향후 스마트 오피스 시장에서도 전자칠판 도입 사례가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중소기업 적합제품 제도로 인해 공공 입찰에 참여하기 어려워 글로벌 전자칠판 시장 쪽을 공략하고 있다”며 "지난해 말 팩토리얼 성수에 사이니지, 스마트싱스 등 스마트 오피스 솔루션 등을 공급하면서 해당 영역으로도 사업을 넓히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자칠판, AI 클로이(CLOi) 로봇 등으로 조성된 LG전자 미래교실 공간. ⓒLG전자
▲전자칠판, AI 클로이(CLOi) 로봇 등으로 조성된 LG전자 미래교실 공간. ⓒLG전자

◆ LG전자, 구독으로 만나는 전자칠판…B2B 전략 강화

LG전자는 지난 2009년 전자칠판, 네트워크 모니터 등 교육솔루션 사업 진출 후 교육 시장을 넘어 스마트 오피스 시장까지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지난해 B2B 사업 강화 의지를 밝히며 12월부터 자사의 스타 사업으로 육성 중인 구독 사업에 전자칠판 부문을 추가하며 B2B 영역 공략에 나섰다. 

LG 전자칠판은 최대 86인치 화면에서 멀티스크린 기능을 제공해 회의 자료와 AI가 작성한 회의록을 동시에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여러 명이 동시에 작업 가능한 멀티 터치 기능과 AI 기반 협업 솔루션으로 업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최근에는 네이버클라우드와 업무협약을 맺고 AI 회의록 작성 솔루션인 '클로바노트'와 전자칠판을 결합한 구독 프로그램을 출시하기도 했다. 클로바노트를 통해 회의록이 작성되며 전자칠판에 기록된 것까지 데이터로 남는 형식이다. 

구독으로 사용하게 될 경우, 고객 입장에서는 초기 비용을 줄일 수 있고, 주기적인 관리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점 또한 기업 고객 유치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콘텐츠 영역도 강화하고 있다. LG전자는 한국교육방송공사(EBS), 유비온(UBION)과 협력해 전자칠판에 내장할 EBS 플랫폼 앱을 개발하고 있다. 이외에도 인도 오디샤주 2,900여 공립 고등학교에 전자칠판 1만여 대를 공급하며 글로벌 에듀테크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국내 입찰의 경우 중소기업 적합업종제도에 걸려 참여할 수 없기 때문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전자칠판은 중소기업 적합업종제도로 인해 나라장터 등 공공 입찰에는 참여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지난해 12월부터 B2B 구독 상품에 전자칠판 품목을 추가하면서 구독 상품 품목을 확대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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