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냉장고 R&D 성과 10개로 ‘최다’…에어컨 뒤이어
공동구매 경향 높은 中 소비자 공략 취지인 듯
[SRT(에스알 타임스) 방석현 기자] 지난해 삼성전자의 가전 분야 연구·개발(R&D)이 냉장고와 에어컨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매출 비중이 가장 큰 국가로는 중국이 꼽혔다. 중국 소비자들의 공동구매 경향과 실내 트레이닝 붐을 위시해 관련 연구가 집중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17일 삼성전자의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024년 냉장고 부문에서 ▲구주 177cm 1도어 빌트인 신규 진입 ▲북미 48인치 빌트인 수요 대응 ▲한국향 초격차 에너지 모델 도입 ▲글로벌 와이드 상냉장·하냉동(BMF) ▲중국 가옥 맞춤 ▲저온 배양기(Peltier) 적용 ▲빌트인 BMF ▲한국 4도어 김치냉장고 도입 ▲한국 오토 오픈 4도어 김치냉장고 ▲인도 에너지 규제 대응 TMF 등의 R&D 성과를 냈다.
에어컨은 R&D 성과 8개로 그다음을 차지했다. 세탁기가 성과 4개로 뒤를 이었으며, 청소기(3개), 제습기·식기세척기 등이 각각 1개의 R&D 성과를 냈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R&D 성과가 냉장고와 에어컨에 집중된 것은 최다 수출 국가가 미국에서 중국으로 변경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매출 300조원 가운데 가전과 스마트폰 등이 포함된 디지털 경험(DX) 부문의 매출은 175조원으로 비중이 58.3%에 달한다.
지난해 삼성전자의 주요 지역별 매출 현황을 살펴보면 중국에서 매출 65조원이 발생해 매출 61조원이 발생한 미국을 앞지르고 있다. 2023년 삼성전자의 최다 매출 발생국가는 미국(51조원)이었고 중국이 42조원으로 2위를 차지했던 점을 감안하면 1년만에 최다 매출 국가가 바뀐 것이다.
종합해 보면 삼성전자는 코로나19 이후 중국 소비자들의 구매 습관으로 굳어진 ‘공동구매’ 경향에 대응하고자 냉장고 연구에 힘을 준 것으로 해석된다. 공동구매는 같은 생활 커뮤니티 내 거주자끼리의 온오프라인 그룹 소비 행위로 중국 내에서 비교적 새롭게 등장해 매우 빠른 확대 속도를 보이는 소매 유통 모델이다. 공동구매 소비자의 주요 소비품목은 과일과 야채의 선호도가 각각 89%, 81%에 달했다. 그 외 육류, 가금류, 계란, 우유 및 일용잡화도 주요 공동구매 품목으로 꼽힌다.
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관계자는 “중국은 2020년 코로나19를 겪으며 커뮤니티 공동구매가 소비자들의 생활습관으로 자리 잡고 빠르게 성장했다”며 “이 모델은 코로나19가 종식된 지금까지 여전히 확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 이어 “중국에서 커뮤니티 공동구매는 소비자의 신선식품 및 일용품 등 생필품 수요를 충족시키는 주요 수단이 된 만큼 중국 시장 진출을 고려하는 기업들은 이를 고려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중국은 세계에서 비만인구가 가장 많은 나라로도 꼽힌다. 중국 소비자의 대다수는 실내 또는 홈 트레이닝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에 집에서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자유롭게 운동하면서 스마트 기술을 접목해 효과적으로 운동하고자 하는 소비자의 수요를 겨냥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 관계자는 “높아진 소비자들의 눈높이에 부합하기 위해 냉장고와 에어컨관련 연구개발 성과가 두드러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