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뉴스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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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은행 등

“부실채권 상·매각만큼 신규 부실”

[SRT(에스알 타임스) 전근홍 기자] 5대 은행의 부실채권 액수가 올해 3분기까지 5조6,000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규로 대출을 내주고 3개월 이상 연체된 액수를 의미하는데, 이미 회수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해 손실을 떠안거나 외부에 매각한 부실채권액이 5조원에 달해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고금리와 경기침체가 장기화하면서 부실화된 채권을 털어냈음에도 빠른 속도로 신규 채권에서 연체가 늘고 있는 것이기에 고도화된 리스크 관리 필요성을 주문하는 것이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누적기준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고정이하여신은 5조5,82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6%(1조2,764억원) 늘었다.

은행별로는 같은 기간 농협은행이 1조4,840억원으로, 국민은행은 1조4,789억원으로 각각 48.4%와 49.6% 증가하며 고정이하여신이 많은 편이었다. 신한은행 역시 9,605억원으로, 하나은행은 9,402억원으로 각각 10.4%와 22.2%씩 관련 액수가 늘었다. 우리은행의 고정이하여신도 7,186억원으로 6.1% 증가했다.

고정이하여신은 대출금 중 연체 기간이 3개월 이상인 부실채권을 말한다. 고정이하여신의 비율이 높을수록 건전성 지표가 악화되는 것을 의미한다. 금융사는 보유자산의 건전성을 ▲정상 ▲요주의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 5단계로 분류하는데 고정 이하의 3개 단계가 고정이하 여신에 포함된다.

◆ 기존 부실채권 정리에도 새 부실 급증

이미 조사대상 은행들의 경우 올해 3분기까지 4조8,603억원의 부실채권을 상·매각했다. 이는 1년 전보다 47.3%(1조5,606억원) 늘어난 액수다. 상각은 손해를 감수하고 장부에서 지웠다는 의미다. 매각은 부실채권을 자산유동화 전문회사에 팔아넘긴 것을 말한다.

은행별 상·매각 규모를 보면 농협은행의 부실채권 상·매각 규모가 1조748억원으로 같은 기간 46.7% 늘며 최대를 기록했다. 이어 하나은행의 해당 금액이 1조488억원으로 33.7% 증가해 뒤를 이었다. 이외에 우리은행이 9,784억원으로, 국민은행은 9,268억원으로 각각 51.4%와 79.0%씩 부실채권 상·매각액이 늘었다. 신한은행의 부실채권 상·매각도 8,315억원으로 34.4% 증가했다.

문제는 향후다. 코로나19 시기부터 저금리에 대출을 받고 금리가 오르는 상황에서 연체를 한 채권이 현 시점에서 부실화가 진행돼 수면위로 떠오른 것인데, 경기침체에 따른 취약차주에 대한 지원책 없이는 은행들의 건전성이 악화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현 시점에서 보면 (은행들이) 가계대출 규제로 기업대출(중소기업 포함)을 많이 늘렸다”며 “올해 반기 기준으로 대기업과 중소기업 모두 수익성이 저하됐고, 이자지급능력을 나타내는 이자보상배율도 1년 전보다 하락했다는 점에서 (은행들이) 산업별 리스크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내수 부진과 글로벌 불확실성이 겹치면서 제조업과 비제조업 체감 경기가 나란히 악화하고 있는 점 등을 감안하면 상대적 취약차주에 대한 현실성 있는 지원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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