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심 올해 3분기 영업이익 전년대비 32.5%↓
매출 비중 큰 해외법인 고전…미국 중국법인 실적 감소
[SRT(에스알 타임스) 박현주 기자] 신라면으로 잘 알려진 농심이 올해 실적 부진으로 고전하고 있다. 경쟁사 삼양식품의 영업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100% 이상 늘어난 것과 대조적이다. 이는 내수 시장 위축과 매출 비중이 큰 미국·중국법인의 부진 탓이다.
이에 농심은 그간 해외공장·법인설립 등 미·중 시장을 공략해왔던 만큼 미국 생산라인 증설과 유럽시장 공략, 수출공장 설립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새로운 해외모멘텀을 확보한다는 입장이다.
19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농심은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376억원으로 1년 전보다 32.5% 감소했다. 매출액은 8,504억원으로 0.6% 줄었다. 영업이익률은 4.4%를 기록했다. 시장 기대치 대비 28.9% 하회한 수준이었다.
농심의 실적 부진은 매출 비중이 큰 미국과 중국 법인의 이익 감소가 영향을 미쳤다. 농심의 해외법인 가운데 수익 비중이 가장 큰 농심 아메리카는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매출 4,421억원, 분기순손익 30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매출액(4,498억원)과 순이익(307억원)이 모두 감소했다. 때문에 농심의 해외 모멘텀이 위축되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중국법인 매출은 3분기 기준 810억원으로 전년(945억원) 대비 14.3% 감소했으며 캐나다법인 매출(208억원)으로 전년(238억원) 대비 12.4% 감소했다. 다만 같은 기간 일본 매출은 22.2%, 호주 매출은 15.4%, 베트남 매출은 20.4% 증가했다. 농심의 수출 주요국가인 미국·중국 등이 매출에서 부진했던 것이다.
특히 올해 3분기 중국사업의 성과가 줄어들었다. 매출(수익)에서 내부거래액을 제한 외부고객으로부터의 수익 기준으로 보면 올해 3분기 중국 334억원으로 전년(423억원) 대비 21.0% 감소했다.
내수 시장도 부진했다. 국내 사업의 영업이익은 17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0.5% 감소했다. 경기 둔화 영향으로 시장규모가 축소되며 특히 스낵(-6.6%), 음료(-13.8%) 카테고리에서 매출 감소폭이 컸다.
권우정 교보증권 연구원은 “농심은 국내 판매부진과 중국 유베이 거래 마무리 지연, 북미 판매촉진비 증가 등에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실적을 냈다”고 진단했다.
4분기 실적도 고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농심 4분기 추정 영업이익은 기존 추정치 461억원 대비 10.63% 하향된 412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영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소비 침체 및 프로모션 증가 영향으로 국내 및 해외 법인의 수익성 지표가 하락했으며, 이를 반영해 실적 추정치가 다소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부진한 실적 만큼 주가도 하락세다. 이달 18일 종가기준 농심 주가는 37만7,500원으로 연초 대비 8.48% 하락했다. 반면 경쟁사 삼양식품은 올해 연초 대비 201.49% 상승했다.
농심 측은 "농심은 그간 업계 선도적으로 법인·생산인프라 구축, 적극적인 현지 마케팅으로 해외시장을 공략해왔다"며 "미국·중국 시장의 경우 시장 안정세에 들면서 실적 증감 폭이 그리 크지 않다보니 주가 반등요인으로 크게 작용하지 않았을 뿐 해외 모멘텀이 부진하다고 보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의 경우는 소비 침체인 현지 시장 상황을 인지하고 있고 미국의 경우 수요대비 공급이 따라가지 못할 만큼 여전한 수요에 앞서 제1공장, 2공장 설립하면서 글로벌 생산능력을 확대했다"며 "앞으로 유럽시장 공략을 위해 유럽법인 추진, 녹산공장 설립 등 글로벌 생산능력 확대와 공략으로 해외 모멘텀 확보에 지속적으로 힘쓸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