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본코리아 상장 앞두고 청약… 경쟁률 772.80대 1, 증거금 11조원 '흥행'
공모가 산정 방식·실적 등으로 상장 이후 기업가치 지속할 지 의문도 제기
[SRT(에스알 타임스) 박현주 기자] 백종원 대표의 더본코리아가 코스피 상장을 앞두고 일반투자자 대상 청약을 마감했다. 수요예측과 청약에서 흥행했다는 평을 받는 가운데 더본코리아의 기업가치에 대한 논란은 여전하다.
우선 내수시장을 기반으로 한 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된다. 이날 일반투자자 공모 청약에서 실권주도 발생했다. 실권주는 회사직원이 주식을 살 권한을 포기한 것이다. 이는 기업의 주가 상승 기대감이 높지 않다는 것을 방증한다. 또한 최근 몇년간 실적이 큰 폭으로 성장하지 못했고, 주요사업인 프랜차이즈사업 관련 마찰(연볼돈카츠 가맹점)도 현재 진행 중이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더본코리아는 지난 28일부터 일반투자자 대상으로 청약 진행한 결과 공모가 3만4,000원에 청약건수 67만3,421건, 주수 6억9,551만9,240주로, 증거금 11조 8,238억원이다. 통합경쟁률 772.80대 1 이다.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이다. 앞서 지난 5월 29일 예비심사청구, 8월 30일 심사승인, 9월 5일 신고서 제출, 10월 18일부터 10월 24일 수요예측을 거쳐 이날까지 청약을 받았다. 배정공고와 납입, 환불은 10월 31일 진행되며 코스피 상장은 11월 6일이다.
최근 백 대표가 출연한 넷플릭스 요리 경연 프로그램 '흑백요리사'의 인기가 청약 흥행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고 풀이된다.
앞서 업계에서는 더본코리아 상장에 대해 회의적인 평가가 많았다. 특히 더본코리아의 가맹사업인 연돈볼카츠와의 마찰이 빚어지면서 상장 추진이 어그러지는 분위기였다. 연돈볼카츠 가맹점주들은 애초에 더본코리아가 가맹사업을 모집할 당시 광고를 통해 보장했던 매출과 다르게 수익이 나지 않아 전체 가맹점의 60%(전체 83개 중 50여개)가 폐점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다 흑백요리사가 대박을 내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더본코리아는 청약에 앞서 진행된 수요예측서 734.67대 1 경쟁률을 기록하며 공모가가 희망 공모가(2만3000~2만8000원) 웃도는 3만4000원으로 확정한 바 있다. 더본코리아의 청약 통합경쟁률은 772.80대 1로, 수요예측 시 경쟁률만큼 부흥했다.
하지만 더본코리아의 기업가치에 대한 논란은 여전하다. 기업가치는 ▲동종업계 평균 주가수익비율(PER) ▲매출과 영업이익 ▲시장점유율 등 다양한 지표로 가늠해볼 수 있다.
먼저 더본코리아 공모가 산정 방식에 거품이 끼어있다는 것이다. 공모가 산정 시 시가총액과 PER이 높은 식품제조유통업체들을 비교대상으로 놓고 공모가를 산정했다는 것이다.
이강일 의원의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더본코리아가 상장 공모가 산정 시 프랜차이즈 기업이 아닌 CJ씨푸드·대상·풀무원·신세계푸드 같은 식품제조유통 전문 기업들을 비교대상으로 뒀다. 이들의 평균 PER 15.78배이다. 시가총액 등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 PER이 10 미만인 프랜차이즈기업들(SPC삼립, 매일홀딩스)은 제외한 것이다. 자칫 상장 후 주가 하락으로 투자자들의 손실 가능성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기존 프랜차이즈들과 비교해서도 운영 기간이 압도적으로 긴 편도 아니다. 이 의원에 따르면 더본코리아는 2008년부터 50개의 브랜드를 운영해왔지만, 현재 살아남은 브랜드는 절반인 25개에 불과하다. 프랜차이즈 평균 운영 기간이 7.7년인 반면 더본코리아는 그 절반 이하인 3.1 년에 불과한 점에서 기업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했다.
이날 더본코리아의 우리사주 조합 청약에서 실권주가 발생하기도 했다. 우리사주를 배정받은 직원들이 인수권을 포기해서다. 이에 따라 일반투자자들은 더 많은 물량을 배정받게 됐다.
통상 실권주는 발행 기업의 시가총액이 납입한 금액보다 낮아질 여지가 있을 때 주주가 자신에게 배정된 신주인수권을 포기해서 발생한다. 쉽게 말해 더본코리아 직원조차 상장 이후 주가가 공모가를 지속적으로 웃돌 가능성에 대해 자신하지 못한다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현재 불황추세인 내수시장에서 얼마나 기업이 성장해나갈 지도 의문이 제기된다. 실상 유통업계에서는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상장을 연기하는 추세였다. 더본코리아의 주요사업은 프랜차이즈다. 실제 더본코리아 매출은 늘었는데, 영업이익은 감소했다. 지난해 프랜차이즈 영업이익 241억(전년 250억원), 유통 6억원, 호텔 7억원(전년 6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