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4구역 재개발 조감도. ⓒ서울시
▲한남4구역 재개발 조감도. ⓒ서울시

1조5,000억원 규모…오는 18일 시공사 선정

삼성물산·현대건설, 설계·금융 등 '초호화' 제안

"사업성·상징성 뚜렷…출혈경쟁 탓 수익성 악화 우려"

[SRT(에스알 타임스) 박은영 기자] 한남뉴타운 구역 내 가장 규모가 큰 한남4구역 재개발 사업(이하 한남4구역) 시공사 선정이 사흘 남은 가운데 시공능력평가 1·2위의 삼성물산 건설부문(이하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의 치열한 경쟁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은 지난 14일 한남4구역에 마련된 홍보관 운영을 종료하면서 홍보 활동을 마무리하고 오는 18일 시공사 선정 결과를 기다리게됐다. 한남4구역 시공사로 선정될 경우 양사 모두 올해 마수걸이 수주로 도시정비사업 실적 1조원을 단숨에 넘기게 된다. 

서울 강북권 최대 재개발로 꼽히는 한남4구역은 사업비만 1조5,000억원이다. 특히 한남뉴타운 내에서도 한강과 맞닿은 면적이 넓고 강변북로와 한남대교가 가까워 서울 전역으로 이동이 편하다는 입지적 장점이 뚜렷하다.

서울 중심지에 브랜드 단지를 시공할 수 있다는 상징성도 있기에 시공사 입찰에 참여해 경쟁을 펼치고 있는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은 각사의 특화설계와 이주비 등 금융지원, 자사 개발 상품을 조합에 제안하며 치열하게 경쟁을 펼치고 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한남4구역은 구릉지라 단지 배치나 설계에 난이도가 있다는 점을 제외하면 일반분양 비율이 높고 한강변에 대형 브랜드 단지를 시공할 수 있다는 장점이 뚜렷한 사업지”라며 “때문에 브랜드 가치를 알릴 수 있는 고급화, 특화설계 전략으로 수주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남4구역 단지명으로 삼성물산은 ‘래미안 글로우힐즈 한남’을 제안했다. 현대건설은 ‘디에이치 한강’을 제안했다. 공사비는 삼성물산이 1조5,695억원으로 3.3㎥ 평당 938만3,000원을 제시했으며 현대건설은 1조4855억원, 3.3㎥ 평당 881만원을 제안했다. 공사기간은 삼성물산이 57개월, 현대건설이 49개월을 내걸었다.

금융지원의 경우 삼성물산은 '양도성예금증서(CD)+0.78%' 고정금리로 필수사업비나 사업촉진비를 3조원 이상 책임조달하겠다고 제안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보증 없이 자체 조달한다는 방침이다. 또 1,166가구인 조합원 가구에 2억5000만원씩 조합에 총 2,900억원의 추가이익을 약속했다. 

현대건설은 'CD+0.1%'로 책임조달하고 추가분은 현대건설이 부담하겠다고 약속했다. 사업비를 CD 금리에 가산금리 0.1%만 더한 조건으로 조달해 금융비용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히며 공사비가 경쟁사 대비 저렴해 조합원 1인당 분담금 7,200만원 절감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강 조망 조건은 삼성물산이 2,360가구 중 70%인 1,652가구로 전체 조합원(1,166가구) 물량과 추가 600가구가 한강 조망이 가능하도록 설계했다. 한남4구역 인근 한남3구역 시공사인 현대건설은 인근 재개발 구역 설계를 고려해 2,248가구 중 849가구 한강 조망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커뮤니티 시설의 경우 삼성물산은 서울시청 잔디광장 6배 규모로 111가지 종류, 175개의 프로그램을 갖춘 커뮤니티를 조성한다. 단지 중심인 32블록에 4,000여평 규모 센트럴 커뮤니티를 조성하고, 266m 높이에 계획된 스카이커뮤니티와 2블록 X타워 중층부에는 남산에서 한강 방향으로 이어지는 365m 길이의 친환경 공중산책로 ‘하이라인365'를 만들 예정이다. 단지 블록별 커뮤니티 시설을 배치할 계획으로 연회장과 스파, 펫케어 센터 등 프로그램을 모두 합치면 175개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현대건설은 한강변 최대 길이인 300m 더블 스카이 브릿지와 인피니티 풀 등 스카이 커뮤니티를 블록마다 배치한다는 계획이다. 30블록엔 대형 패밀리수영장과 한강 조망 인피니티 풀을 갖춘 워터 테마형 공간 ‘글로리 리버 베이(Glory River Bay)’를, 31블록에는 ‘스카이 바’,  32블록에는 ‘스카이 레스토랑’, 33블록에는 ‘스카이 테라스’ 등이 계획됐다. 34블록엔 워터 테라피를 즐길 수 있는 ‘글로리 리버 프론트(Glory River Front)’와 '스카이 필라테스', '스카이 스파' 등이 들어선다. 그라운드 커뮤', 니티에는 한강을 보며 운동할 수있는 '리버 피트니스'를 비롯해 카페테리아와 실내 경기가 가능한 '아레나 경기장' 등을 조성할 계획이다. 

양사는 지하 공간도 활용했다. 삼성물산은 지하를 단순 주차공간이 아닌 손님 접객과 통학에 특화된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드라이빙 라운지를 조성하고,  캠핑카, 전기차, 전기 자전거 등 다양한 퍼스널 모빌리티에 대응하기 위한 멀티-모달 스테이션을 적용한다.  현대건설은 지하에 630평 규모 '그랜드 아쿠아 파크존'을 조성하고 아쿠아 풀’, ‘엔터테이먼트 풀’, ‘키즈 풀’, ‘플로팅 스파’ 등 다양한 물놀이 시설을 갖춘 워터 테마형 공간으로 만들 예정이다. 

아울러 삼성물산은 자사가 개발한 차세대 주거플랫폼 '홈닉'을 한남4구역에 적용해 커뮤니티시설 예약과 차량 등록, 출입관리, 보안 등 서비스를 편리하게 제공한다고 밝혔다. 현대건설은 건설사 최초로 무선통신 및 관제시스템과 연동해 엘리베이터 무인 승차가 가능한 자율주행 로봇배송 서비스를 적용하겠다는 계획이다.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정비사업 시공권을 두고 17년 만에 대형 사업지에서 맞붙는 만큼 초호와 사업조건이 연달아 나오자 업계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또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보통 정비사업을 비롯한 아파트 설계는 10년 뒤를 내다보고 첨단 기술과 설계를 적용하려고 하지만 특화설계와 커뮤니티 시설 적용에 금융지원과 주거 서비스도 다수 적용되고 있다"며 "각종 사업조건으로 출혈경쟁을 펼치고 있는 만큼 수익성은 최초에 기대됐던 것 보다 저하됐을 우려가 있다"고 했다. 

한남4구역 재개발 사업은 서울 용산구 보광동 360번지 일대 16만258㎡ 면적에 지하 7층~지상 22층 51개 동, 2,331가구 규모의 아파트를 조성하는 프로젝트다. 조합은 오는 18일 오후 1시 이태원교회에서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임시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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