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핵심 사업 정리·해외 법인 매각 단행…디지털 광고 역량 집중
[SRT(에스알 타임스) 문재호 기자] 디지털 광고 플랫폼 기업 KT나스미디어가 사명을 바꾸고 본업을 중심으로 한 사업 재편에 나섰다. 비핵심 사업의 계열사 이관과 해외 법인 매각, 구글과의 파트너십 확대 등으로 핵심 분야인 옥외 및 디지털 광고 역량에 집중한다는 복안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KT나스미디어는 수익성 회복을 위한 체질 개선을 진행 중이다. 글로벌 광고 기업의 한국 지사로 출발, KT와의 협업을 계기로 국내 1위 미디어렙사로 자리 잡았지만 최근 광고 시장 침체로 영업이익 정체가 이어지면서 사업을 재편하고 있는 것이다.
◆ 2013년 KT 편입 후 성장 기반 다져…2016년 누적 취급고 2조원 돌파
KT나스미디어는 2000년 3월 홍콩계 아시아콘텐츠닷컴과 미국계 더블클릭이 한국에 공동 설립한 ‘더블클릭코리아’가 전신이다. 당시 국내 온라인 광고대행사 ‘키노피아’를 매각한 정기호 대표가 더블클릭코리아 초대 대표로 선임됐다. 정 대표는 외국계 본사의 솔루션이 국내 시장에 적합하지 않다는 판단 하에 2002년 회사를 인수해 독립 경영을 시작했다. 이후 ‘나스미디어’로 사명을 바꾸고 국내 시장에 최적화된 광고 모델을 도입했다.
이후 2008년 KT 자회사로 편입되며 전환점을 맞았다. 디지털 광고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던 시기, KT는 유상증자와 지분 인수를 통해 나스미디어 지분 50%를 확보해 최대 주주로 올라섰고 이를 계기로 회사는 옥외광고, 모바일 광고 부문에서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나스미디어는 2013년 코스닥 시장에 성공적으로 상장했으며, 누적 광고 취급고 1조원을 달성했다. 2016년에는 누적 광고 취급고가 2조원을 넘어섰다.
현재 나스미디어는 CJ메조미디어, 인크로스와 함께 국내 3대 미디어렙사로 꼽히며, 시장 점유율 기준 업계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KT와의 연결고리를 강화하기 위해 사명을 ‘KT나스미디어’로 변경했다.
다만 최근 몇 년간 KT나스미디어의 실적은 정체 상태다. 영업이익은 2017년 343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이래 2018년 249억원, 2019년 306억원, 2020년에는 270억원으로 고착화됐고, 지난해 실적도 하락세를 이어갔다.
2024년 연결 기준 매출은 1,425억원, 영업이익은 199억원으로 각각 직전년 대비 2.9% 줄어들었다. 이에 대해 KT나스미디어는 “2022년 전략적 사업 제휴 목적으로 투자했던 금융자산 평가손실과 업계 불황에 따른 중소형 광고대행사의 매출채권 일부 미회수로 일회성비용이 인식되며 수익성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KT나스미디어의 매출은 크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와 옥외 광고 등 디지털광고 비즈 부문과 플랫폼 광고 비즈 부문에서 발생하며, 올해부터 이들을 중심으로 사업 역량을 재편하고 있다. 비핵심 사업은 과감히 정리하고, 핵심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략적 제휴를 확대 중이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8월 커머스 사업 ‘케이딜’을 계열사인 KT알파로 이관했다. 홈쇼핑 플랫폼을 운영 중인 KT알파가 해당 사업을 이어받는 것이 더 적합하다는 판단 에서다.
이에 더해 KT나스미디어는 지난달 말 보유하고 있던 태국 법인 지분을 전량 매각했다. 지난 2018년 7월 설립된 태국 법인은 최근까지 99.99%의 지분을 보유한 종속회사였다. 이번 매각과 관련해 계약 조건에 따라 인수자와 매각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태국 법인의 장부가치가 이미 사실상 '0'에 가까웠던 점을 고려하면, 이번 매각은 보유 자산 이전 수준에 그쳤을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해당 법인의 순자산은 약 4억원 수준이었으나, 실적 면에서는 기대에 못 미쳤다. 2024년 태국 법인 매출은 1억2,283만원, 2023년 매출은 1억9,681만원에 그쳤다.
앞서 KT는 지난 3월 보유하고 있는 플레이디 지분 23.46%와 자회사인 KT나스미디어 보유 지분 46.92% 등 총 70.38%를 SOOP(옛 아프리카TV)에 매각하기도 했다. KT와 KT나스미디어는 2016년 플레이디를 600억원에 인수했고, SOOP은 KT와 KT나스미디어로부터 플레이디를 735억원에 인수했다. KT는 약 9년동안 투자금 대비 약 22.5%(135억원)의 수익을 얻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로써 KT나스미디어는 플레이디 매각에 이어 태국 법인까지 처분하며 보유 중이던 종속회사를 모두 정리했다. 수익성이 떨어지는 사업 부문을 정리하고, 국내 광고 사업 수익성을 강화한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본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다양한 파트너십도 적극적으로 모색 중이다. 먼저 이는 구글과의 협업에서 두드러진다. 지난해부터 KT나스미디어는 구글 애드매니저와 구글 애드몹의 복수고객관리(MCM) 공식 파트너사로 선정됐다. KT나스미디어는 “구글 애드 매니저와 애드몹을 활용하여 매체사에 광고 수익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되어 광고지면 판매 플랫폼으로서의 역량을 더욱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국내 기업 중 처음으로 구글 마케팅 플랫폼의 ‘디스플레이 앤드 비디오360’과 캠페인매니저360’ 리셀러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구글이나 유튜브 등에 광고를 집행하려는 광고주들은 KT나스미디어를 통해 플랫폼 사용 계약을 맺게 되며, 이 과정에서 수수료 및 플랫폼 사용료를 통한 수익이 발생한다.
KT나스미디어의 사업재편과 미국 거대기술기업과의 협업은 효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KT나스미디어는 지난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3.3%, 27.6% 증가한 235억원, 24억원을 달성했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2분기 KT나스미디어의 실적이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KT나스미디어는 올해 2분기 매출액 289억원, 영업이익 67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각각 11.0%, 14.0% 증가하면서 수익성 개선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KT나스미디어 관계자는 “OTT 시장 외연이 꾸준히 확장되고 있고, 구글과 작년 말부터 파트너십을 맺고 시너지를 내고자 했던 부분에 대해 일정 부분 성과가 나오고 있는 만큼 올해 1분기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일정 부분 회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최근 2~3년 대비 올해 실적이 나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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