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시그넷 미국 텍사스 공장. ⓒSK시그넷
▲SK시그넷 미국 텍사스 공장. ⓒSK시그넷

미국 정부 보조금 받기 위해 현지 공장·법인서 생산·공급 전담 

[SRT(에스알 타임스) 선호균 기자] 국내 전기차 충전기 업계(SK·롯데)가 자회사 및 합작회사를 통해 미국 시장에 진출하고 있지만 캐즘 여파로 인한 전기차 충전기 출하 둔화 영향으로 시장 공략에 고전하고 있다. 

3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SK시그넷은 지난해 연간 매출 511억원, 영업손실 1,436억원을 기록했다. 전해인 2022년 연간 매출 1,626억원, 영업이익 35억원보다 매출은 68.5%(1,115억원) 줄었고 적자전환했다. 

SK시그넷은 지난 5월 미국 전기차 충전 인프라 보조금 정책 사업에서 14%의 점유율로 충전기 공급사 중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미국 정부는 7만5,000마일(12만㎞) 이상의 주요 고속도로를 따라 전기차 충전소를 구축하기 위해 5년간 50억달러(6조8,175억원)의 예산을 투자한다. 2030년까지 충전소 5만곳을 구축하는게 목표다. 

SK시그넷은 지난해 7월부터 미국 텍사스 공장에서 충전기 양산을 진행중이다. 이 곳은 연간 1만기의 초급속 충전기 생산능력을 확보하고 있다. 미국 전기차 충전 인프라 확대 정책(NEVI)은 총 50억달러(7조3,675억원)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으로 보조금 수령 조건은 미국 현지에서 충전기를 생산하는 것이다. 

SK시그넷은 2018년 북미 충전사업자(CPO)인 EA의 충전 인프라 수주를 시작으로 2023년 미국 프란시스 에너지와 2027년까지 1,000기 이상의 400㎾급 초급속 충전기를 5년간 장기 공급하는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증권업계는 SK시그넷의 실적 악화 요인으로 충전기 품질 이슈와 출하 둔화 영향을 꼽았다. 

IBK투자증권 이현욱 연구원은 “실적 악화의 주된 요인은 급속충전기 파워 모듈 품질 이슈로 인한 반품충당부채 반영과 북미향 전기차 충전기 출하 둔화 영향”이라며 “북미 전기차 충전 인프라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미국 제조 공장 보유가 필수적”이라고 평가했다. 

롯데이노베이트 자회사 이브이시스도 2027년까지 상장해야할 처지에 놓였다. 롯데이노베이트는 2022년 1월 전기차 충전기 제조사 이브이시스를 인수한 이후 재무적투자자(FI)로부터 대규모 자금을 조달받았다. 

롯데이노베이트는 당시 FI 스틱얼터너티브자산운용으로부터 제3자배정 유상증자(400억원, 전환우선주)를 통해 자회사 이브이시스에 대한 신규 투자를 유치했다. 롯데이노베이트는 FI로부터 투자금을 유치할 당시 5년 내 기업공개(IPO)를 약속했다. 2027년 내 IPO를 실행하지 않을 경우 FI는 롯데이노베이트에 ‘투자금+수익률 3%’를 더한 금액으로 풋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 

반대로 롯데이노베이트는 스틱얼터너티브자산운용이 보유한 이브이시스 지분 일부를 매수할 수 있는 콜옵션을 보유했다. 이 기업은 인수 후 매출이 늘어나고 있다. 이브이시스는 지난해 매출 804억3,210만원으로 전년(488억8,891만원) 대비 64.5% 증가했다.  다만 지속된 적자는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이브이시스는 2022년 롯데이노베이트에 인수된 이후에도 흑자전환을 이루지 못했다. 이브이시스는 지난해 영업손실 26억4,993만원으로 전년(28억3,019만원)보다 적자 규모는 줄었다. 

한편, 현재 전기차 충전기 사업은 미래 성장성은 있으나 아직 수익 확대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충전기 시장도 고전하고 있다.  북미 전기차 충전기 업계도 주가가  곤두박질쳤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캠벨에 본사를 둔 미국 전기자동차 인프라 회사인 차지포인트홀딩스(ChargePoint Holdings Inc.)는 4년전인 2020년 12월 24일 주당 46.10달러를 기록해 최고점을 나타냈지만 이후 지속 하락해 30일 현재 주당 1.14달러로 88.43% 감소한 주가를 보여주고 있다. 이는 미국 내 충전기 기업도 시장 공략에 고전하고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 

저작권자 © SR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