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바이오로직스 송도 공장 조감도. ⓒ롯데바이오로직스
▲롯데바이오로직스 송도 공장 조감도. ⓒ롯데바이오로직스

롯바, 시러큐스 바이오 공장 미국 바이오밸리 인접

삼바, 미국 2개 사무소 구비...해외 고객사 매출 대부분 

[SRT(에스알 타임스) 방석현 기자] 미국의 대(對) 중국 바이오 규제인 생물보안법의 연내 통과 가능성 높아지고 있다. 생물보안법은 중국과 연계된 기업이 제조한 제품 또는 서비스 이용을 금지해 미국 바이오산업의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자국 정보가 넘어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이에 따라 전 세계 제약·바이오업계의 신약 개발 지원 및 생산 공장 역할을 해 온 의약품 위탁 개발·생산(CDMO) 기업 우시바이오로직스, 우시앱텍을 비롯해 유전체 회사인 BGI(베이징 게놈 연구소) 등에 대한 타격이 예상된다. 이 때문에 중국 기업을 대체할 국내 업체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마이크 존슨 미국 하원의장은 지난 8일(현지시간) 미국 싱크탱크 허드슨연구소 콘퍼런스에서 “모든 방법을 총 동원해 중국의 위협에 대응하고 미국의 입지를 강화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생물보안법에 투표해 연말까지 의회에서 통과시키겠다”고 밝혔다. 

이에 미국 기업들은 이미 중국 바이오 기업을 본인들의 공급망에서 제외하기 위한 적극적인 움직임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진다. 다만 생물보안법은 미국 기업이 2032년까지 해당 기업과의 협력을 종료하고 신규 파트너를 찾는데 필요한 시간을 연장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정유경 신영증권 연구위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현재 생물보안법 적용 대상인 우시바이오로직스 등과 업무 관계를 맺고 있는 미국 회사들의 파이프라인(후보물질) 중 법의 영향권에 있는 품목은 120개 이상으로 추산된다”며 “실제 시중에 시판되는 상업화 제품 CDMO시장 보다 현재 임상 혹은 전임상 단계로 개발 중인 제품 CDMO 시장에서 교체 수요가 생길 것”이라고 진단했다. 

정 연구위원은 이어 “생물보안법이 시행될 경우 상업화 단계 제품을 대량 생산하는 대형 CDMO보다 그 이전 단계 제품의 공정을 맡은 CDMO가 수혜주로 떠오를 수 있을 것”이라며 “미국식품의약국(FDA)과 유럽 의약품청(EMA)의 제조품질관리(CMC) 기준을 모두 충족해야 우시 등의 기존 일감을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국내에선 롯데바이오로직스(이하 롯바)와 삼성바이오로직스(이하 삼바) 등이 수혜주로 꼽힌다.

2022년 출범한 CDMO 롯바의 2023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285억원, 265억원으로 대부분 롯바의 미국법인인 시러큐스바이오에서 발생했다. 시러큐스바이오는 FDA, EMA, 일본 의약품·의료기기 종합기구(PMDA) 및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MFDS)를 포함한 전 세계 보건 당국의 승인을 통한 규정 준수 추적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내년 항체·약물접합체(ADC) 라인을 증설해 고객사 확보를 위한 모멘텀으로 삼을 계획이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롯바 관계자는 “시러큐스바이오는 지정학적으로 미국 보스턴 바이오밸리에 인접해 있어 고객사 유치에 유리한 상황”이라며 “내년 초 ADC 라인을 증설해 고객사 확보를 위한 모멘텀으로 삼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삼바는 지난 2020년과 2021년 미국 캘리포니아주와 델라웨어주에 영업사무소를 설립해 글로벌 고객사를 유치해오고 있다. 지난해 매출 2조9,387억원 가운데 유럽과 미국 매출 비중이 각각 60%, 30%에 달할 정도로 해외 매출 비중이 높다. 12월말 완공 예정인 ADC라인과 함께 미국 사업 본격화를 위한 공장 인수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논의 중이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김정현 교보증권 연구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성장성과 수익성에 모든 장점을 갖춘 의약품 위탁 생산(CMO)에 집중하고 있다는 점이 프리미엄 요소로 경쟁사 대비 2배 이상의 높은 멀티플도 정당화할 수 있다고 판단된다”며 “생물보안법 통과 시 회사의 주요 모멘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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