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사옥·서울 여의도 LG그룹 사옥. ⓒ각 사
▲(왼쪽부터)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사옥·서울 여의도 LG그룹 사옥. ⓒ각 사

삼성전자, 美 레녹스와 B2B 시장 공략 집중

LG전자, 연구소 설립 등 자체 영업망 형성 중 

[SRT(에스알 타임스) 방석현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냉난방 공조(HVAC) 시장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합작법인을 통해 영업망을 넓혀가는 한편 LG전자는 자체 영업망으로 시장에 도전하고 있는 만큼 향후 결과가 주목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미국 HVAC 기업 레녹스(Lennox)와의 합작법인인 삼성 레녹스 HVAC 북미(이하 삼성레녹스)의 최고경영자(CEO)로 빅터 고메즈(Victor Gomez)를 선임했다.

고메즈 CEO는 후지쯔 제너럴 아메리카(Fujitsu General America) 등 HVAC 업계에서 20년 이상 종사한 베테랑으로 북미 지역에서 수요가 높은 공조 시장 공략에 나설 예정이다. 이와 함께 삼성레녹스는 레녹스 출신의 에릭 샤넬(Eric Scharnell)을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선임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5월 미국 HVAC 기업 레녹스와 합작법인 설립을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양사의 지분은 삼성전자와 레녹스가 각각 50.1%, 49.9%다. 두달 뒤 삼성레녹스가 미국 텍사스주 로아노크에서 공식 출범한 이후 높아지고 있는 HVAC '결합형' 수요에 집중 대응해가고 있다. 결합형은 개별 공조 시스템과 유니터리·개별 공조를 합친 형태다. 유니터리는 주택의 천장 공간이 넓어 덕트(공기순환 설비) 설치에 용이한 방식으로 북미 지방에서 비중이 높다. 최근 공동주택과 중소빌딩 공급이 늘어나고 있어 결합형 수요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이에 집중하기 위한 취지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HVAC 디지털 및 자동화 솔루션 중 하나인 도버 퓨얼링 솔루션(DFS)을 갖추고 있지만 레녹스는 이 사업이 구비돼 있지 않은데 따른 시너지도 기대된다. 

이전까지 삼성전자는 북미 DVM 하이드로 유닛(DVM Hydro Unit) 제품으로 시장을 공략해 왔다. 이 제품은 시스템에어컨인 DVM 실외기에 연결 시 냉·난방뿐만 아니라 최대 80℃의 온수 공급까지 가능하다. 냉난방에 사용하는 냉매를 이용해 온수를 만들 수 있어 효율적이며, 전기로 동작해 기존 연료를 사용하는 보일러 대비 사용자들의 부담을 줄여준다. 이와 함께 냉난방 성능과 AI 기능을 강화한 고효율 시스템에어컨 DVM S2 맥스 히트(Max Heat) 제품 등으로 시장을 공략해 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HVAC는 B2B 사업이기 때문에 기존 유통망을 가진 레녹스와의 협업에 이점이 있을 것으로 보고 합작법인을 설립한 것”이라며 “삼성레녹스는 유니터리 제품 외에 삼성전자의 개별공조 제품까지 판매하면서 사업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2023년 11월 미국 알래스카주 앵커리지에 냉난방공조(HVAC) 제품에 적용할 히트펌프 기술 개발을 위한 컨소시엄을 발족, ‘LG 알래스카 히트펌프 연구소’를 신설했다. 현지 연구개발(R&D), 생산 인프라, 영업 조직을 모두 강화해 현지 완결형 체제를 갖춘 만큼 북미 시장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어떠한 환경에서도 최고 수준의 난방 성능을 내는 히트펌프를 만들기 위해 혹한환경에서 제품 개발과 검증을 할 수 있는 알래스카에 연구실을 마련하게 됐다.

LG전자 관계자는 “AIDC 등 요즘 HVAC 사업과 관련한 시장과 사업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며 “기본적으로 데이터센터 등이 북미에 많이 만들어지고 있는 데다 관련 사업 니즈가 많아 기회를 살피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지역별 적합한 라인업과 투자를 지속하며 자체 기술력과 부품을 갖추고 있는 만큼 자체 역량을 키워갈 계획”이라고 했다.

한편 AIDC 내 액침 냉각시설 구축도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액침 냉각은 전자 기기나 컴퓨터 서버와 같은 장비를 특수 냉각액에 완전히 담가 열을 효율적으로 제거하는 방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AIDC의 발열은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으로 특화된 냉각시설이 없다면 그 온도가 무한대에 달할 것”이라며 “HVAC만으로는 전기료가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이에 대응하기 위한 액침 냉각술 등의 도입 여부를 주목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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