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어러블 기기부터 의료용 모니터까지 가속 중

북미 시장 진출 기회 늘어날 전망…웰니스 열풍도 가세

[SRT(에스알 타임스) 윤서연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기존 가전 사업을 넘어 헬스케어 및 메디컬 분야로의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웨어러블 기기부터 헬스케어 솔루션, 의료기기 등의 분야에서 경쟁력을 강화하며 신성장 동력을 모색 중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양사는 최근 신성장 사업으로 의료기기 사업을 집중 육성해 가고 있다. 가전 사업 특성인 계절성에 따른 이익 변동성을 극복하기 위해 차세대 먹거리로 의료기기 부문을 활성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2023년 국내 의료기기산업 시장 규모는 10조7,270억원으로 최근 5년간 연평균 성장률 8.3%를 기록했다. 인구 고령화 가속화와 웰니스에 대한 관심 증가로 의료용 기기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해외도 전망이 밝다. 미국의 경우 최근 국민 건강보험 가입률이 증가하고 있고 연방정부와 지방정부에서도 헬스케어 지원을 늘리고 있어 국내 기업으로서는 해외 시장 진출 기회도 넓어지고 있다. 이에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최근 개인 맞춤형 디지털 헬스케어부터 병원 대상으로 의료기기 B2B 사업을 확장해 나가려는 모양새다.

▲지난해 세계산부인과초음파학회(ISUOG 2023)에 참가한 삼성메디슨이 관람객들에게 프리미엄 초음파 진단기기 ‘HERA W10 Elite’와 ‘V8’와 진단 솔루션을 소개하고 있다. ⓒ삼성메디슨
▲지난해 세계산부인과초음파학회(ISUOG 2023)에 참가한 삼성메디슨이 관람객들에게 프리미엄 초음파 진단기기 ‘HERA W10 Elite’와 ‘V8’와 진단 솔루션을 소개하고 있다. ⓒ삼성메디슨

◆삼성전자, AI 기반 헬스케어 확장…삼성메디슨 사업 역량 강화

삼성전자는 올해 들어 헬스케어를 위한 웨어러블 기기 라인업 확장부터 자회사 삼성메디슨의 의료기기 사업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가전 제품에 AI 기술을 접목시킨 전략처럼 의료 서비스와 의료기기에도 빅데이터와 AI 기능을 적용하겠다는 방침이다. 

한종희 삼성전자 DX 부문장은 지난 8월 미래 도약을 위한 키워드로 '강한 성장'을 강조하며 메드텍(medtech) 사업을 육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차세대 헬스 영역을 더욱 확장하고 자회사 삼성메디슨을 통해 의료기기 사업 역량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메디슨의 경우 지난 5월 프랑스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소니오를 인수하며 AI 의료기기 개발 인력을 확보했다. 이를 통해 자사 초음파 진단 솔루션을 고도화하고 의료기기 사업 내 AI 전략도 가속화될 예정이다. 

최근에는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고정형 디지털 엑스레이 'GF85'에 대한 품목허가를 획득하면서 신제품 출시도 임박한 상황이다. 삼성전자가 엑스레이 신제품을 선보이는 것은 8년 만이다. 이르면 연내 북미에서 판매를 개시할 계획이다.

헬스 소프트웨어 개발에도 집중한다. 지난달에는 개발자 대상으로 ‘삼성 헬스 소프트웨어 개발도구 스위트’를 공개했다. 개발자와 연구자들이 다양한 건강 관리 솔루션을 더 쉽게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에 나서기도 했다. 이밖에도 미국 매사추세츠 종합병원, 브리검 여성 병원 등 글로벌 의료기관들과 협력해 신체 및 정신 건강을 아우르는 연구도 진행 중이다. 해당 솔루션들은 삼성전자의 차기 갤럭시링이나 워치에 탑재되거나 헬스케어 기능으로 선보여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메디슨 관계자는 "소니오가 AI 리포팅 소프트웨어로 강점이 있는 회사이고 특히 북미 시장에서는 해당 솔루션에 관심이 많은 상황이다 보니 인수 후 AI 솔루션 개발을 현재 검토 중에 있다"며 "모니터 시장 쪽으로는 확장 계획은 없으나 북미 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CT기기, 엑스레이, 초음파 진단기 판매 확대에 주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LG전자 IT사업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집중 육성 중인 '의료용 모니터' 라인업. ⓒLG전자
▲LG전자 IT사업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집중 육성 중인 '의료용 모니터' 라인업. ⓒLG전자

◆LG전자, 신성장 동력에 의료용 모니터…시장 공략 ‘가속’

LG전자는 의료용 모니터를 중심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의료용 모니터의 고화질과 신뢰성을 무기로 의료기기 시장에서 입지를 넓혀 2030년까지 글로벌 톱3 의료용 모니터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계획이다. 

앞서 지난 10일 장익환 BS사업본부장은 기자간담회를 통해 BS부문 2030년까지 의료모니터가 포함된 ID·IT 사업 매출 8조원을 달성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특히 의료기관에서 필요로 하는 제품을 한꺼번에 공급하는 ‘턴키 수주’ 방식으로 경쟁력을 확보함으로써 의료용 디스플레이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방침이다. 향후에는 의료용 모니터 등에서 획득한 데이터 분석 및 솔루션에 AI를 도입할 예정이다.

의료용 모니터는 국가별 의료기기 규격, 영상 표시 규격인  다이콤(DICOM) Part 14 규격을 충족하는 정확도와 신뢰성을 필요로 해 진입장벽이 높은 고부가 제품 중 하나다. 북미, 유럽 등 선진 시장에서는 병원에서 엑스레이, 내시경 등으로 획득한 이미지를 확인할 때 의료용 모니터를 사용하도록 법으로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다만 국내에서는 다소 느슨한 규제로 대부분의 의료 현장에서는 일반 모니터를 사용하고 있어 향후 규제가 강화된다면 국내 시장 점유율도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LG전자는 임상용·진단용·수술용 등 총 14종의 의료용 모니터와 6종의 디지털 엑스레이 검출기(DXD)를 글로벌 50여개국 의료기관에 판매하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프랑스 공립 병원 구매자 연합(CAIH)과 4년간 1,000만유로(약 150억원) 규모 의료용 모니터 공급계약을 맺기도 했다.

LG전자 관계자는 "현재 의료용 모니터 외에도 CT나 엑스레이, AI 솔루션 등 다양한 의료 솔루션들을 현재 검토 중이긴 하나 공개 시점은 확정된 바가 없다"며 "사업 확장을 위해 지속적으로 검토해 나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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