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T노조, 광화문 본사서 조합간부 300명 모여 투쟁 나서
"현 인력 재배치, 노조 근간 흔드는 와해 시도"
[SRT(에스알 타임스) 문재호 기자] KT가 이사회에서 전체 임직원 가운데 30%를 재배치한다고 의결함에 따라 이에 반발하는 KT노동조합이 대대적인 투쟁에 나섰다.
일방적인 조직개편에 반대하는 KT 최대 노조인 KT노조는 16일 오후 4시 KT 광화문 본사 앞에서 조합간부 300명이 모여 총력투쟁 결의대회를 열었다.
앞서 KT는 지난 15일 이사회를 열고 통신 네트워크 운용과 관리를 맡을 자회사 설립을 결정하고 본사 소속 네트워크 부문 현장 인력 5,700명을 자회사로 재배치하거나 희망신청을 받기로 했다.
KT의 대규모 인력 재배치는 김영섭 KT 대표의 '인공지능과 정보통신기술(AICT)' 도약 전략에 기인해 이뤄졌다. AICT 기업 전환을 위해서는 거대언어모델(LLM) 등 첨단 기술에 막대한 투자금을 쏟아 부어야 하는 만큼 업무·경영 효율화를 통해 점진적으로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KT노조는 사측의 결정이 노조와 전혀 협의 되지 않았고 근로자의 선택권을 박탈하는 결정이라고 보고 있다. 이에 노조 중앙본부는 지난 14일부터 철야 농성을 진행 중이며 전국 8개 지방 본부도 15일부터 철야 농성에 동참한 것으로 전해진다.
김배정 KT노조 조직기획국장은 "(사측이) 수십 년 동안 한솥밥을 먹었던 동료들들을 대상으로 하루 아침에 사무실을 떠나라고 문 밖으로 내밀고 있다. 이는 폭력이고 기만"이라며 "절반 이상 해당되는 조직을 전출이나 퇴직 조건을 만들어서 노조의 근간을 훼손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노조를 와해시키려는 시도라고 밖에 규정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KT새노조 또한 전날 국회 소통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사회 결정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이날 오후 3시 KT 광화문 본사 앞에서 공공운수노조 방송통신협의회, KT민주동지회와 함께 구조조정 반대 집회를 열었다.
김미영 KT새노조 위원장은 "이번 인력 재배치는 KT 경영의 위기를 초래하게 될 것"이라며 "김영섭 대표는 지금이라도 이를 멈춰야 한다"고 말했다.
KT가 2002년 민영화된 이래 5,000명이 넘는 큰 규모의 인력 재배치는 2009년 이석채 회장과 2014년 황창규 회장의 뒤를 이어 네 번째다.
2003년 KT는 이용경 대표 시절 5,500명에 달하는 인원에 대해 희망 퇴직을 실시한 바 있다. 지난 2009년 이석채 회장은 인건비 절감을 위해 6,000여명 규모의 희망퇴직을 단행했으며 황창규 회장은 2014년 창사 이래 최초로 영업적자를 기록한 회사의 경영난을 타개하기 위해 8,000여명의 명예퇴직을 시행했다.
KT 관계자는 "이번 자회사 설립은 AICT 회사로의 전환을 위한 인력 혁신 추진이 목적으로 인위적이고 강압적인 인력 감축이 아니라 효율화가 필요한 일부 직무 및 인력 재배치를 추진하는 것"이라며 "향후 인력 구조 혁신 방안에 대해 내부 구성원들과 소통하는 한편, 노조와 협의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 KT 이사회, 자회사 설립 의결... 노조 "전출 불이익 해당" 반발
- KT, 네트워크 운용 자회사 설립…최대 5700명 인력 조정
- KT, MS와 협력 통해 AI·클라우드 경쟁력 강화 방안 제시
- [2024 국감] 김영섭 KT 대표, 그리드 프로그램 접속 불능 의혹에 재발방지 약속
- [2024 국감] KT, 르완다 합작법인 4G 독점권 취소
- KT, 제주 5G 망에 오픈랜 시스템 구축
- KT노사, 희망퇴직 최종 합의…전출 조건 상향
- KT 실시간 통화 보이스피싱 탐지, 과기부 ICT 규제샌드박스 실증특례 승인
- KT노조 "자회사 전출 강요와 압박 중단하라"
- 김영섭 KT 대표, 전출 압박 논란 사과... "부족 인원 신규 채용할 것"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