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용인시에 위치한 GC녹십자 사옥. ⓒGC녹십자
▲경기도 용인시에 위치한 GC녹십자 사옥. ⓒGC녹십자

영업활동 수익보다 높아…부채 늘은 곳 수두룩 

높아진 중요성 반영 금융·재무통 대표 영입도 잇달아

[SRT(에스알 타임스) 방석현 기자] 주요 제약사들이 투자활동을 통한 현금 마련에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업인 의약품 개발·판매보다 단기간에 성과를 낼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산업의 치열해진 경쟁 속 금융권 출신들의 제약사 대표 영입도 잇따르고 있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녹십자의 연결기준 2024년 매출액은 전년비 3.3% 증가한 1조6,799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전년비 6.8% 줄어든 321억원을 시현했다. 지씨셀 등 자회사의 실적 부진 영향이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이 가운데 녹십자가 지난해 영업활동을 통해 창출한 현금은 -145억원으로 직전년 355억원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지난해 44억원 어치의 금융자산과 유·무형자산 처분이 없었다면 426억원의 순손실보다 손실이 더 커졌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2,800억원의 장기 차입 부채와 1조2,200억원에 달하는 단기차입부채가 발생해 부채도 늘은 것으로 파악된다. 회사가 보유한 현금은 225억원을 기록했는데 2022년 1,053억원에 달했던 점을 감안하면 현금 보유량이 반의반 토막이 난 셈이다.

종근당의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비 각각 5%, 59.7% 줄어든 1조5,864억원, 995억원을 기록했다. 2023년 노바티스에 신약 후보물질 ‘CKD-510’을 기술 수출하며 받았던 계약금으로 인한 역기저 효과를 고려하더라도 부진한 실적이다. 지난해 종근당이 영업활동을 통해 창출한 현금은 937억원으로 직전년인 2023년 3,331억원의 반의반 토막이 났다. 다만 투자활동으로 인한 현금 37억원과 유·무형자산의 처분 및 1,000억원에 달하는 차입금으로 현금 2,285억원을 확보한 상태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매출이 전년비 0.3% 늘어난 1조4,955억원으로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2% 감소한 2,162억원으로 나타났다. 2023년 미국 머크로부터 유입된 마일스톤에 따른 역기저 효과로 인해 영업이익이 감소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한미약품 역시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이 1,935억원으로 전년보다 줄은 반면 투자활동으로 전년보다 증가한 2,152억원이 유입됐다. 여기에 4,000억원이 넘는 장·단기 차입금이 보태져 1,922억원의 현금을 확보한 상태다.

대웅제약은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전년비 각각 3.44%, 20.7% 증가한 1조4,227억원, 1,479억원을 기록했지만 순이익은 전년비 80.5% 감소한 233억원을 시현했다. 이 회사 역시 영업활동을 통해 창출된 현금이 1,112억원으로 전년보다 줄었다. 여기에 단기차입금과 장기차입금이 각각 800억원, 1,272억원 보태졌음에도 불구 회사가 보유한 현금은 1,029억원으로 줄었다.  

유한양행의 경우 지난해 매출액이 전년비 11.2% 늘어난 2조677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과 순익은 전년비 각각 3.8%, 58.9% 줄어든 548억원, 551억원을 시현했다. 이 기간 유한양행이 영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돈은 546억원으로 직전년 1,446억원과 차이가 난다.      

이와 관련 업계 한 관계자는 “다수 제약사들이 영업활동으로 인한 수익보다 투자활동으로 인한 수익이 많은 것은 안정적이긴 하지만 수익성이 좋지 않은 제약산업의 특징이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최근 제약사 대표로 금융권 출신들의 영입도 잇따르고 있다. 한미약품과 차바이오텍은 지난달 정기주주총회에서 각각 김재교 전 메리츠증권 사장과 최석윤 전 메리츠증권 고문을 대표이사로 영입했다. SK바이오팜은 서지희 KPMG 전 삼정회계 법인 부대표를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이슈와 고환율로 인해 제약사의 곳간 사정이 올해도 험난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난국을 타개할 대표들의 활약이 기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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