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표시멘트 삼척공장 가보니…친환경 설비 건립에 1,700억원 투자
"ESG 경영 실천·미래동력 확보 집중"…유연탄 대체연료 비중 확대
[SRT(에스알 타임스) 박은영 기자] “삼표시멘트는 생산 중심의 운영에서 환경 중심의 경영으로 전환하기 위해 1,700억원 규모의 친환경 설비 투자를 하고 있으며 오는 2030년까지 2018년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을 21% 감축하고 2050년에는 54% 감축하는 ‘탄소 중립’ 달성할 것이다.”
배동환 삼표시멘트 대표는 지난 23일 열린 삼표시멘트 삼척공장 프레스투어에서 이같이 강조하며 “자사는 안전, 환경, 사회에 대한 책임을 최우선 가치로 삼고 ESG 경영 실천과 지속 가능한 미래 동력 확보를 위한 역량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기자가 이날 서울에서 버스로 3시간 30분을 이동해 도착한 삼척에서 가장 먼저 살펴본 곳은 삼척항이었다. 시멘트가 생산되는 공장에서부터 시멘트를 배에 적재하기 위한 운송관을 타고 6,300톤급 선박이 시멘트를 부산으로 나를 준비를 하고 있었다.
삼척항 설비 중에는 밀폐형 운송관이 눈에 띄었다. 공장에서부터 선박이 정박해있는 바로 위까지 연결된 파이브 안으로 시멘트가 운송되다보니 밀폐된 상태로 움직여 분진이 나지 않는 게 핵심이었다. 인근 해역과 시내에 피해를 줄이겠다는 의도다.
1957년 국내 최초로 지어진 시멘트 공장인 삼표시멘트 삼척공장은 연간 900만톤의 시멘트를 생산하고 있다.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시멘트 공장인 만큼 시멘트가루와 먼지가 흩날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상은 달랐다. 그간 시멘트업계가 친환경 설비 투자를 늘려온 만큼 인근 지역 환경에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설비가 마련돼 있었다. 조희석 삼표시멘트 공정팀 팀장의 말처럼 클링커 사일로 옆에 자리한 굴뚝에선 육안으로 확인이 어려운 양의 먼지만 나오는 듯 불투명한 열기가 흔들리는 것만 관찰할 수 있었다.
삼표시멘트는 앞서 6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업계 최초로 밀폐형 하역 설비를 구축한 시멘트 전용선을 제주항에 투입했다. 시멘트 분진 날림 방지를 위해 밀폐된 상태로 화물 창고에서 하역기를 이용해 시멘트를 운반, 분진 발생을 방지하는 데 집중했다. 운송관으로 내부에서 이동되는 시멘트가 배에 실리기 때문에 기상 악화의 영향도 최소화할 수 있다.
장창우 삼표시멘트 해무팀 수석은 시멘트 전용선에 대해 “화물을 전국 각 연안까지 제품을 운송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며 “평균적으로 화물을 7,000톤까지 선적할 수 있고 선적 용량은 시간당 700~800톤 정도로 많게는 900톤도 선적된다. 앞으로 담양항 사용을 계획하고 있고 담양항에 화물을 양하하고 삼척으로 복귀해 화물을 실어 다시 전국 각 연안 공장에 화물을 운송할 수 있도록 계획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장 수석은 “이같은 선박은 삼표그룹 소속으로 8척이 있고 일반 화물선 1척, 외부에서 대여한 시멘트 전용선 5척이 있다. 총 14척을 운용하고 있다”며 “과거 삼척항은 작은 어(漁)항이었는데 시멘트 공장이 생기면서 무역항으로 발전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장 수석은 "과거 시멘트 전용선은 국내에서도 건조됐으나 현재는 해외건조가 대부분이며 선박당 수명은 30~40년"이라고 했다.
삼표시멘트는 시멘트 전용선과 밀폐형 운송관 등 뿐 아니라 공장부지 내에서도 분진과 먼지 등 환경 악요인을 최소화하기 위한 설비를 마련했다. 미세먼지 원인이 되는 질소산화물 배출 감소를 위해 420억원을 투자해 질소 저감설비 용량을 높일 계획이다.
환경 개선 활동 중에는 석회석 혼합장치의 비산먼지 및 탁류 저감을 위한 ‘상옥화’ 작업도 눈에 띈다. 조희석 팀장은 현재까지 이뤄진 환경개선 투자 중 괄목할 만한 투자 중 하나로 석회석 저장시설을 꼽았다.
조 팀장은 “축구장 4개 크기 석회석 저장시설은 완전 밀폐형으로 건립돼 비산 먼지를 방지할 수 있다”며 “과거엔 산 위 입지 탓에 바람이 불면서 비산먼지가 날렸기 때문에 이를 막기 위해 지붕을 씌워 건립했다”고 설명했다.

삼표시멘트는 제조공정 내에서도 비산먼지를 줄이고 친환경 연료를 사용할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하고 있었다. 뒤이어 바라본 1공장에선 미분쇄된 시멘트 원료를 주 가열로인 소성로(킬른)에 투입하기 전 약 900도씨까지 예비 가열하는 ‘예열기’(6호·7호)가 높게 솟아 있었다. 옆으로는 분쇄된 원료를 1,450도씨로 가열하는 킬른이 자리하고 있었다.
이 과정을 거치면 시멘트 원료들이 화학반응을 일으켜 조약돌 형태의 시멘트 반제품인 클링커가 되며 클링커는 원료분쇄기를 통한 분쇄공정을 거쳐 석고 등을 첨가, 미세한 분말로 분쇄하면 완제품인 시멘트가 되는 것이다.
조 팀장은 클링커 냉각장치 위 굴뚝에서 발생하는 먼지 저감 계획에 대해 설명했다. 조 팀장은 “굴뚝 위를 자세히 보시면 위에서 먼지가 배출되고 있다. 하지만 바로 옆 삼척시가 가깝기 때문에 여과집진기를 통해 저희는 법적기준인 20㎎ 보다 더 낮은 7~8㎎ 수준의 먼저만 배출하고 있다”며 “오는 2027년까지는 질소산화물 배출을 70~80% 줄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1공장 바로 옆엔 유연탄을 대신한 폐기물 대체연료를 모아두는 저장고가 있었다. 삼표는 올해 기준 폐기물(순환자원) 연료 대체율이 34%다. 연료대체율은 유연탄을 대신해 이산화탄소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사용하는 폐기물의 비중을 말한다. 2030년까지 대체율을 58%까지 높이겠다는 계회을 세우고 있다. 삼표시멘트 삼척공장에는 총 3곳의 순환자원 저장고가 있으며 폐합성수지(비닐, 플라스틱)·폐타이어 등을 대체연료로 분쇄해 사용하고 있다.

공장 부지 내 삼표시멘트가 실시간으로 현장 안전과 설비 점검을 진행하는 컨트롤타워인 중앙제어실을 방문했다. 이 곳에서 근무자들은 각자 킬른, 예열기 등 설비마다 배체된 카메라나 센서를 통해 전달되는 정보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며 설비와 근로자 안전을 위한 업무를 진행하고 있었다. 문제가 발견되면 즉시 무전과 시스템 조작 등으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자리에서 조 팀장은 “모든 현장에 카메라가 설치돼 전류나 센서에 의한 수치 뿐 아니라 현장에서 나오는 모든 문제를 컨트롤 할 수 있다”며 “현재 자동화율은 50% 수준으로 2030년까지는 완전 자동화를 시행해 모든 단계를 컴퓨터로 제어할 수 있게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삼표시멘트는 올해 산업안전에 대한 인식 강화와 투자로 ‘근로자가 일하기 좋은 안전한 일터 만들기’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대표적으로 내년 상반기 준공을 목표로 600평 규모의 안전체험 교육장인 ‘세이프티 트레이닝 센터(Safety Training Center)’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세이프티 트레이닝 센터는 가상현실(VR)을 활용해 다양한 산업재해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특히 제조 및 건설현장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추락 및 협착(끼임) 등 예기치 못한 사고에 대비해 직접 보고 느낄 수 있는 체험 위주의 프로그램으로 구성해 운영할 방침이다.
안전문화 정착과 산업안전 비전을 기업 경영의 최우선 가치로 삼고 있는 삼표그룹의 전문 설계팀과 삼표시멘트가 협업해 글로벌 수준의 교육장을 구축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안전문화실천추진단도 활동하고 있다. 삼표시멘트는 삼척과 태백지역 안전문화실천추진단의 참여 기관으로 활동 중에 있다. 정부의 중대재해 감축 로드맵에 따라 고용노동부 주관으로 2023년에 최초로 구성된 민관 합동 협의·집행 기구로 이를 바탕으로 안전문화를 공고히 하고 널리 확산하기 위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지역 내 소규모 사업장 지원을 위해 안전학습 체험 교육 및 교육장 제공, 지역축제 연계 합동 점검, 시멘트 포장지 및 출퇴근 버스·청소차 등 회사 보유 차량에 안전 문구를 부착하는 등 안전문화 확산에 집중하고 있다.
심연석 삼표시멘트 안전팀 상무는 "현재 80평 규모의 안전 트레이닝 센터가 있고 내년 상반기까지 계열사와 그룹사 직원 등 3,000명 의 교육이 가능한 글로벌 수준의 안전 교육 센터를 공장 내 구축해서 안전을 사수하고자 한다"며 "이미 기존에도 있는 단순한 일반적 체험 센터가 아닌 보다 실질적으로 각 작업 단계별 안전사고에 대응할 수 있도록 콘텐츠를 계획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