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리버스 플레이 화면. ⓒ롯데이노베이트
▲칼리버스 플레이 화면. ⓒ롯데이노베이트

'메타버스 법' 시행 속 관련 산업 회복 ‘미지수’

단순 현실 재현 넘는 ‘이익 창출’ 필요할 듯

[SRT(에스알 타임스) 윤서연 기자] 한때 차세대 기술로 주목받으며 전 세계를 뜨겁게 달궜던 메타버스가 최근 들어 냉랭한 분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많은 기업이 앞다퉈 메타버스 플랫폼을 출시했지만 몇 년 사이 열풍이 사그라들면서 문을 닫는 기업들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 이 가운데 정부가 이달부터 가상융합산업 진흥법(메타버스 법) 시행에 나서면서 관련 산업이 다시 살아날지 주목된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28일부터 가상융합산업 진흥법을 시행하고 있다. 이 법은 가상융합산업을 진흥하기 위해 독립된 법률이 필요하다는 공감대에 따라 지난 2월 제정됐다.

해당 법률은 다양한 기술·산업과 융합되는 가상융합산업의 특성을 고려해 체계적인 진흥 정책 추진과 신산업 특성을 고려한 자율규제 환경 조성, 선제적인 규제개선을 위한 임시기준 제도 마련 등을 위해 만들어졌다.

정부가 이번 법을 통해 메타버스 관련 산업의 재부흥을 꾀하는 모양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앞서 코로나19 팬데믹이 정점을 찍으면서 비대면 문화가 확산되자 메타버스는 새로운 디지털 혁신으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엔데믹 이후 가상현실에 대한 관심도는 급격히 하락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우리나라의 메타버스 이용률은 전체 국민의 4.2%에 불과했을 정도다. 

카카오, 한컴 등 국내 주요 IT 업계에서도 메타버스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수익성이 나지 않자 사업을 종료한 바 있다.

카카오는 지난해 12월 메타버스 서비스 '퍼피레드M'의 운영을 종료했다. 카카오 내 메타버스 서비스를 담당하던 자회사 컬러버스는 2022년에만 115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바 있으며 현재 폐업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22년 7월부터 한글과컴퓨터와 싸이월드제트가 운영하던 '싸이타운'도 서비스 출시 1년 만에 종료됐다. 한컴은 2021년 메타버스 플랫폼 개발사 프론티스를 인수하며 메타버스 사업에 뛰어들었지만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며 사업을 종료했다. 최근에는 서울시의 메타버스 플랫폼 ‘메타버스 서울’이 1년 9개월 만에 서비스를 종료하기로 결정하면서 메타버스 사업의 한계가 더욱 부각됐다. 저조한 이용자 수가 지속적으로 이어진 결과다.  

다만 네이버의 제페토는 유일하게 선전하고 있다. 제페토는 네이버가 지난 2018년 출시한 입체(3D) 아바타 기반 소셜 메타버스 플랫폼이다. 동남아시아와 중화권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면서 누적가입자수는 약 4억명 이상에 달한다. 그나마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음에도 수익성 측면에서는 여전히 부진하다. 제페토를 운영하는 네이버의 손자회사인 네이버제트는 지난 2020년 이후 지속적으로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전날 롯데이노베이트가 초실감형 메타버스 플랫폼 ‘칼리버스’를 공개했다. 칼리버스의 특징은 초실감형 그래픽이다. 다양한 환경 변화를 세밀하게 표현했고 현실 세상과 유사하게 낮과 밤 시간의 변화도 적용했다.

롯데이노베이트는 메타버스 사업에서 늘 지적되는 수익성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유저가 직접 퀘스트를 만들어 보상해 주는 UGQ(User Generated Quest)를 적용했다. UCQ 생성을 위해서는 필수 재화 ‘사파이어’를 활용한다. 100 사파이어 당 0.99달러로, 기본 재화인 골드 500을 추가해 주는 형식이다. 이밖에 MBC와 파트너십을 맺고 K-팝 공연을 확장하는 등 가상공연 콘텐츠를 통한 수익성도 기대된다. 

다만 운영비용에 상응하는 수익성을 낼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롯데이노베이트는 지난 2021년 120억원에 칼리버스를 인수해 지속적인 투자로 올 상반기에만 영업손실 60억원을 넘겼다. 

글로벌 컨설팅회사 PwC에 따르면 2019년 50조원이었던 메타버스 경제는 2025년 540조원, 2030년 1,70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현 시점에서 메타버스 사업이 안정적인 사업 모델이 될 수 있는가에 대한 의문은 남아있다. 단순한 현실 재현을 넘어 현실에서 경험하기 어려운 새로운 이익을 창출 해 낼 수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채다희 한국콘텐츠진흥원 산업정책팀 주임연구원은 "인터넷 소통이 자연스러운 MZ세대가 사회의 주 구성원이 되면 이들의 구매력 증가와 기술환경 발전으로 메타버스 가능성은 무한히 확장할 수 있을 것"이라며 "여러 명의 이용자가 모여 상호작용을 하는 메타버스 성격상 멀티 페르소나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젊은 세대들이 그들만의 독특한 놀이 문화를 생성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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