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쇼핑 시즌에도 불구, 마케팅 비용 부담과 시장 경쟁 심화로 가전 업계의 4분기 실적 부진이 전망된다. ⓒUnsplash
▲연말 쇼핑 시즌에도 불구, 마케팅 비용 부담과 시장 경쟁 심화로 가전 업계의 4분기 실적 부진이 전망된다. ⓒUnsplash

마케팅 비용 증가에 영업이익 줄어들 듯…재고 처리 우선

[SRT(에스알 타임스) 윤서연 기자] 가전 빅2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올해 4분기 가전 실적이 요원할 것으로 보인다. 가전 시장 수요 정체와 경쟁 심화에 더해 연말 성수기 마케팅 비용 증가 등으로 영업손실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지난 11월부터 블랙프라이데이에 이어 사이버먼데이, 크리스마스 등 연말 쇼핑 시즌 판촉을 강화하고 있다. 쌓인 재고를 털어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 만큼 양사는 TV, 세탁기 등 최대 30~40% 이상 할인하며 최저가 전쟁을 벌이고 있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이번 블랙프라이데이 전체 소비는 전년 대비 3.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오프라인에서는 0.7% 증가에 불과한 반면 온라인 판매액에서 10.2% 증가하며 소비를 이끌었다. 

내년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미국 내에서는 수입품 관세 정책으로 인한 물가상승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실제 2018년 트럼프 행정부 1기 당시 세이프가드 정책으로 삼성과 LG 등이 생산한 수입 세탁기에 고율 관세를 부과돼 가격이 인상된 바 있다. 이에 맞춰 가전 기업들도 할인 폭을 늘리며 소비자 지출을 촉진하는 마케팅에 열을 올리는 모양새다.

소비가 늘어난 것은 긍정적이지만 실적 측면에서는 개선세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소비가 활발한 4분기는 대표적인 가전업계 성수기로 꼽히지만 그만큼 마케팅 경쟁이 치열해 많이 판다고 해서 이익도 늘어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실제 각사 IR자료에 따르면 양사는 지난해 4분기 가전 부문에서 적자로 돌아선 바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TV(VD)·생활가전 4분기 매출액 14조2,600억원, 영업손실 500억원을 기록하며 분기 적자로 전환했다. 2022년 4분기에도 영업손실 600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당시 회사는 전반적인 TV 시장 수요 정체와 경쟁 심화에 따른 제반 비용 증가로 수익성이 감소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LG전도 처지가 비슷하다. LG전자에서 TV 사업을 담당하는 홈엔터테인먼트(HE)사업본부는 2023년 4분기 매출 4조1,579억원, 영업손실 722억원을, 생활가전 사업을 담당하는 H&A 사업본부는 매출 6조6,749억원, 영업손실 1,156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비 1.7%씩 감소한 수치다. 연중 최대 할인 행사가 몰리는 계절적 특성상 매출은 늘었지만 마케팅 비용 증가로 적자를 본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가전업계의 4분기 마케팅비 증가는 쇼핑 행사와 맞물린 당연한 상황이며 올해도 비슷할 것으로 점쳐진다”고 말했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통상 가전 업계는 에어컨, 냉장고 수요가 상반기 집중되고 하반기에는 판촉 행사로 마케팅 비용이 증가하는 흐름을 보인다"며 "4분기는 소비자 입장에서 1년 중 최저가로 살 수 있는 몇 안 되는 시즌인 데다 기업 입장에선 재고관리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공략할 수밖에 없는 시기"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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