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근 부영그룹 회장. ⓒ부영그룹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 ⓒ부영그룹

[SRT(에스알 타임스) 박은영 기자]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이 경영 복귀 1년을 앞두고 있다. 이 회장은 지난해 8월 15일 광복절에 특별사면되면서 같은달 30일 취임식을 갖고 경영일선에 복귀했다.

이 회장은 경영복귀 후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한 지원에 앞장섰다. 부영그룹 직원에 출산 자녀 1인당 1억원의 복지를 지원하며 사회적으로 저출산 문제 인식을 넓혔다. 해외에서는 캄보디아에 주거지원사업을 나서며 캄보디아 훈 마넷 총리로부터 고문 위촉장을 받는 등 영향력을 키웠다.

다만 건설경기와 부동산 경기 침체기를 겪었던 만큼 부영그룹 주요 계열사인 부영주택을 통한 본업 임대주택 공급에는 속도를 조절하며 신규 사업 전개 시기를 살피고 있는 모습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1941년생이다. 전라남도 순천 출신으로 상지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건국대학교 정치외교학과에 입학 후 중퇴했다. 고려대학교 정책대학원 행정학 박사 학위 취득 후 1976년 우진건설산업을 설립해 상장했으나 부도로 폐업했다. 이후 1983년에는 삼진엔지니어링을 세워 임대주택 사업을 전개했다. 삼진엔지니어링은 부영의 전신으로 1993년 사명을 부영으로 바꿨다.

◆자녀 1인당 1억원 지원…저출산 문제 해결 실천

이 회장은 올해 2월 출산 직원을 대상으로 출산지원금 1억원을 지급하는 파격적인 복지혜택을 제공하겠다고 발표했다.

당시 이 회장은 "현재의 저출산 문제가 지속된다면 20년 후 경제생산인구수 감소와 국가안전보장과 질서 유지를 위한 국방 인력 부족 등 국가 존립의 위기를 겪게 될 것"이라며 "저출산의 배경에는 자녀 양육에 대한 경제적 부담 그리고 일과 가정생활 양립에 어려움이 가장 크다"고 말했다.

출산지원금 대상은 2021년 이후 출산한 직원으로, 자녀 1인당 1억원씩 지원 받았다. 이에 따라 2024년 1월까지 출산한 임직원 66명(자녀 70명)을 대상으로 1인당 1억원(다둥이 2억원, 연년생 2억원)씩 총 70억원 규모 출산장려금이 지원됐다.

이 회장의 출산지원금이 발표된 뒤 파급효과가 있었다. 정부가 출산지원금에 대한 세금혜택을 부여하면서 부영그룹 입사 지원자 수가 대폭 증가했다. 해당 제도로 부영그룹은 지난달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출산지원금 복지가 발표된 한달 뒤 정부가 기업이 직원에 지급하는 출산지원금에 2년 내 최대 2차례 세금을 부과하지 않기로 했다. 부영그룹이 직원에게 자녀당 1억원의 출산지원금을 지급할 경우 지원금을 받은 직원도 2,500만원을 세금으로 납부해야하는 상황에 놓이면서 세제혜택 논의가 급물살을 탄 것이다.

이에 올해 6월 부영그룹이 진행한 경력·신입 공개채용에선 지원자 수가 직전 공개채용 당시인 2017년 대비 5배 이상 증가하기도 했다. 특히 경력사원 모집에서도 결혼·출산 가능성이 높은 2030세대 지원자 폭이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11일에는 보건복지부 주관 제13회 인구의날 기념행사에서 부영그룹은 저출산 해결 노력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아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으로부터 대통령 표창을 받기도 했다.

이와 관련 국민권익위원회가 정책 소통 플랫폼 ‘국민생각함’을 통해 부영그룹 출산지원금 지급 사례와 같이 정부도 출산지원금 1억원을 지원해준다면 출산 동기부여가 되는지 묻는 설문조사에서 1만3,640명 중 8,536명(62.6%)가 ‘동기부여가 된다’고 답하기도 했다.

부영그룹은 저출산 해결을 비롯해 ‘부영 사랑으로 어린이집’ 전국 66개원을 운영하고 있다. 저출산 여파로 원아수가 급감해 폐업하는 어린이집이 늘고 있지만 입주민들의 보육부담을 덜고 일·가정 양립을 돕기 위해 부영 아파트 단지 내 관리동에 임대료 없는 어린이집을 운영·지원한다. 이를 통해 ▲부모교육 보육컨설팅 ▲보육행사 지원 ▲우수 유기농 식자재 업체 및 교재·교구 제휴 ▲다자녀(둘째부터) 입학금 등이 무상지원하고 있다.

◆해외서 주거환경 개선…버스 기증도 

이중근 회장은 해외에서도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이 회장은 캄보디아와 라오스의 주요 도시 대중교통 개선을 위해 지난해 2월 캄보디아에 버스 1,200대를 기부한데 이어 같은 해 12월 라오스에도 버스 600대를 기증했다. 캄보디아와 라오스 버스 기부는 이 회장의 의지가 컸다.

이 회장은 버스 기증 배경에 대해 “출장 중에 혹서의 날씨에도 보호조치 하나 없이 오토바이로 아이들을 태우고 다니는 어머니의 모습을 봤다. 뒤에서 엄마 허리를 잡고 졸고 있는 아이가 혹여나 손을 놓치게 되면 생명을 잃는 위험천만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아이들이 위험한 상황에 놓이거나 다치지 않고 탈 수 있는 안전한 대중교통의 필요성을 느꼈다”고 말했다.

또 부영그룹은 지난해 캄보디아의 수도 프놈펜에 1만5,000가구 규모의 아파트인 ‘부영타운’ 조성에 나섰다. 1차로 아파트 1,474가구와 상가의 주상복합단지를 완공해 분양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1만5,000가구 추가 건설도 계획하고 있다.

부영타운 내에는 ‘우정(宇庭) 캄보디아 학교’를 건립해 주거 단지 내에 어린이집을 포함한 유치원부터 초·중·고등학교와 간호대학 및 노인정을 조성해 주거환경 개선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올해 5월에는 캄보디아 훈 마넷 총리가 이 회장을 고문으로 위촉했다. 이 회장은 훈 마넷 총리의 고문으로서 캄보디아의 경제 개발을 비롯해 다양한 정책 의사 결정에 도움을 줄 예정이다.

◆업황 악화에 임대주택업 속도 조절…“하반기 사업 전개 검토”

다만 부영그룹 핵심 계열사로 임대사업과 분양사업을 전개하는 부영주택 실적은 꾸준히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이 회장이 경영에 복귀하면서 빠른 의사결정으로 부영주택을 통한 신규 임대주택 공급과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가 나왔으나 신규 단지 공급과 실적 증가는 요원한 모습이다.  

16일 현재 부영주택 사랑으로 부영 홈페이지 공급예정단지 목록엔 국내 단지는 예정이 없는 상태다. 해외에서는 '캄보디아 보레이 부영 센속 민간임대' 단지를 공급할 예정이다. 

이날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부영주택 매출은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감소세를 보였다. 지난해 매출은 2020년 매출의 19% 수준이다. 2020년 매출은 2조4,559억원이었으나 2021년 1조6,744억원, 2022년 5,564억원으로 줄었다. 지난해는 4,67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도 같은 기간 꾸준히 줄었다. 영업이익은 2020년 2,280억원이었으나 2021년 487억원을 기록했다. 2022년 1,615억원 적자, 2023년 2,461억원 적자를 기록하며 손실이 커지고 있다.  

기업 자본 중 부채가 차지하는 비율인 부채비율도 지난 2022년 말 기준 437% 기록 대비 2023년 말 기준 505%를 기록하며 그 폭을 키웠다. 기업 부채비율은 통상 200%를 넘기면 재무 건전성을 위한 부채관리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매우 높은 수준이다. 

이와 관련 부영주택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 캄보디아에서 1건의 신규 공급이 예정돼 있고 국내 신규 분양 사업은 건설 경기 등 외부 상황에 따라 검토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이어 "임대 보증금의 경우 세대 계약이 종료되면 돌려줘야하는 금액이기에 모든 금액이 부채로 분류된다"며 "임대주택업의 경우 보증금으로 인해 부채비율이 높게 인식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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