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S부문 재편…LED 사업 철수 후 전력반도체 주력
17일 본교섭 재개…고용 안정성 및 재배치 논의 예상
[SRT(에스알 타임스) 윤서연 기자] 3분기 부진한 실적에 이례적으로 사과문까지 발표한 삼성전자가 DS부문 내 LED 사업 팀을 정리하는 등 사업재편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17일 임금·단체협약(임단협) 본교섭을 앞둔 가운데 사업 철수로 인한 고용 안정성과 재배치 문제가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DS 부문은 최근 LED 사업팀을 정리하고 관련 인력을 전력반도체(CSS), 마이크로LED, 메모리 등에 재배치하기로 했다. 반도체 시장 불황 속 DS부문장 전영현 부회장의 사업 개편 결정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8일 전 부회장은 DS 부문 부진으로 3분기 시장 기대치를 하회하는 성적을 기록하자 사과문을 발표했다. 전 부회장은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과로 근원적인 기술경쟁력과 회사의 앞날에 대해서까지 걱정을 끼쳤다”며 “조직문화와 일하는 방법도 다시 들여다 보고 고칠 것은 바로 고치겠다”며 사업 개편 가능성을 암시했다.
LED 사업 철수는 수익성이 안나는 사업을 대거 정리하고 주력 사업에 집중하겠다는 전 부회장의 의지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2년 삼성LED를 흡수합병하면서 조명 사업에 진출했다. 삼성LED는 2009년 삼성전기와 50%씩 투자해 세운 회사다. 그러나 매출 정체와 수익성 악화로 3년만에 삼성전자가 가져갔지만 저가제품 경쟁심화 탓에 수익성 확보에 지속적인 어려움을 겪어왔다.
삼성전자는 LED 사업을 접는 대신 전력반도체를 주력으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전력반도체 태스크포스(TF)를 신설하고 LED 사업팀을 전력반도체 사업팀으로 전환한 바 있다.
전력반도체는 전자 기기에서 전력 변환과 전류 분배, 제어 등 역할을 하는 시스템 반도체다. 기존 실리콘 기반 반도체보다 고온·고전압을 견디는 특성에 전기차나 가전 전력변환 장치 등에 적합해 주목받고 있다. 전기차 캐즘에도 불구하고 전력반도체 수요는 앞으로도 급증할 전망에 따라 미래 먹거리 분야로 꼽히고 있다.
이밖에도 시스템LSI 사업부와 메모리 사업부 등 조직 개편에 돌입할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며칠 뒤 열릴 임단협 교섭에서도 고용 안정성 등이 주요 쟁점으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은 지난 10일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통해 “오는 17일 삼성전자 내 5개 노조 대표와 사측 교섭위원 간 상견례를 진행하고 교섭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전삼노는 “15일 실무 교섭을 제안한 상태이며 안건은 아직 정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전삼노는 2023∼24년 임단협에 더해 2025년 임단협까지 3년치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지난 7월 반도체 불황 및 성과급에 대한 불만 등으로 창사 이해 첫 총파업을 겪은 삼성전자와 노조 측이 이번 협상에서는 원만하게 합의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LED 사업 철수 건은 DS 부문 사업 재편 차원으로 이뤄진 것”이라며 “인력은 다른 부서로 재배치될 예정으로 자세한 사항은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LED 협력사들은 기본적으로 반도체 협력사이기도 하기 때문에 사업 일부분을 정리한다고 협력사와의 관계를 철회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