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와이오밍주 테라파워 소형모듈원자로(SMR) 발전소 조감도. ⓒ두산에너빌리티
▲미국 와이오밍주 테라파워 소형모듈원자로(SMR) 발전소 조감도. ⓒ두산에너빌리티

한국수력원자력·한국전력 등 K-원전 구성 주체 추진력 영향 미칠 듯

[SRT(에스알 타임스) 선호균 기자] 원자력발전 주기기 제조와 가동원전 서비스를 담당하는 두산에너빌리티가 그동안 원전 정책을 지지했던 윤석열 대통령이 탄핵되고 국회에서 원전 관련 예산이 삭감되면서 난처한 입장에 처했다. 

한국수력원자력과 한국전력공사와 함께 K-원전의 3대 축으로 기능하는 두산에너빌리티는 매출의 10~20%에 이르는 원자력발전 사업과 관련된 국가 예산이 줄어들어 사업 운영이 위축되지는 않을지 고민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전 정부였던 문재인 정부 시절 탈원전·탈석탄 정책으로 회사 주력 사업이 흔들려 큰 손실을 봤던 두산에너빌리티로서는 에너지사업 자금 확보를 위한 그룹 내 사업 재편에 있어 난항을 거듭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3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두산에너빌리티는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 3조3,955억원, 영업이익 1,147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18.2%, 63.1% 줄었다. 전분기보다는 각각 18.1%, 62.9% 감소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현금유동성을 나타내는 유동비율이 올해 3분기 기준 108.7%를 나타냈다. 통상 재계에서는 유동비율 200% 이상을 양호한 수준으로 평가한다. 유동부채를 갚을 수는 있지만 현금흐름이 부족한 상황이다. 3분기 순차입금은 지난해 말(2조2,934억원) 기준 73.3%(1조6,824억원) 증가한 3조9,758억원이다. 

하나증권 유재선 연구원은 “자회사 두산밥캣 매출 감소가 연결실적 둔화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며 “일부 프로젝트 진행 관련 비용 선투입으로 인한 부진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지난 14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후 국회에서는 내년도 예산안을 확정함에 있어 원전 사업 관련 예산을 삭감했다. 

앞서 지난 10일 민주당은 원전 관련 예산을 심의하는 과정에서 정부 제출안인 1,500억원보다 500억원 줄어든 1,000억원으로 편성했다. 차세대 원자로 기술인 소듐냉각고속로(SFR) 연구개발 예산은 당초 70억원에서 7억원으로 줄고, 소형모듈원자로(SMR) 제작지원센터 구축 예산인 54억원도 삭감됐다. 

다행히 두산에너빌리티는 복합화력·열병합 발전 설비 등 주력 사업에 가스터빈 및 수소·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병행하고 있어 예산 삭감 타격은 줄어들 전망이다. 

하지만 실적 하향세를 보여준 두산에너빌리티로서는 내년 사업에 있어 확실한 모멘텀이 필요한 상황이다. 

유재선 연구원은 “주요 빅테크 업체들의 SMR에 대한 관심이 MOU와 지분투자 등으로 표현되는 가운데 EU산업 연합이 선정한 두 개의 프로젝트가 루마니아에서 나왔다”며 “해당 루마니아 프로젝트는 지난 7월 FEED 2단계 계약을 체결하는 등 진척 속도가 상당하며 최근 미국 수출입은행에서도 자금 지원 승인을 받았다”고 평가했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미국과 유럽에서 원전이 무탄소에너지원으로 자리잡으며 호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어 두산에너빌리티에게 유리한 형국이지만 국내에서는 전력수급기본계획이 확정되고 반영되는 방향에 따라 영향을 받을 수도 있다는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두산에너빌리티 관계자는 “K-원전은 한국수력원자력이 입찰 후 수주에 성공하면 설계부문은 한국전력에, 주기기 제작은 두산에너빌리티에, 원전 건설은 대우건설 등 건설사에 맡기는 형태로 진행된다”며 “현재 두산에너빌리티는 한수원이 주문 제작한 SMR을 파운드리 형태로 생산·공급하는 구조로 제작 기술 업그레이드에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두산에너빌리티는 기업 특성상 자체적인 투자금 확보가 필요하며 1·2차 협력사와의 공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예산이 확보되지 않아 원전 산업이 위축되면 그 피해도 고스란히 협력사가 50~100% 부담하는 구조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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