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 투자회사 전환 선언 후 성장세…부채비율 대폭 감소
[SRT(에스알 타임스) 윤서연 기자] SK네트웍스가 지난 2월 AI 중심 사업형 투자회사로의 전환을 선언한 후 관련성 적은 사업을 정리하는 등 체질개선에 집중하고 있다. 이에 따라 300% 이상이던 부채비율이 절반가량 감소하는 등 유동성 확보에도 성공하며 재무건전성이 개선된 모습이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SK네트웍스의 3분기 기준 부채비율은 173.71%로, 전분기 336.79% 대비 절반 가까이 낮아졌다. 지난 2월 AI 중심 투자회사로 전환하며 관련성 적은 사업 부문을 정리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SK네트웍스는 지난 8월 SK렌터카를 매각하고, 9월에는 스피드메이트 사업부를 분사했다. 매각에 따른 차입금을 상환하면서 현금성 자산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유동비율도 개선됐다. 유동비율은 기업의 유동성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지표로 100% 이상이면 안정적, 100% 이하일 경우 단기 지급 능력이 부족하다고 판단한다. SK네트웍스의 경우 지난해 말 60.7%에서 3분기 말 105%로 증가했다. 내달 1일부로 트레이딩 사업 부문도 독립할 예정에 따라 재무건전성도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업부문 성장세도 긍정적이다. SK네트웍스의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13.9%, 74.9% 늘어난 2조428억원, 286억원을 기록했다. 스피드메이트 물적 분할에 따라 분사 비용과 정보통신 사업부 내 IT 장비 재고 관련 손실 등 일부 일회성 비용이 반영됐음에도 SK매직과 워커힐이 실적을 견인했다.
SK매직의 경우 올해 3분기 영업이익 297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비 87.0% 증가했다. 올 상반기 출시한 초소형 직수 정수기에 대한 긍정적 반응이 이어지고 있고 마케팅 비용 절감에 따른 운영 개선 성과가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내년 중으로 선보일 AI 제품 또한 주목된다. SK매직은 지난 3월 AI 성장실을 신설하고 연구개발을 진행 중이다. 정수기, 공기청정기는 물론 반려동물, 헬스케어 같은 AI 중심의 웰니스 서비스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SK네트웍스의 AI 기술 개발 전문 조직 '피닉스 랩' 또한 SK매직의 AI 역량 강화를 지원 중이다.
워커힐 또한 가을 시즌을 맞아 숙박 패키지 등으로 방문객을 이끌었고 온라인으로 김치와 간편식, 리빙 제품 등을 판매하는 워커힐 스토어 매출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SK네트웍스는 4분기 기업가치 제고에 더욱 힘쓰겠다는 방침이다. 지난 10월에는 말레이시아 유력 그룹인 선웨이와 협약(MOU)을 맺고 AI 중심 사업 협력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에 양사는 합작법인을 설립하는 등 다양한 협업 방안을 논의 중이다. 또한 2026년까지 자기자본이익률(ROE)을 현재보다 1.1%포인트 높은 3.5%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유재선 하나증권 연구원은 "SK매직과 워커힐 등 주력 부문의 실적 성장이 지속되는 가운데 AI 관련 신제품은 2025년 초 출시 예정이며 이후 시장 반응이 향후 실적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사업부 개편으로 이자비용 또한 유의미하게 감소하고 있어 2026년 자기자본이익률(ROE) 3.5% 이상 달성에는 무리가 없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다만 전체 매출액의 58.3%를 차지하는 정보통신 부문에서는 IT 유통 사업 내 부진 재고 소진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전년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올 3분기 정보통신 부문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18% 늘어난 1조2,742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전년비 6.9% 감소한 134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분기(102억원) 대비 증가했지만 4분기에는 신규 단말기 출시 부재와 비용 이슈 추가 발생 등으로 이익률 감소가 예상된다.
백재승 삼성증권 연구원은 "4분기에도 IT 사업 재고 조정이 이어질 전망이나 호텔 사업 성수기 등을 토대로 영업이익은 견고한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며 "다만 SK매직은 1년 이상 계정 수 확대가 미미해 내년에는 AI 기능 탑재한 신제품 출시와 성장성 확보 전략이 관건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SK네트웍스 관계자는 "3분기 정보통신 사업의 경우 아이폰 16 조기 출시 효과가 일부 반영됐으며 이러한 영향은 주로 4분기 실적에 더 크게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며 "매출은 전년 대비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