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대웅제약 사옥(왼쪽)과 서울 송파구 한미약품 사옥. ⓒ각 사
▲서울 강남구 대웅제약 사옥(왼쪽)과 서울 송파구 한미약품 사옥. ⓒ각 사

대웅바이오 유전자 재조합 ‘전문화’...한미 ‘절치부심’ 중

고객사 수주 차별화 없을 경우 ‘도태’ 지적도

[SRT(에스알 타임스) 방석현 기자]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CDMO는 의약품 위탁생산(CMO)과 달리 의약품 개발의 전 과정을 협업하는 것으로 생산 전주기 서비스를 지향한다. 대형 제약사 가운데 전문 CDMO 기업으로 도약을 준비 중인 대웅바이오와 한미약품의 경쟁도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대웅바이오는 바이오의약품 생산 능력을 확보하기 위해 우수 의약품 제조·관리 기준(cGMP) 수준의 바이오 공장을 구축하고 미생물 기반 바이오의약품 CMO 사업 확대에 나서고 있다. 기존 원료의약품(API) 전문 제조에서 바이오의약품 생산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하는 한편 글로벌 시장 진출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3월 바이오공장을 착공해 8월 준공을 앞두고 있다. 이 공장은 2027년 식품의약품안전처(MFDS)의 대단위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GMP) 승인과 2028년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목표로 하고 있다. 대웅바이오는 공장 설립과 함께 현재 대웅제약 및 관계사가 생산하고 있는 바이오의약품을 이전하는 등 신성장 동력으로 삼을 계획이다.

대웅바이오는 바이오의약품 제제 중 미생물 기반의 유전자 재조합의약품 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고 해당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제조컨트롤시스템(MCS)을 도입해 제조 공정의 효율성과 정확성을 극대화했으며 액상 바이알, 동결건조, 카트리지, 스프레이 외용액 등 여러 가지 제형에 따라 독립적인 완제 생산라인을 구축했다. 다양한 고객사의 CMO 요구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한편 CDMO를 위한 해외 고객사 수주는 통상 수출액으로 잡힌다. 대웅제약의 2023년 매출 1조2,219억원 가운데 수출액은 1,524억원으로 대부분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에서 발생했다. 

대웅바이오 관계자는 “미생물 기반 유전자 재조합의약품 생산 역량을 강화하고 미래 성장 동력 확보하기 위해 원가 및 품질 경쟁력을 갖춘 cGMP 수준의 바이오 공장 설립을 추진 중”이라며 “해당 공장은 생산 구역 내 교차오염을 원천적으로 방지할 수 있도록 단방향 흐름을 적용해 설계됐으며, 원료 입고부터 출하까지 자동화 시스템을 적용해 원가 경쟁력을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한미약품은 평택 2공장 바이오 플랜트를 통해 CDMO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2018년 완공된 평택 2공장은 연면적 2만8,211㎡, 지하 1층·지상 6층 규모로 2015년 사노피에 기술을 이전한 당뇨병 신약후보 물질 상용화에 따른 생산 기지 역할을 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사노피가 후보물질을 반환하면서 무용지물이 됐다. 지난해까지 평택 2공장은 완공 이후 5년 동안 생산 실적을 기록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진다. 

한미약품의 지난해 매출액 1조4,908억원 가운데 수출액은 2,026억원으로 원료의약품 수출이 대부분이다. 글로벌 사업은 임주현 사장과 삼성전자 출신의 신해곤 상무가 맡고 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평택 2공장은 동탄 연구소와 별도로 공정 기술만 연구·개발하는 바이오 공정연구센터도 마련돼 있어 원액뿐 아니라 완제품 생산에서도 '사전충전형 주사'(프리필드시린지)에 맞는 완제품 충진 시설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CDMO 사업에 대한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대웅제약, 한미약품 모두 국내에서 손꼽히는 대형 제약사이지만 CDMO 사업이 캐시카우가 되기 위한 차별화 전략이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CDMO 사업의 압도적인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있는 상황에서 차별화 전략이 없는 회사는 도태될 수 있을 것”이라며 “CDMO 사업은 설비 구축을 위한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데다 고객사 유치에 사업 성패가 갈리는 구조인 만큼 경쟁사와의 차별화에 실패할 경우 대규모 손실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건재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G2 분쟁 심화로 미국이 모든 산업에서 중국 기업 배제 정책을 강화하고 있는 만큼 CDMO 비즈니스의 국내 경쟁력이 글로벌 수준으로 확장되는 지금이 바이오 소부장 분야가 성장하기 적합한 시기이며 관련 생태계의 탄생과 성장이 빠르게 나타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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