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영건설·GS건설 각자대표 선임 잇달아
[SRT(에스알 타임스) 박은영 기자] 건설사들이 각자대표 체제로 변화를 주고 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 대내외적으로 업황 악화에 따른 대응력을 높이거나 세대교체된 대표의 경영 연착륙을 위해서다.
각자대표는 2인 이상 대표이사 각자가 의사결정권을 가진 경영 체제를 말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태영건설은 지난달 28일 이사회 및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최금락 부회장과 최진국 사장을 각자대표로 선임했다. 기존에 최진국 사장 단일 대표 체제에서 투톱체제로 변화를 줬다.
이번 각자 대표 체제 전환은 기업재무개선작업(워크아웃)을 앞두고 효율적인 경영 정상화를 위한 인사라는 게 태영건설 측의 설명이다. 최금락 부회장의 경험과 노하우로 경영 정상화에 노력하는 한편 건설·현장 전문가인 최진국 사장을 통해 사업을 이끌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최 부회장은 1958년생으로 서울대 무역학과를 졸업한 뒤 SBS에 입사했다. 이후 보도본부장과 방송지원본부장을 역임했다. SBS 퇴사 이후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을 지냈다. 또 법무법인 광장의 고문으로 재직한 뒤 지난해 12월 TY홀딩스 부회장에 선임됐다. 최 부회장이 TY홀딩스에서 윤세영 창업주와 워크아웃 문제 해결에 나섰던 만큼 최 부회장의 역량을 활용해 경영 정상화에 힘쓸 것으로 보인다.
최진국 사장은 1957년생으로 서울과기대와 연세대학원을 졸업하고 1982년 태영건설에 입사했다. 이후 2005년 건축공사1팀 상무를 거쳐 지난해 12월 사장으로 승진했다. 최 사장은 광명역세권복합단지, 서울 마곡지구CP4개발현장 등 국내 대규모 복합시설 개발현장을 비롯해 풍부한 건축현장 경험과 전문성을 가진 현장통이라는 게 태영건설 측의 설명이다.
태영건설 관계자는 "풍부한 경험과 전문성을 보유한 각자 대표이사 선임을 통해 불확실한 경영환경에 기민하게 대응해 조속히 경영정상화를 실현할 계획"이라며 "선택과 집중의 사업구조를 확립하고 철저한 손익 관리와 리스크 관리를 통한 경영실적 개선과 내실을 강화 워크아웃을 조기에 졸업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GS건설도 지난달 29일 주주종회를 통해 허윤홍 사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허 대표는 허창수 GS그룹 명예회장 아들로 이날 사내이사 선임을 통해 대표이사로서 법적 지위를 얻었다. GS건설은 이에 허창수·허윤홍 각자대표 체제가 됐다. 다만 GS건설의 각자대표 체제는 사업부문 등 역할이 나뉘지 않는다. 허창수 명예회장은 경영에 참여하지만 허 대표가 최고경영자(CEO)로 경영을 총괄한다.
허 대표는 앞서 지난해 11월 GS건설 CEO를 맡았다. 지난달 부친으로부터 주식을 증여받으며 GS건설 2대 주주가 됐다. 허 대표는 2019년부터 신사업추진실장을 맡아 해외시장 개발과 수처리·모듈러 등 미래 전략 사업을 추진해왔다.
업계 관계자는 “신임 대표를 바로 경영 전면에 내세우기에 부담감이 있을 경우 경험과 노하우가 풍부한 선임 대표와 각자대표 체제를 선택해 일종의 경영 인수인계를 꾀하는 면이 있다”고 말했다.
건설사의 각자대표 경영체제를 두고 여러가지 해석이 나온다.
A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건설사가 각자대표 체제를 선택하는 데는 빠른 시장 변화와 악화된 경기에 대응력을 높이려는 의도"라며 "사업부문별로 경영인을 두면 일종의 분업이 가능해 각자의 전문성을 통해 의사결정이나 사업 효율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B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재무, 회계 등 회사 경영에 전문성을 보유한 대표가 있고 현장통, 건설 전문가 등 건설업에 대한 전문성을 지닌 대표도 있다"며 "이렇게 양 측의 장점을 보유한 대표를 포진시켜 시너지를 내려는 시도가 아니겠냐"고 말했다.
복수의 경영인이 각자의 경영평가에 대해 견제가 가능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C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각자 대표가 임기 동안 맡은 사업부문에서 경영 성과가 갈린다면 성적 평가도 달라진다"며 "이는 인사나 급여에도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고 했다.
한편, 비슷한 시기에 HJ중공업과 한신공영도 각자대표 체제를 유지하며 새 대표를 선임했다.
HJ중공업 건설부문에서 김완석 사장이 지난달 29일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이에 유상철 조선부문 대표와 함께 HJ중공업을 이끌게 됐다. HJ중공업은 2022년 말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 올해도 새 건설부문 대표를 선임하며 체제를 유지한다.
HJ중공업은 기존에 건설부문은 홍문기 사장이, 조선부문은 유상철 부사장이 이끌고 있었다. 유 부사장은 임기가 종료됐음에도 조선부문 대표직을 유지했으나 홍 사장은 임기 만료 후 건설부문 대표에서 물러났다.
같은 날 한신공영도 전재식 대표를 신규 선임했다. 전 대표는 최문규 대표와 각자대표로 한신공영을 이끌게 됐다. 한신공영 각자대표는 전 대표가 국내, 최 대표가 해외 사업을 각각 이끌 계획이다. 한신공영은 2017년부터 최용선 회장의 장남인 최문규 대표가 선임되면서 각자대표 체제를 유지 중이다.
한신공영에 따르면 신임 전 대표는 1958년생으로 영남대학교 건축공학과를 졸업했다. 1984년 한양에 입사해 2001년까지 근무했으며 2002년부터 2021년까지 한신공영에 몸담아 왔다.
전 대표가 한신공영 대표로 취임하는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3월 한신공영을 이끌다 같은해 12월 경영에서 물러나면서 고문을 맡은 바 있다.
한신공영 관계자는 전 대표에 대해 “건축본부장, 사업본부장 등을 맡으며 건설현장에 대한 전문 지식이 풍부한 ‘현장통’으로 평가 받는다”며 “현장전문성을 기반으로 수주를 늘리고 사업지, 공정 등 현장관리 역량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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