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하이닉스, 한화정밀기계·ASMPT TC 본더 장비 테스트 중
공급망 다변화 전략 따라 독점적 지위 흔들릴 가능성 커져
[SRT(에스알 타임스) 윤서연 기자] 한미반도체가 3분기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했음에도 SK하이닉스의 장비 공급처 다변화 움직임으로 독점적 지위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주가 하락세도 이어지고 있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한미반도체는 3분기 매출 2,085억원, 영업이익 99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68%, 3,321% 급증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한 것이다. 이번 호실적에는 인공지능(AI) 반도체와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에 필수적인 TC 본더 장비 수요 증가가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HBM은 메모리 칩을 수직으로 쌓아올리는 3D 적층 구조로, 고성능 컴퓨팅 작업에 필수적인 기술이다. AI, 데이터 센터, 자율주행차 등 고성능 컴퓨팅의 성장이 HBM의 수요를 끌어올리면서 이에 필수적인 TC 본더 장비에 대한 수요도 크게 늘어났다. 한미반도체는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에 해당 장비를 공급 중이다.
그러나 최근 SK하이닉스가 장비 공급망을 다변화하려는 전략을 추진하면서 한미반도체의 독점적 지위가 위협받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공급망 리스크 관리와 원가 절감을 목표로 한화정밀기계와 싱가포르의 ASMPT와 협력을 추진 중이다. ASMPT는 SK하이닉스 요구에 따라 신규 TC 본더 장비를 개발하기로 합의했으며, 최근 한화정밀기계는 SK하이닉스에 TC 본더 테스트용 장비를 이미 납품했고, 테스트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곽민정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멀티 벤더 전략이 한미반도체의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목표 주가를 30만원에서 17만원으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 리포트 발표 후 한미반도체의 주가는 10.4% 급락했다.
주가 폭락 후 곽 연구원은 두 번째 리포트를 통해 한미반도체의 글로벌 기술 경쟁력과 마이크론의 HBM 캐파 증설로 인한 매출 증가 가능성을 고려해 목표 주가를 재상향할 계획이라고 해명에 나섰다. 그러나 주가는 21일 2시 30분 기준 10만2,000원대를 기록하며 연이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한미반도체는 이러한 위기 속에서도 HBM 장비 사업을 지속 확장하겠다는 방침이다. 내년 말 완공을 목표로 TC 본더 신규 공장 증설을 추진 중이며, 전담 애프터서비스(AS) 강화와 글로벌 시장 진출 확대를 통해 고객사와의 관계를 공고히 하려는 전략이다. 특히 인천 본사와 한미차이나, 한미타이완 등지에서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의 AS팀을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또한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AI 전용 칩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미반도체는 현지 법인을 설립해 미국 시장에서의 입지를 넓히고 현지 고객 밀착 서비스를 강화할 예정이다.
아울러 차세대 반도체 제조 장비 개발을 통해 안정적인 성장 기반을 마련 중이다. 6세대 HBM4 생산용 마일드 하이브리드 본더를 개발하고 있으며 2026년 2분기까지 기술적 우위를 확보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곽 연구원은 "잠재적 경쟁사(한화정밀기계·ASMPT)와 한미반도체의 TCB 기술력 격차는 매우 큰 상황"이라며 "앞으로 한미반도체는 HBM4E, HBM4X에 적용되는 마일드 하이브리드 본더에 대해 독점적 공급을 지속할 것이고 오는 2026년 2분기 하이브리드 본더까지 기술적 우위를 확보할 전망"이라고 평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어떤 기업이든 한 거래처에만 의존하게 되면 리스크가 뒤따르기 때문에 멀티 벤더 전략을 취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라며 “SK하이닉스가 현재 몇몇 업체와 테스트를 진행 중인 것은 사실이나 해당 테스트 종료 후 연내 투입될 지 그 시점은 불투명한 상황이기 때문에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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