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원직 대표·신유열 전무 등 전문성 결여 지적
경쟁사 삼바와 유사 행보...“차별화 전략 필요”
[SRT(에스알 타임스) 방석현 기자] 롯데바이오로직스(이하 롯바)가 출범 2년차를 맞았다. 하지만 새 고객사를 찾지 못해 수주 부진이 길어지고 있다. 앞서 진출한 삼성바이오로직스(이하 삼바)의 위탁개발생산(CDMO) 점유율이 굳건한 데다 행보마저 유사하다는 점에서 차별화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롯바는 2026년 준공을 목표로 3월부터 인천 송도에 CDMO 공장을 짓고 있다. 해당 공장은 2026년말 의약품 제조·품질관리 기준(GMP) 인증이 목표이며 2027년부터 가동될 예정이다.
롯바는 2022년 6월 출범 이후 같은해 12월 미국 뉴욕에 있는 BMS 시러큐스 공장을 인수하며 CDMO 사업에 진출했다.
롯바는 2023년 매출 2,285억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각각 265억원, 567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해당 매출은 롯바의 미국법인인 시러큐스바이오가 이전에 수주 받은 고객사의 추가 수주에 따른 것으로 롯바 출범 이후 신규 고객사 수주가 전무하다.
시러큐스바이오는 미국식품의약국(FDA), 유럽의약품청(EMA), 일본 의약품·의료기기 종합기구(PMDA) 및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MFDS)를 포함한 전 세계 보건 당국의 승인을 통한 규정 준수 추적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내년 항체·약물접합체(ADC) 라인을 증설해 고객사 확보를 위한 모멘텀으로 삼을 계획이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롯바는 ADC 사업강화를 위해 카나프테라퓨틱스와 피노바이오에 각각 12억원, 20억원을 투자해 회사의 지분 1.43%, 2.1%를 취득하고 협력에 나선 상태다. 양사 모두 ADC 플랫폼에 강점을 가진 회사로 베스트인 클래스(계열 내 최고) 표적항암제, 녹내장 치료제 등을 개발하고 있다.
롯바는 최근 송도 공장 건설과 시러큐스바이오의 수익 모델을 만들기 위한 대규모 인력을 충원했다. 사측에 따르면 출범 당시 직원이 10여명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말 기준 직원이 200여명으로 늘어났다. 기업공개(IPO) 목표는 2028년이지만 다수의 성장전략을 토대로 상장을 앞당길 예정이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하지만 롯바의 이같은 성장을 방해할 우려가 있는 허들이 있다.
먼저 회사 경영진의 전문성이 부재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아들 신유열 전무가 롯바 사내이사로 취임하며 이원직 대표, 김경은 글로벌BD부문장과 함께 고객사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CDMO 사업은 제조업의 생산자 개발방식(ODM)과 유사한 개념으로 고객사 확보가 중요하다. CDMO 사업은 위탁생산(CMO)의 가격경쟁력이라는 한계를 벗어나 어느 정도 연구개발(R&D) 능력이 있는 회사만 진행할 수 있는 고성장, 고수익성 사업이기 때문이다. 이원직 대표가 전 직장인 삼성바이오로직스에서 품질, 완제의약품 사업부장을 역임한 데 따라 신규 고객사 수주에 전문성이 없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새로 투입된 신 전무도 제약사업 경험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신유열 전무가 해외 사업에 강점을 갖고 있는 만큼 이원직 대표와 함께 하는 고객사 수주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성과가 없을 경우 지탄의 대상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CDMO 사업 경쟁이 치열해진 만큼 차별화 전략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로 보면 압도적인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롯바의 최대 경쟁사로 꼽힌다. 롯바 송도 공장은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송도 공장과 거리도 매우 가깝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롯바의 최근 입사자들이 셀트리온이나 삼성바이오로직스 출신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CDMO 사업은 설비 구축을 위한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데다 고객사 유치에 사업 성패가 갈리는 구조인 만큼 경쟁사와의 차별화에 실패할 경우 대규모 손실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롯데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자사는 자체적인 의약품 개발보다 고객사의 니즈에 맞는 바이오의약품 개발생산 진행 전략을 통해 클라이언트와 높은 신뢰를 구축하며 CDMO의 정체성을 구축해 나갈 계획”이라며 “이와 함께 시러큐스 공장을 항체의약품 생산부터 화학의약품의 접합까지 원스톱으로 제공할 수 있는 시설로 전환해 ADC전문 위탁 생산 서비스 센터로 거듭날 계획”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