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석균 안랩 대표(왼쪽)와 사드 알라부디 사이트 CEO가 지난해 4월 합작법인 설립 계약 체결 후 악수하고 있다. ⓒ안랩
▲강석균 안랩 대표(왼쪽)와 사드 알라부디 사이트 CEO가 지난해 4월 합작법인 설립 계약 체결 후 악수하고 있다. ⓒ안랩

자회사 적자 확대로 연결 순익 감소

클라우드·블록체인 등 신사업 투자 지속

[SRT(에스알 타임스) 문재호 기자] 안랩의 지난해 순이익이 자회사 적자폭 확대로 뒷걸음질했다. 올해도 클라우드·블록체인 등 신사업 투자를 지속하고 있는 만큼 독이 될지 득이 될지 주목된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안랩은 지난해 연결 기준 순이익이 전년비 6.6% 감소한 324억원을 기록했으나, 별도 기준 순이익은 2023년 대비 28.1% 성장한 446억원을 달성했다. 본업 실적은 성장세인 반면 관계사 순이익은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안랩은 적극적인 기업 인수를 통해 외형 성장에는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안랩의 연결 기준 매출은 전년비 8.9% 성장한 2,606억원을 기록했고, 자회사 매출은 265억원으로 82.7% 성장했다. 반면 자회사 순손실은 확대됐다. 지난해 안랩의 자회사 순손실은 75억원으로 전년비 71.7% 증가했다.

이 가운데 연간 순손실 확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자회사는 안랩블록체인컴퍼니다. 안랩블록체인컴퍼니의 지난해 순손실은 41억원으로 전년비 62% 증가했다. 이어 나온웍스(-18억원), 제이슨(-10억원), 안랩클라우드메이트(-7억원) 순이다.

우리나라 1세대 보안기업인 안랩은 현금창출원(캐시카우)인 백신 프로그램 V3를 비롯해 엔드포인트 보안, 네트워크 보안, 모바일 보안, 보안 관제, 보안 컨설팅, 보안 시스템 통합(SI) 사업 등 보안 제품 개발 및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에 더해 일본 및 중국 지역에서의 보안 제품 판매 및 서비스를 담당하는 자회사 안랩 재팬, 안랩 차이나 등을 통해 전 세계로 보안 제품 및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안랩 재팬은 일본 내 파트너사 MTI와의 협업을 통해 일본 B2C 시장에 멀티OS, 멀티랭귀지, 멀티디바이스를 지원하는 ‘V3 시큐리티’와 모바일 기반의 개인정보보호 솔루션 ‘안랩 프리마’를 출시해 성과를 내고 있다. 안랩 차이나는 2003년 3월에 북경에 최초 법인 설립 이래, 중국의 각 분야 유명 기업과 정부, 공공기관, 교육기관 수천 곳에 안랩의 대표 제품인 V3 백신 제 품군과 통합보안제품 트러스가드 제품군을 공급했다.

북미와 아시아를 넘어 중동 시장 공략을 위해 지난해 합작 회사 설립에 나서기도 했다. 안랩은 2024년 10월 사우디아라비아 사이버 보안 및 클라우드 공급 기업 사이트(SITE)와 사이버 보안 합작법인 ‘라킨(Rakeen)’의 설립을 완료하고 공식 출범했다. 안랩은 합작법인 ‘라킨’에 현지 IT 환경에 최적화된 보안 솔루션과 기술을 공급하고, 위협 분석 및 보안 시스템 구축 기술 등을 제공하고 있다.

본업 강화와 더불어 사업 영역 확대를 위한 인수 합병에도 적극적이다.

지난해에는 클라우드 네이티브 기업 ‘클라우드메이트’를 인수하고 자사 클라우드서비스 사업조직과 통합해 ‘클라우드 운영관리 서비스(MSP)’ 전문 통합 법인 ‘안랩클라우드메이트’를 출범했다. 안랩클라우드메이트는 안랩의 ‘보안 프레임워크 기반 클라우드 구축·운영’ 역량과 클라우드메이트의 ‘클라우드 네이티브’ 전문성을 결합해, MSP 영역에서 사업 기회를 발굴한다는 구상이다.

2022년 4월에는 블록체인 자회사 안랩블록체인컴퍼니를 설립했다. 안랩블록체인컴퍼니는 암호화폐, NFT(대체 불가능 토큰) 등 디지털 자산의 보관·관리·거래를 지원하는 ‘웹 3.0 지갑’ 서비스 개발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21년 7월에는 OT 보안 업체인 나온웍스 그리고 2020년 1월에는 AI 보안 스타트업인 제이슨을 자회사로 인수했다. 나온웍스는 2007년 7월 설립된 ‘음성 인터넷 프로토콜(VoIP)’ 보안 및 OT 보안 솔루션 개발 전문 기업으로, VoIP 보안을 시작으로 산업 제어프로토콜 일방향 보안 게이트웨이, 산업제어시스템 이상 행위 탐지 등 OT 보안 분야 솔루션을 개발하고 관련 사업을 영위해오고 있다. 제이슨은 2017년 4월 설립돼 AI 기반 내부 통제와 정보유출 방지, 정보기술(IT) 운영과 장애 예측 시스템 '제이머신'을 개발해 금융과 대기업에 공급했다.

안랩 관계자는 “각 자회사가 현재 사업 성장 초기 단계로 연구개발(R&D) 투자를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어 연결 기준 손익에 일부 영향을 주고 있다"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본사와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 및 신기술 확장을 위한 협업을 지속하는 중인 만큼 자회사 손익도 점차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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