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금 동결·차별적 대우에 반발… "노동조건 개선·고용구조 정상화 요구"
[SRT(에스알 타임스) 문재호 기자] LG헬로비전의 간접고용 형태로 일하고 있는 노동자들이 회사의 임금 동결 방침에 반발해 전면적인 파업에 나섰다.
공공운수노조 더불어사는희망연대본부 LG헬로비전비정규직지부는 지난 11일 오후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LG헬로비전 상암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열악한 노동환경 개선과 고용구조의 정상화를 요구하는 쟁의행위를 공식적으로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번 파업은 LG헬로비전이 자회사 헬로커넥트앤 및 외주업체 소속 노동자들에게 임금 인상 없이 기존 단체협약 유지를 제시한 것이 원인이다. 해당 지부는 주로 인터넷과 케이블TV 설치 및 수리를 담당하는 간접고용 노동자들로 구성돼 있다.
노조에 따르면, 지난 3월 6일부터 5월 22일까지 총 6차례에 걸쳐 진행된 교섭 과정에서 회사는 "수수료가 확정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5차 교섭까지 명확한 안을 내놓지 않았다. 그러다 6차 교섭에서 돌연 “경영 여건이 어렵다”며 임금 동결 및 단체협약 유지안을 제안했다. 이는 지부 설립 이후 처음 있는 일이라고 지부는 강조했다.
논란이 된 지점은 LG헬로비전 및 LG유플러스가 본사 노사 교섭에서는 임금 인상안을 내놓은 반면, 하청과 자회사 소속 노동자들에게만 임금 동결을 통보했다는 점이다. 지부는 "자회사와 협력사 모두 LG헬로비전의 수수료로 운영되고 있음에도, 하청 노동자들에게만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현재 지부 조합원 중 절반은 올해 1월 출범한 자회사 헬로커넥트앤 소속이며, 나머지는 여전히 외주업체에 소속되어 있다. 이는 2025년까지 고용구조 개선을 목표로 LG헬로비전과 체결한 합의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지부는 남은 조합원들의 자회사 전환을 위한 협의체 구성을 여러 차례 요청했음에도 불구하고, LG헬로비전이 이에 응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자회사 전환 이후에도 현장 의견을 무시하고 업무범위를 일방적으로 확대하는 등 기존 외주업체와 다를 바 없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지부는 중앙노동위원회를 통해 쟁의권을 확보했으며, 지난 9~10일 진행된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87%의 투표율과 87%의 찬성률로 쟁의행위가 가결됐다고 전했다.
기자회견에서 지부는 “간접고용 비정규직에 대한 차별을 조장하고 있는 LG헬로비전의 책임을 묻고, 노동조건 개선과 고용구조 개편을 쟁취하기 위해 파업에 돌입한다”고 선언했다. 이어 “확보한 쟁의권을 바탕으로 자회사, 협력사, 원청 모두에게 압박을 가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지부는 통신업계 전반에 퍼져 있는 원·하청 구조와 간접고용 확산이라는 구조적인 문제를 지적하며, 이를 근본적으로 개선할 것을 촉구했다.
LG헬로비전 관계자는 "각사 경영상황에 맞게 노동조합과 성실하게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