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TI 시장 성장 속 데이터 중심 사업모델로 차별화
지난해 말 신제품 조달청 등록…공공 시장 공략
[SRT(에스알 타임스) 문재호 기자] 부침을 겪고 있는 정보보안기업 샌즈랩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전년 대비 적자 규모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2025년에는 지난해 개발한 제품 판매가 본격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흑자전환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인공지능(AI) 기반 ‘사이버 위협 인텔리전스(CTI)’ 전문 기업 샌즈랩은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영업적자가 3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적자 폭이 확대됐다. 통상 4분기에 실적이 대거 반영되는 보안 업계의 현실을 고려하더라도 흑자전환이 어려울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현 김기홍 대표가 2004년 11월 연세대학교에 재학 중이던 당시 학생 벤처로 창업한 샌즈랩은 설립 19년 차인 2023년 2월 코스닥 시장 상장에 성공했다. 창업 당시부터 악성코드 데이터를 수집해 2014년 사이버 위협 인텔리전스 플랫폼 멀웨어스닷컴(현 CTX)을 개발해 서비스에 나선 이래, CTI 시장이 형성되기 시작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어낸 결과다.
샌즈랩의 주요 제품은 CTI 제품군인 ▲CTX ▲네트워크 탐지 및 대응(NDR) 솔루션 MNX 등이다. 2021년까지만 해도 시스템통합(SI) 사업이 15억원 가량 매출을 내는 등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9.1% 였으나, 2022년 3.8%에 이어 2023년 0.5%로 줄어들었다. 현재 매출의 대부분이 CTI 사업에서 발생하고 있다.
샌즈랩은 기존 CTI 사업자들이 솔루션 판매와 인건비 중심으로 운영해 왔던 것과 달리 데이터를 중심에 두고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데이터 기반 사업은 데이터 그 자체가 수익이 된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2023년 2월 기준 회사가 수집하고 분석한 악성 코드 수량은 22억개에 달하며 위협 데이터 수량은 총 317억건에 달한다고 공개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회사가 보유한 위협 데이터 수량이 아시아 최대 수준으로 보고 있다. CTI 사업은 현재와 미래 모두 매우 유망한 분야로 평가받는다. 이는 전 세계적으로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고, 사이버 위협이 증가하면서 사이버 보안의 중요성이 급격히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포춘비즈니스인사이트에 따르면 전 세계 CTI 시장은 2023년 49억3,000만달러(약 7조1,780억원)에서 지난해 58억달러(약 8조4,448억원)로 커졌다. 오는 2032년에는 248억5,000만달러(약 36조1,816억원)로 매년 20.0%씩 성장할 전망이다.
샌즈랩은 전 세계 시장에서 주요 CTI 사업자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지난해 3월부터 마이크로소프트(MS)와 협약을 맺고 AI 기반 사이버보안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 양사는 지난해 6월 생성형 AI 활용 보안 세미나에서 샌즈랩의 CTI 플랫폼 CTX와 MS의 애저 클라우드 인프라 연동 체계를 시연하기도 했다.
샌즈랩은 지난해 11월 MNX를 조달청 디지털서비스몰에 조달 등록에 성공함에 따라, 올해는 공공시장을 본격 공략한다는 구상이다.
다만 상장 이전부터 준비해 오던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구축은 숙제다. 당초 지난해 구축을 마쳤어야 하지만 안전성과 입지 조건 등을 고려하다 보니 구축이 늦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샌즈랩 관계자는 “폐교된 학교, 캠핑장 등 ESG적인 부분을 비롯해 안전성 확보, 인프라 규모, 비용 등 모든 요소들을 검토하다 보니 데이터센터 건축이 늦어지고 있다”며 “IDC를 위한 공모자금은 아직 그대로 보유하고 있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서도 올해 샌즈랩이 실적 개선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김학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2024년은 제품의 개발 완료 및 마케팅 중심의 한 해였다면 2025년은 본격적인 제품 판매가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된다”며 “CTX와 MNX를 기반으로 제품 판매가 원활히 이루어지고 MS와의 협업 결과물이 나타난다면 실적 개선세가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