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증권가 "운전자본 증가 우려…불확실성 있어"
[SRT(에스알 타임스) 윤서연 기자] 한화그룹이 사업 경쟁력 강화 및 시너지 제고를 위해 유사 사업군 통합에 나섰다. 한화건설 부문의 풍력발전과 플랜트 부문이 한화오션에, 한화 모멘텀 부문의 태양광 장비 사업이 한화솔루션으로 통합된다. 이와 관련일각에서는 해상 플랜트 사업을 영위하는 한화오션이 육상 풍력 사업에도 나서면서 운전자본 증가 등 부담 여력이 커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는 전날 모멘텀 부문을 물적분할하고, 플랜트, 풍력, 태양광장비 사업을 양도하는 내용의 지배구조 개편안을 발표했다. 이에 한화오션은 지주사 한화로부터 풍력·플랜트 사업을 양수하기로 했다. 총 양수 금액은 4,000억원 규모다.
이번 개편안으로 한화오션은 한화 건설부문이 국내 10개 지역에서 2.6GW 규모로 진행하고 있는 풍력발전 사업을 인수한다. 신안우이 해상풍력, 영천고경 육상풍력 사업 등 대규모 프로젝트들을 한화오션이 잇게 되는 것이다.
한화오션의 해상풍력 사업 확대는 지난해 11월 유상증자 투자 계획에서 예견된 바 있다. 한화오션은 당초 1조9,552억원의 유상증자를 계획했으나 약 5,000억원 줄어든 1조4,950억원으로 결정되면서 시설자금과 운영자금 투자자금 규모를 대폭 축소하는 등 계획을 변경했다. 다만 해상풍력사업 투자자금은 당초 2,000억원 투자 예정에서 3,000억원으로 증액됐다.
당시 한화오션은 최근 해상풍력 시장 성장세에 따라 그룹사 시너지 및 사업 재검토 과정에서 늘어나게 된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이번 사업 개편으로 한화오션은 향후 풍력사업 개발 외에 해상풍력 설치선, 하부구조물, 해상변전소 등의 제작·운송·설치·유지보수 등 해상풍력 토탈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이뿐만 아니라 한화 글로벌부문의 플랜트 사업 또한 한화오션이 인수한다. 한화는 최근 암모니아, 수소, CCS(탄소포집저장) 분야에서 친환경 플랜트 사업 전반에 참여하고 있는 바, 기존 한화오션의 해양 플랜트 사업과의 시너지를 제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화오션 또한 경력이 풍부한 EPC 인력을 확보하면서 기본설계 능력과 관리 역량 강화를 기대할 수 있다.
◆한화 "자금 여력 충분…수익성 기대 커"
이번 사업 개편안과 관련해 증권가에서는 중립적으로 보는 분위기다. 지난해 실시한 유상증가를 통해 유동성은 충분하다. 다만 신규 인수한 사업부의 사업기간이 길고 운전자본이 증가한다는 점은 부담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평가다. 또한 해양 플랜트 사업을 영위하는 한화오션이 육상 플랜트까지 추진하면서 어떤 시너지를 가져올지 불투명하다는 점이 투자자의 입장에서 리스크로 받아들일 수 있다.
이와 관련 한화그룹은 4일 “한화오션의 유상증자와 사내 운전자금 등 자금 여력은 충분하다”고 밝혔다.
이어 한화그룹은 “풍력발전 사업은 현재 2.3GW 규모의 파이프라인을 확보하고 있다”며 “한화오션의 풍력발전터빈설치선과 해상변전소 역량을 결합해 해상풍력 밸류체인을 완성한다면 충분한 수익성이 기대된다”고 했다.
플랜트 사업과 관련 한화그룹은 “수주잔고는 9,500억원 수준으로 화학, 발전, 산업 환경 등 캡티브 물량이 확보돼 있다”며 “플랜트 우수 EPC 인력 확보로 향후 육상-해양 플랜트간 사이클 활용으로 경쟁력과 효율성을 강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권혁웅 한화오션 권혁웅 대표 또한 최근 주주총회에서 “조선업의 본질적인 경쟁력을 극대화하는 것을 넘어 미래 해양산업의 패러다임 전환을 통해 전 세계가 직면한 안보와 기후 위기에 해결책을 제시하는 글로벌 혁신기업이 되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한화그룹은 올해 풍력발전과 플랜트 사업 부문에서 매출 1조원 달성을 목표로 오는 5월 임시주주총회에서 사업양도 및 물적분할 안건을 올린 후 7월 초 양도 절차를 완료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