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리츠금융 지분 출자 ‘제이큐’ 기한이익 상실
저축은행·메리츠금융 차입금 각각 209억원, 15억원…상환 불투명
[SRT(에스알 타임스) 유수환 기자] 메리츠증권을 비롯한 메리츠금융그룹 계열사들과 큐엠시네마가 출자한 부동산 기업이 부도 위기에 놓였다. 메리츠금융그룹 계열사들은 부동산 임대·분양 사업을 주로 하는 ‘제이큐’에 지분을 투자했고, 대출(장기차입금)도 지원했으나 해당 기업이 기한 이익 상실(EOD·Events of default) 사유가 발생하면서 파산 위기에 몰렸다.
제이큐의 최대주주인 큐엠시네마가 부동산을 담보를 통해 대출을 상환할 예정이지만 계속기업으로서 존속하긴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해당 기업의 단기차입금을 지원했던 여러 저축은행도 상환 여부가 불투명한 상태다.
2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메리츠금융그룹의 계열사인 메리츠증권, 메리츠화재, 메리츠캐피탈이 지분을 보유한 부동산 기업 제이큐가 단기차입금을 상환하지 못하면서 기한이익 상실 통지를 받았다. 제이큐는 2021년 설립된 회사로 메리츠증권 본사가 있는 Three IFC(서울시 영등포구 국제금융로 10)에 있다.
큐엠시네마는 감사보고서를 통해 “당사가 자금을 대여하고 연대보증을 제공하고 있는 특수관계자인 제이큐는 2024년 3월 8일자로 차입금융기관으로부터 기한이익 상실 통지를 받았다”고 밝혔다. 큐엠시네마는 제이큐에 273억원 규모의 연대보증을 맡았다.
제이큐에 단기차입금을 대출해 준 금융사는 ▲더케이저축은행(79억6,115만원) ▲NH저축은행(49억9,687만원) ▲모아저축은행(29억9,509만원) ▲융창저축은행(19억9,672만원) ▲한국투자저축은행(14억9,270만원) ▲디에이치저축은행(14억8,567만원)이다. 금융사들의 단기차입금 규모는 약 209억원이다. 이자율은 12%다.

제이큐가 EOD 통보를 받으면서 자금조달 역할을 맡았던 일부 주주들과 금융사들은 직간접적인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제이큐의 주주구성을 살펴보면 큐엠시네마가 41% 지분을 보유한 최대주주 역할을 맡고 있다. 큐엠시네마는 제이큐가 여러 저축은행으로부터 조달한 차입금의 지급보증을 제공하고 있다. 차입금 보증금액은 273억원이다. 이어 상상디엔씨(30%), 광산아이엔지(10%)의 보통주를 갖고 있다. 메리츠증권(7.6%), 메리츠캐피탈(5.7%), 메리츠화재(5.7%)의 경우 제이큐의 우선주(지분)를 보유하고 있다.
메리츠금융 계열사들은 이 기업에 장기차입금도 조달해 줬다. 제이큐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제이큐의 장기차입금을 조달한 곳은 ▲메리츠증권(6억원) ▲메리츠캐피탈(4억5,000만원) ▲메리츠화재(4억5,000만원) ▲큐엠시네마(10억6,508만원) 등이다. 장기차입금 상환 만기일은 내년 6월 16일이고 이자율은 4.6%다. 제이큐의 최대주주 큐엠시네마는 상환 만기일에 제외됐다.

메리츠금융그룹 계열사는 제이큐의 장기차입금 뿐만 아니라 제이큐 주식에 대한 근질권(담보 및 보증액 39억원)도 보유하고 있다. 이는 제이큐의 모기업 큐엠시네마가 30억원의 차입금을 조달하기 위해 메리츠금융그룹 계열사에 담보로 내놓은 것이다.
제이큐는 기업회생을 위해 사업부지 매각을 계획하고 있다. 모기업 큐엠시네마는 “제이큐는 계속기업으로서 존속하기 위해 제이큐가 보유한 사업부지 매각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제이큐가 보유한 재고자산(건설용지·미완성공사) 금액은 취득원가 기준 각각 199억6,339만원, 6억6,863만으로 약 206억3,202만원으로 집계됐다.
또한 큐엠시네마가 보유한 부동산을 담보로 자금을 조달해 부채를 상환할 예정이다. 큐엠시네마는 “큐엠시네마는 제이큐의 차입금에 대한 연대보증인이기에 당사가 보유한 부동산을 담보로 자금을 조달해 제이큐의 EOD 사유를 해소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큐엠시네마는 경남 양산시 물금신도시와 부산시 기장군 정관읍에 큐엠시네마타워를 보유하고 있다. 큐엠시네마가 보유한 토지의 공시지가(장부가액)은 70억6,980만원이다. 관련 토지에 대한 보험은 메리츠화재가 맡고 있다. 가입금액은 총 253억1,202만원이다. 금융기관 대출담보용 토지 건물에 대해 토지가액과 건물가액을 합한 대출금 전액을 보험가입금액으로 간주한다. 실권설정금액은 185억원이다. 질권자는 경남은행(57억2,000만원)과 농협은행(128억6,000만원)이다.
다만 제이큐의 기업회생 가능성은 아직 불투명하다. 제이큐 측은 “부채 상환을 위한 자금조달 계획의 성패에 따라 계속기업 타당성이 좌우된다”며 “만일 (자금조달) 계획에 차질이 있어 계속기업으로 존속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당사의 자산과 부채를 정상적인 사업활동 과정을 통해 장부금액으로 회수하거나 상환하지 못할 수 있다”고 했다.
지난해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제이큐의 자본총계는 마이너스(-) 50억8,574만원으로 완전 자본잠식에 빠졌다. 기업의 이월결손금(이익잉여금이 마이너스) 50억8,584만원에 달한다. 순손실도 29억6,848만원으로 전년(-18억3,339만원) 대비 확대됐다.
제이큐의 차입금 보증을 섰던 큐엠시네마의 재무상황도 녹록치 않다. 이 기업의 유동비율은 31% 수준으로 유동자산(57억7,464만원) 대비 유동부채(184억4,145만원)가 3배 이상 크다. 유동비율이란 기업의 단기채무지급능력 지표다. 만약 유동비율이 100 미만이면 위기 시 유동성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이에 메리츠금융 관계자는 “기한이익 상실과 관련된 향후 대응은 아직 결정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