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쉴더스, '시큐레이어' 인수로 보안관제 시장 선도 가능할까

2029년까지 플랫폼 고도화 목표 

시장 강자 이글루코퍼레이션과 경쟁 예고

[SRT(에스알 타임스) 문재호 기자] SK쉴더스가 보안관제 솔루션 기업 '시큐레이어'를 인수한 가운데 시장의 메기가 될지 주목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SK쉴더스는 지난 18일 빅데이터 분석 및 인공지능(AI) 플랫폼 기반의 통합 보안관제 솔루션 기업 '시큐레이어'를 인수한다고 밝혔다. 시큐레이어의 유효 지분 66.7%를 취득해 자회사로 편입한다는 것이다. 

SK쉴더스는 시큐레이어 인수를 통해 국내 보안관제 시장을 주도한다는 구상이다. 보안관제 서비스는 ▲보안관련 정보 수집 ▲이상 트래픽 탐지 ▲해킹 분석 ▲접근 차단 등 대응 ▲고객에 보고 수행 등으로 구성된다.  

SK쉴더스는 시큐레이어 인수를 통해 현 보안관제(SOC) 플랫폼 '시큐디움'의 방어체계를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2029년까지 3차에 걸친 단계별 이행 안을 만들어 SOC 플랫폼을 고도화한다는 계획이다. 먼저 내년 5월 완료를 목표로 진행되는 1차 단계는 보안 정보 및 이벤트 관리(SIEM) 교체·보안 운영 위협 대응 자동화 기술(SOAR)을 도입한다. 내년 9월부터 2026년 12월까지 진행될 2차 단계는 주문형 서비스 수준 계약(SLA)과 AI·기계학습을 적용할 예정이다. 2027년부터 2029년까지 예정된 3단계는 생성형 AI와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를 탑재한다.  

SK쉴더스는 올해 상반기까지 국내 SOAR와 SIEM, AI 조달 시장에서 점유율 59%를 차지한 시큐레이어의 점유율 확대를 지원하는 한편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영역은 공동으로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구체적으로 SK쉴더스는 시큐레이어의 데이터 분석 기술과 SOAR 기능을 시큐디움 플랫폼에 내재화해 글로벌 서비스 확장이 가능한 보안 관제 플랫폼 구축에 주력할 계획이다. 다만 ‘인수 후 합병(PMI)’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글로벌 사업 계획 공개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SK쉴더스 관계자는 “시큐레이어의 플랫폼을 고도화해 나가는 가운데 해외 진출 계획을 구체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SK쉴더스가 보안관제 시장 공략을 본격화함에 따라 시장에서 신제품 개발과 투자 등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이글루코퍼레이션과의 경쟁 구도가 점쳐진다. 양사의 지난해 매출액은 SK쉴더스와 이글루코퍼레이션이 각각 1조8,735억원, 1,069억원으로 차이가 크지만 이글루코퍼레이션은 보안관제 시장의 강자로 알려져 있다. 

이글루코퍼레이션은 보안관제 기업을 넘어 보안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AI, 클라우드, 운영기술(OT) 등으로 사업을 확장해 왔다. 이글루코퍼레이션이 2021년 출시한 클라우드 보안관제 솔루션은 마이크로소프트와 파트너십을 맺고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 '애저(Azure)'에 제공하고 있다. 아마존웹서비스(AWS), KT클라우드, NHN클라우드 등에도 SaaS를 공급한다.

이글루코퍼레이션의 통합보안관리분야 제품인 스파이더 TM(SPiDER TM)은 공공 시장점유율 70% 이상(자체 추산)을 기록해 10년 이상 시장점유율 1위 자리를 수성하고 있다. 현재 공공기관, 금융권, 통신 등 다양한 분야에 도입돼 총괄적 관제업무에 활용되고 있다.

성재욱 한국기술신용평가 선임연구위원은 “인공지능 보안 시장의 성장, 지속적인 연구개발(R&D)을 통한 신규 솔루션 개발 및 고객의 보안 환경에 부합하는 다각화된 보안 포트폴리오 구축 등으로 이글루코퍼레이션의 매출은 성장세를 지속하며 2023년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며 “2024년 1월 이후 건조 계약되는 선박은 국제선급협회(LACS)에서 제정한 사이버보안 공통 규칙‘UR E26(선박 사이버 복원력)’에 따라 보안 솔루션 탑재가 의무화되므로, 향후 선박용 OT 보안 솔루션 매출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SK쉴더스 관계자는 “시큐레이어의 인수가 보안 관제 선도 기업으로 도약하기 취지인 것은 맞지만 이글루코퍼레이션과 사업 범위가 명확히 겹치지는 않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