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판교오피스 전경 ⓒ 카카오
▲카카오 판교오피스 전경 ⓒ 카카오

올해 과징금만 900억원대…주가 반등 '안갯속'

[SRT(에스알 타임스) 윤서연 기자] 카카오그룹이 사법 리스크의 늪에 빠졌다. 총수 부재라는 초유의 상황으로 위기를 맞더니 올해 카카오톡, 카카오모빌리티 등 계열사 전반에 걸쳐 과징금 폭탄이 이어지고 있다. 기업 이미지가 크게 훼손된 가운데 주가 반등의 가능성도 불투명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 올해 과징금 917억원…업계 최고 수준

19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카카오그룹이 부과받은 과징금은 총 917억원에 달한다. 총액으로 보면 국내 기업 중 올해 가장 많은 금액이다. 

올초에는 음원플랫폼 ‘멜론’이 구독 상품 중도 해지 미고지로 9,800만원, 5월에는 카카오톡 개인정보 유출 사건으로 151억원, 10월에는 카카오모빌리티의 콜차단 혐의로 724억원, 최근에는 분식회계 혐의로 41억여 원이 부과됐다.

카카오톡의 경우, 오픈채팅에서 이용자 개인정보가 불법 거래된 정황이 드러나며 개인정보보호위원회로부터 역대 최대 과징금을 받았다. 6만 5,000건 이상의 개인정보 유출 사실이 밝혀지자 개인정보위는 안전조치 의무 및 유출 신고·통지 의무 위반으로 과징금과 과태료를 부과했다. 카카오는 이에 반발해 행정소송을 제기하며 법적 대응에 나섰다.

카카오모빌리티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경쟁업체에 영업 비밀 제공을 요구하거나 이를 거부한 업체의 택시 호출을 차단했다는 이유로 724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카카오모빌리티 또한 법 위반 행위는 없었다며 행정소송을 진행하기로 했다. 또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매출과 비용을 의도적으로 부풀린 분식회계 혐의로 증권선물위원회로부터 41억여 원의 과징금이 추가로 부과됐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정부가 플랫폼 공정경쟁을 위해 추진 중인 다양한 노력에 지속 협조하는 한편, 행정소송을 통해 법 위반 행위가 없었음을 법원에서 적극 소명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추가적인 리스크도 남아있다. 카카오페이는 고객 동의 없이 고객 정보를 제3자인 중국 알리페이에 넘겼다는 의혹으로 현재 개인정보위의 조사를 받고 있어 과징금 위기에 놓여 있다. 과징금 제재로 이어질 경우 그룹 내 과징금으로 인한 금전적 부담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 연이은 최저가 기록…“과거와 같은 성장동력 쉽지 않아”

카카오 주가는 연초 6만 1,000원 선에서 시작해 현재 3만 5,000~6,000원 사이에서 등락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내년에도 광고·커머스 사업의 경기 변동성이 이어지며 성장성 둔화를 예상하고 있다. 주가 반등 전망도 안갯속으로 접어들고 있다.

이창영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는 주 사업인 광고, 커머스의 경기 변동에 따른 실적 등락이 내년에도 반복돼 성장성은 둔화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과거와 같은 성장동력 회복이 쉽지 않고 진행되고 있는 비핵심 사업 정리, 핵심 사업 집중을 통한 수익성 개선만이 주가 회복이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회사는 올해 들어 비핵심 계열사 정리와 인공지능(AI) 신사업 추진 등 쇄신을 시도하고 있지만, 신뢰를 회복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지난 18일 임원 9명이 일제히 자사주 4억5,000만원어치를 매입하며 책임경영에 나섰지만 이러한 조치가 그룹의 근본적 신뢰 회복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카카오 관계자는 "이번 자사주 매입은 책임 경영 강화와 주주 신뢰 회복 차원에서 자발적으로 주식을 매입한 것"이라며 "카카오 CA협의체에서도 계열사 이슈를 전반적으로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과징금 건과 관련한 별도의 입장은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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