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어러블 로봇 테크데이’에서 현동진 현대차·기아 로보틱스랩장 상무가 ‘엑스블 숄더’ 로봇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현대차·기아
▲‘웨어러블 로봇 테크데이’에서 현동진 현대차·기아 로보틱스랩장 상무가 ‘엑스블 숄더’ 로봇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현대차·기아

무동력 착용 로봇 ‘엑스블 숄더’ 사업화 계획 발표 

[SRT(에스알 타임스) 선호균 기자] 착용하는 것만으로도 작업자의 능률은 올리고 근골격계 부담은 낮춰주는 산업 현장의 든든한 동반자가 등장했다. 

현대자동차·기아는 지난 27일 경기 고양시에 있는 ‘현대 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웨어러블 로봇 테크데이’를 열고 착용 로봇 ‘엑스블 숄더’ 최초 공개와 함께 사업화 계획을 발표했다고 28일 밝혔다. 

현대차·기아의 착용 로봇 브랜드 엑스블(X-ble)은 무한한 잠재력을 의미하는 ‘X’와 무엇이든 현실화할 수 있다는 의미인 ‘able’을 합쳐 만든 이름이다. 

엑스블 제품군 가운데 처음으로 공식 판매를 시작하는 엑스블 숄더는 현대차·기아 로보틱스랩의 자체 기술로 개발한 산업용 착용 로봇이다. 산업 현장에서 팔을 위로 올려 작업하는 ‘윗보기 작업’에 활용하면 사용자의 상완(어깨, 팔꿈치) 근력을 보조해 근골격계 부담을 크게 줄여준다. 

현대차·기아는 이 로봇이 자동차 산업뿐만 아니라 건설·조선·항공·농업 등 다양한 산업에서 활용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회사는 국내에 로봇을 출시한 후 해외 지역까지 판매 영역을 점차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현대차·기아는 이번에 선보이는 엑스블 숄더에 이어 무거운 짐을 들 때 허리를 보조해주는 산업용 착용 로봇 ‘엑스블 웨이스트’, 보행 약자의 재활을 위한 의료용 착용 로봇 ‘엑스블 멕스’ 개발에도 박차를 가한다. 

현동진 현대차·기아 로보틱스랩장 상무는 “엑스블 숄더는 현장 근로자들의 피드백과 로보틱스랩의 기술을 융합해 개발한 착용 로봇”이라며 “더 많은 사람들이 착용 로봇의 가치를 누릴 수 있도록 제품군 개발과 보급에 모든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며 인류에 보다 나은 삶을 제공하기 위한 기술 진보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현대차 고양하이테크센터에서 작업자가 ‘엑스블 숄더’를 착용하고 차량 하부를 정비하고 있다. ⓒ현대차·기아
▲현대차 고양하이테크센터에서 작업자가 ‘엑스블 숄더’를 착용하고 차량 하부를 정비하고 있다. ⓒ현대차·기아

◆엑스블 숄더, 전력 필요없는 ‘근력 보상 모듈’ 적용…어깨 관절 부하 최대 60% 경감 

현대차·기아 로보틱스랩은 산업 건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작업자들의 근골격계 부담을 낮추고 근로자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엑스블 숄더를 개발했다. 

로보틱스랩은 2018년 산업용 착용 로봇 연구에 착수했다. 2022년부터는 시제품을 활용해 현대차·기아 국내외 생산 공장에 시범 적용하며 성능을 지속 향상시켜왔다. 이 과정에서 300여명에 달하는 현장 작업자들로부터 다양한 요구사항을 청취해왔다. 

엑스블 숄더의 가장 큰 특징은 무동력 토크 생성 구조로 설계돼 가벼울 뿐만 아니라 별도로 충전할 필요가 없어 유지와 관리가 편리하다는 점이다. 

전동 시스템을 대신해 ‘근력 보상 모듈’을 적용하고 보조력을 생성하는 것이 기술의 핵심이다. 이 모듈은 크랭크 축과 인장 스프링, 그 사이를 연결하는 멀티링크로 구성된다. 

근력 보상 모듈이 작동하면 모듈 내부의 인장 스프링에서 방출된 탄성에너지가 멀티링크를 거쳐 크랭크 축에 ‘회전력(토크)’ 형태로 전달된다. 이렇게 생성된 회전력은 사용자의 상완 근력을 보조하는 역할을 한다. 

이러한 메커니즘을 통해 엑스블 숄더 사용자는 어깨 관절 부하와 전·측방 삼각근 활성도를 최대 60%와 30%를 각각 경감할 수 있다고 로보틱스랩은 강조했다. 

특히 멀티링크 구조 덕분에 각 링크의 길이와 결합 위치를 조정할 수 있어 작업 환경별 최적의 보조력을 생성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현대차·기아는 해당 멀티링크 기술에 대한 특허를 다수 보유하고 있다. 

엑스블 숄더는 사용자의 안전과 사용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제작됐다. 고성능 차량에 쓰이는 ‘탄소 복합 소재’와 ‘내마모성 소재’가 적용돼 알루미늄 소재 대비 3.3배의 강성을 확보하면서도 중량은 40% 경감했다. 

또한 팔 받침 등 사용자 몸에 직접 닿는 부분은 차량의 크래시 패드에 쓰이는 ‘내충격성 소재’를 활용해 산업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돌발 충격에도 인체 손상을 최소화하도록 설계됐다. 

제품 총 무게는 1.9㎏(본체 1.4㎏, 착용부 조끼 0.5㎏)이며 착용자의 신체 조건에 따라 사이즈를 선택할 수 있다. 본체의 길이도 406㎜부터 446㎜까지 직접 조정할 수 있다. 

제품을 착용하더라도 다른 동작을 하는데 불편함이 없다는 점도 장점이다. 어깨 관절을 굽히고 펴는 각도를 0~180도까지 구현해 제품을 착용한 상태에서도 양팔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으며 팔을 내리거나 앉아서 휴식을 취할 때도 착용자의 움직임을 방해하지 않는다. 

윤주영 현대차·기아 로보틱스랩 관절로보틱스팀 팀장은 “엑스블 숄더의 성능과 품질을 지속 향상시키고 더 나아가 사용자를 편리하게 해주는 다양한 착용 로봇 제품 개발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웨어러블 로봇 테크데이’에서 상완 근력을 보조하는 ‘엑스블 숄더’ 로봇을 착용한 로보틱스랩 연구원이 팔을 올려 모형 차량 하부의 부품을 체결하고 있다. ⓒ현대차·기아
▲‘웨어러블 로봇 테크데이’에서 상완 근력을 보조하는 ‘엑스블 숄더’ 로봇을 착용한 로보틱스랩 연구원이 팔을 올려 모형 차량 하부의 부품을 체결하고 있다. ⓒ현대차·기아

◆28일부터 상담·판매 개시…내년 국내 판매, 2026년 글로벌 판매 계획

이날 현대차·기아 로보틱스랩은 엑스블 숄더의 사업화 계획도 함께 발표했다.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웨어러블 로봇 시장 규모는 2024년 24억달러(3조3,410억원) 수준에서 2033년 136억달러(18조9,393억원)로 5배 이상 성장할 전망이다. 제조업 이외에도 의료 및 건강관리, 방위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웨어러블 로봇에 대한 수요가 지속 증가하는 추세다. 

이러한 흐름에 맞춰 현대차·기아는 웨어러블 로봇 시장에 진출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할 방침이다. 그 첫걸음으로 회사는 현대차·기아 생산 부문에 엑스블 숄더를 우선 공급할 계획이다. 

이어 2025년부터 현대차그룹 27개 계열사는 물론 건설·조선·항공·농업 등 다양한 분야의 타기업까지 판매처를 확대한다. 2026년에는 국내 판매 경험을 바탕으로 유럽과 북미 등 해외 시장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구매 희망 기업은 28일부터 현대차·기아 로보틱스랩 홈페이지를 통해 문의 및 상담이 가능하다. 현대차·기아는 내년 상반기 중 순차적으로 제품을 출고할 계획이다. 

김영훈 현대차·기아 로보틱스랩 로보틱스사업1팀 팀장은 “앞으로 산업용 웨어러블 로봇 제품군을 보다 확대하고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시킨 다양한 산업 안전 솔루션을 선보여 웨어러블 로봇 시장을 선도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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