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스팀' LG는 전용세제…보안성 강화는 기본
[SRT(에스알 타임스) 윤서연 기자] 중국 로봇청소기의 보안·안전성 문제가 연일 화두다. 일부 중국산 로봇청소기 세정제에 유해 성분이 포함돼 있다는 사실과 카메라 해킹 피해 사례가 불거지면서 국내 소비자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이에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업체가 보안과 안전성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점유율 탈환에 나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8일 환경부에 따르면 중국산 로보락과 에코백스 로봇청소기의 전용 세정제에는 메틸이소티아졸리논(MIT)과 클로로메틸이소티아졸리논(CMIT) 등의 보존제가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성분들은 고농도에서 흡입할 경우 인체에 유해할 수 있어 과거 가습기 살균제 사건에서도 큰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또한 미국에선 에코백스 로봇청소기의 카메라와 마이크가 해킹되는 등 보안 취약성이 지적되면서 사생활 유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에코백스 측은 결함이 수정됐으며 보안 업그레이드를 제공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중국산 로봇청소기는 국내 시장에서도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로보락은 올해 상반기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에서 46.5%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1위에 올랐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올인원 로봇청소기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기 전, 중국산 제품들이 기술력과 빠른 시장 선점을 통해 틈새를 공략했기 때문이다. 이후 삼성과 LG가 올해 올인원 로봇청소기를 첫 출시하며 시장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 삼성전자, 고온 스팀 살균…녹스로 해킹 위험 최소화
삼성전자가 지난 4월 선보인 로봇청소기 ‘비스포크 AI 스팀’는 세정제를 사용하지 않고 물걸레에 고온 스팀을 이용한 살균 기능을 채택했다. 이 제품은 물걸레를 스팀으로 살균한 후, 100도에 가까운 고온 스팀을 활용해 살균을 완료하고 55도의 열풍으로 건조해 냄새와 유해균 발생을 최소화한다.
최근에는 스팀집중모드를 업데이트해 물걸레 위생 기능을 강화했다. 스팀 분사 기간을 늘려 살균과 탈취 성능을 보완했다. 삼성전자 측에 따르면 비스포크 AI 스팀은 국제 공인 시험 인증 기관인 인터텍(Intertek)을 통해 살균과 탈취 성능을 입증받았다. 대장균과 황색포도상구균, 녹농균 등 박테리아 3종을 제거할 수 있으며, 물걸레 살균 효과 99.99%, 탈취 효과 95%를 검증받았다.
보안성 또한 독자 보안 솔루션인 ‘삼성 녹스(Knox)’를 통해 해킹을 방어하고 있다. 녹스 보안 솔루션은 악성 소프트웨어 탐지, 불법 접근 방지, 사용자 데이터 익명화 등의 보안 기능을 포함하고 있어, 로봇청소기 사용 중에도 개인 정보 유출 위험을 최소화한다.
삼성 비스포크 AI 스팀 로봇청소기는 글로벌 인증기관인 UL 솔루션즈의 사물인터넷(IoT) 보안 평가에서 최고 등급인 ‘다이아몬드’ 인증을 획득한 바 있다. 이 인증을 받기 위해선 악성 소프트웨어 변조 방지, 불법 접근 시도 차단, 사용자 데이터 보호 등의 엄격한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 LG전자, 인체 무해 성분 세정제 적용…사생활 보호 강화
LG전자는 지난 8월 '로보킹 AI 올인원'을 출시했다. 로보킹 AI 올인원은 물걸레 세척 시 전용 관리제를 자동 분사하고 열풍 건조로 말린다. 해당 제품에는 가습기 살균제 사건 당시 논란된 성분은 포함되지 않았다.
생활환경안전정보시스템 초록누리에 따르면 'LG전자 로봇청소기 관리제'는 정제수와 알코올을 주성분으로 용매제로는 녹차추출물을 썼다. LG전자는 고객들의 페인 포인트였던 물걸레 냄새와 오수통 냄새를 줄이기 위해 전용 관리제를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공인시험인증기관 인터텍 실험결과 이 전용 관리제를 사용하면 불쾌한 냄새를 유발하는 황화합물(메틸메르캅탄, 이황화메틸) 생성을 약 30% 줄여 악취 발생을 막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최신 보안 기술을 도입하면서 해킹 가능성도 최소화했다. LG전자는 로봇청소기에 LG 표준 보안개발 프로세스(LG SDL)를 적용해 수집된 고객 데이터를 암호화 처리함으로써 외부의 불법적인 탈취나 조작으로부터의 위험을 낮췄다.
또한, LG 로보킹 AI의 카메라는 사물 인식과 장애물 감지에만 사용되며 영상 데이터는 별도로 저장되지 않도록 설계해 사용자 사생활 보호를 강화했다. 필요한 데이터는 권한을 가진 사용자만 확인할 수 있도록 관리하고 있으며, 신제품 출시마다 보안 점검 절차를 철저히 시행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 로보락 "안전 기준 충족…건강에 미치는 위험 낮아" 해명
한편 로보락은 전용 세정제 성분과 관련해 국내 법이 정한 안전 기준을 충족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로보락 관계자는 "전용 세정제 ‘오모 바닥 클리너’는 국내 관련 법령의 안전기준에 맞춰 판매되고 있으며 유해성과 안전성 검사를 마친 제품이다"라며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KCL)으로부터 문제된 성분에 대해 정량 불검출 판정을 받았고 제품 사용시 건강에 미치는 위험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가습기 살균제 성분과 연관이 있다고 알려진 CMIT, MIT 외에 해당 성분들과 유사한 화학 구조를 가진 1,2-벤즈아이소티아졸-3(2H)-온(BIT)은 가습기 살균제 관련 직접적인 위험 연관성이 보고된 바 없다"며 "이 성분 역시 제품 내 함유농도 0.01~0.02%로 안전하게 사용가능한 범위임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누리꾼들은 관련 SNS에 "성분이 미량이라 하더라도 대안이 있다면 굳이 쓰고 싶지는 않다", "집에 신생아와 반려견이 있어 고민했는데 역시 세정제는 위험한 것 같다", "찝찝해서 어떻게 쓰냐" 등의 글을 올리며 불안해하고 있다. 로보락은 최근 국내 오프라인 매장 수를 늘리며 소비자 접점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지만 보안과 안전성 불안을 해소하기 전까지는 소비자 신뢰를 확보하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앞서의 로보락 관계자는 "현재 판매 중인 로보락 전용 세정제는 유해성과 안전성 검사를 모두 통과한 제품으로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다"며 "로보락은 소비자들이 더욱 신뢰할 수 있도록 세정제 관련 내용을 공식 홈페이지에 추가로 안내하고 필요한 콘텐츠를 업데이트하며 투명한 소통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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