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이천 공장. ⓒSK하이닉스
▲SK하이닉스 이천 공장. ⓒSK하이닉스

A4 3000장 출력해 유출...SK하이닉스 “수사 중 사안이라 알 수 없어”

[SRT(에스알 타임스) 방석현 기자] 중국인 SK하이닉스 직원이 화웨이에 반도체 기술을 빼돌린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핵심 반도체 기술을 중국 화웨이에 빼돌린 혐의로 중국인 ㄱ씨가 국내 법원에서 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기남부경찰청 산업기술유출수사대는 지난 4월 중국 국적 30대 여성 ㄱ씨를 산업기술 유출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 ㄱ씨는 이달 초 기소돼 현재 수원지법 여주지원에서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ㄱ씨는 2013년 SK하이닉스에 입사해 반도체 설계의 불량을 분석하는 부서에서 일했다. 2020년에 중국 법인으로 파견돼 2022년 6월까지 기업간거래(B2B) 고객 상담의 팀장급 직원으로 근무했다.

ㄱ씨는 평소 자신의 연봉에 대해 불만을 갖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에 화웨이가 ㄱ씨에게 기존 연봉의 수 배에 달하는 봉급을 제안했고 ㄱ씨는 같은 해 6월 화웨이로 이직했다.

ㄱ씨는 이직 전 회사 보안상 이동식저장장치(USB) 사용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반도체 제조시 불량률을 낮출 수 있는 핵심기술 자료를 A4 용지 3,000장 이상을 출력해 화웨이에 넘겼다.

ㄱ씨는 2년간 해외 생활을 하던 중 지난달 말 한국에 입국했고, 경찰은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ㄱ씨를 공항에서 체포했다. ㄱ씨는 반도체 공부를 하려고 자료를 인쇄했을 뿐, 기술유출하려고 했던 것이 아니라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진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2022년 ㄱ씨가 프린트물을 출력해 기술 유출 정황을 포착했을 당시 사실을 인지했다”며 “기술 유출과 관련한 내용이기에 정부도 심각하게 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반도체 등 국가핵심기술이 해외로 유출돼 적발된 건수는 23건으로 최근 5년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도별로는 2019년 14건, 2020년 17건, 2021년 22건, 2022년 20건이다. 

반도체·이차전지(배터리) 등 국가핵심기술 유출 방지를 골자로 하는 산업기술의 유출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산업기술보호법)이 지난해 11월 산자위를 통과한 이후 12월 소위 심사가 진행됐다. 법제사법위원회의(법사위) 법안 심의를 거쳐 본회의 통과라는 절차를 남겨놓고 있지만 21대 국회 임기 종료일은 5월29일로 사실상 법안 폐기가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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