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건조기 열교환기 관리법. ⓒ삼성전자
▲삼성전자 건조기 열교환기 관리법. ⓒ삼성전자

'직접 관리형' 고수했던 삼성…세탁건조기에 자동세척 기능 탑재

[SRT(에스알 타임스) 윤서연 기자] 최근 가정에서 건조기를 사용하는 비율이 증가하면서 관리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건조기는 사용 및 관리 방식에 따라 성능과 위생 상태가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제대로 관리되지 않은 건조기는 성능 저하뿐 아니라 위생 문제까지 유발할 수 있다. 가전 빅2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각각 수동세척과 자동세척을 고수하고 있는 가운데 삼성이 소비자의 의견을 반영해 자동세척으로 변경할지 주목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한 누리꾼 A씨 최근 인스타그램에 삼성 그랑데 AI 건조기 관리법을 공유하며 LG전자 제품과의 차이를 언급한 글을 올렸다. A씨는 “돌리기 전에 필터 먼지만 닦으면 끝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며 “삼성전자 제품은 직접 열교환기도 관리해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해당 게시물은 3,000개 이상의 댓글을 받았다. 누리꾼 B씨는 "삼성 제품을 몇년째 사용 중인데 처음 알았다"고 썼다. 이외 "LG 제품은 직접 할 필요 없이 자동 청소된다" 등 건조기 구매를 고민 중인 소비자들로부터 관심을 모았다. 

건조기의 핵심 부품 중 하나인 열교환기(콘덴서)는 습기를 포함한 뜨거운 공기를 냉각시켜 건조된 공기로 바꾸는 역할을 한다. 열교환기는 금속 핀이나 코일 형태로 설계돼 먼지나 섬유 찌꺼기가 쌓이기 쉬워 주기적인 청소가 필수적이다. 전문가들은 매일 건조기를 사용하는 가정을 기준으로 연간 3회 이상 청소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LG전자는 자동세척 기능을 통해 열교환기를 관리할 수 있는 콘덴서 케어 시스템을 제공하고 있다. 사용자가 건조 후 직접 청소할 필요 없이 자동으로 콘덴서를 세척해 주는 시스템이다. 콘덴서 케어 기능 사용 전 세탁물과 배수통을 빼낸 후 그 자리에 물을 1리터가량 부어준 후 다시 배수통을 넣어 콘덴서 케어 코스를 작동시킬 수 있다. 건조코스 이용 시마다 작동하는 콘덴서 세척 기능 외에도, 건조코스 30회 사용 시마다 추가로 콘덴서 세척이 이뤄진다. 

반면 삼성전자는 수동 세척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사용자가 패널을 직접 분리해 전용 솔과 천으로 먼지를 제거하는 방식으로, 안전성과 완벽한 관리가 가능하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삼성전자 공식 홈페이지에 안내된 관리법에 따르면 마이크로 안심필터를 사용할 경우 청소 주기는 300회 당 1회 알람으로 청소 주기를 알려준다. 

▲삼성전자 비스포크 AI 콤보 열교환기 자동세척 기능. ⓒ삼성전자
▲삼성전자 비스포크 AI 콤보 열교환기 자동세척 기능. ⓒ삼성전자

소비자들은 삼성전자의 수동 관리 방식에 대해 “청소가 번거롭고 먼지가 굳어 제거하기 어렵다”며 불만을 제기해 왔다. 이러한 피드백을 반영한 듯 삼성전자는 2024년형 비스포크 AI 콤보(세탁건조기)에 자동세척 기능을 도입했다. 이 시스템은 고압 직수 분사를 통해 열교환기를 자동으로 청소한다. 다만 일반 건조기에는 자동세척 기능은 탑재돼 있지 않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현재 일반 건조기 라인업에는 자동세척 기능을 지원하지 않고 있다"며 "세탁건조기의 경우 물의 세기라던가 공급에 있어 제약 조건이 없기 때문에 자동세척 기능이 추가된 것이며 일반 건조기는 소비자가 직접 청소를 원하는 경우도 있고 물이 직접 공급되지 않는 데다 남은 물을 사용할 수도 없어 추가하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가 수동세척 방식을 유지했던 이유 중 하나로 LG전자의 자동세척 기능 논란이 거론된다. LG전자는 2016년 콘덴서 자동세척 시스템을 처음 도입하며 ‘건조 시마다 자동으로 먼지를 제거한다’는 점을 강조했으나, 실제로는 세척이 원활하지 않아 악취와 곰팡이 문제가 발생했다는 소비자 측 주장이 제기됐었다. 이후 2019년 한국소비자원의 조사 결과 LG전자의 과실이 일부 인정돼 약 145만대의 무상 수리가 권고됐다. 또한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는 LG전자에게 위자료 지급을 권고했으나 양측의 반발로 손해배상 소송으로 이어졌다. 재판부는 LG전자가 정신적 손해 배상으로 건조기당 2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지만, 양측 모두 항소해 결과는 내년 2월 12일 나올 예정이다.

LG전자 관계자는 "당시 제품에 하자가 있던 건 아니었다"며 "광고 미흡 등 일부 과실이 인정돼 주무부처로부터 과징금과 시정 명령에 따라 현시점에서는 해결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건조기 열교환기 관리법은 이제 자동세척이 표준이 될 것"이라며 "수동 세척의 경우 굳어버린 먼지를 떼어내야 해 자칫 제품 파손으로 이어질 수 있다. 앞으로는 직접 관리하지 않고도 제품 자체에서 관리가 가능한 소비자 편의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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