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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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RT(에스알 타임스) 박은영 기자]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 거래가 늘어나는 등  부동산 시장이 활기를 띠며 건설업 전망 개선 기대감이 있었다. 하지만 건설업 관련 지표는 일제히 부정적인 수치를 나타내며 악화된 업황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연내 이어진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유동성 위기와 부동산 경기 침체, 자재가격과 인건비 상승 등 여파로 부도업체가 늘어난데다 앞으로 건설사 수익이 되는 수주와 착공 실적이 떨어졌다. 건설사의 재무악화 요인이 되는 준공후 미분양 물량도 줄지 않고 있다.

20일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8월까지 부도 처리된 건설사는 총 22곳으로 종합건설사 7곳, 전문건설사 15곳이 부도 처리됐다. 이는 지난 2023년 한 해 동안 부도한 업체수(21곳)을 넘었고 2020년 24곳 기록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지방지역과 중소 사업장을 중심으로 유동성이 악화되고 인기 입지와 비인기 입지 단지 사이 청약 성적 편차가 크게 나타나면서 건설사의 수주도 크게 줄어들었다. 이렇다 보니 지방은 여전히 미분양 물량이 소진되지 않으며 분양 시장 침체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대한건설협회 집계에 따르면 지난 7월 국내 주택(국내 주거용 건축) 수주금액은 총 3조6,47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2.9% 줄었다. 본격적인 부동산 하락장이 나타나기 전인 2022년(9조7,098억원)과 비교할 경우 62.4%가 급감했다.

국내 건설사 사업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주택건설 인허가 실적도 줄었다. 지난 7월까지 집계된 주택 인허가는 2만1.817호로 전월 대비 8.7%가 줄었고 1월부터 7월까지 누계로는 17만1,677호로 전년도 7월(1만9,707호) 보다 22.8% 감소했다. 지난 10개년을 평균으로 보면 7월 평균 인허가 추이가 4만호에 가까웠던 것에 비하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부족한 물량을 보이고 있다.

미분양 물량은 감소하고 있으나 준공후 미분양은 해소되지 못하는 분위기다. 7월 전국 미분양 물량은 총 7만1,822호로 집계돼 전월(7만4,037호) 대비 3.0%(2,215호) 감소했지만 같은 기간 준공후 미분양은 1만6,038호로 전월(1만4,856호) 보다 8%(1,182호)가 늘었다.

자재가격 취업자 수가 줄고 자재값이 내리지 않는 것 또한 여전하다. 통계청이 이달 11일 발표한 8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건설업 취업자수는 지난해 8월 210만명이었던 데 비해 올해 같은 달엔 8만4,000명(3.9%) 줄어든 201만명을 기록했다.

건설사업자의 체감경기를 나타내는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의 경기실사지수(CBSI) 역시 지난달 69.2를 기록하며 전월 보다 3%포인트 하락했다. CBSI는 100을 기준으로 이를 밑돌 경우 현재 건설경기를 비관적으로 보는 기업이 낙관적으로 보는 기업 보다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렇다 보니 업계에서는 주택시장 회복 조짐에도 건설업 반등에 한동안 시간이 필요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김영덕 건설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주택 현장수가 줄어든데 더해 일부 지역 현장의 경우 사업이 지연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건설경기가 좋지 않은데 공사비가 높다보니 사업을 이연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건설사 관계자도 “최근 주택시장이 차츰 개선되고 있다는 전망은 나오고 있으나 업계에 실질적인 개선세가 반영되는 데에 시간이 필요하다”며 “당장 착공을 하거나 신규 사업지를 늘리기엔 자재가격 안정세가 더디고 원가율 등 사업성이 개선됐다고 보긴 이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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