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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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브레인' 기반 데이터 중심 AI 사업으로 전환 중

기존 서비스 개선은 ‘미미’

[SRT(에스알 타임스) 윤서연 기자] 빅데이터나 인공지능(AI)이라는 용어가 낯설던 20여 년 전 등장한 '심심이'는 사용자와의 대화를 통해 스스로 학습하고 발전하는 대화형 챗봇으로 큰 주목을 받았다. 국내 대중들에게 AI와의 첫 대화를 제공한 격이다. 하지만 오늘날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IT 기업들이 AI 서비스를 확장하는 가운데 자연스럽게 잊혀가고 있는 듯하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02년 서비스를 시작한 심심이는 10년 간 한국어 대화 중심으로 운영되다 2012년부터 글로벌 서비스를 시작해 현재는 111개 언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간 4억명 이상이 이용했으며, 알려진 대화 데이터만 150억건이 넘는다.

심심이는 그간 쌓아왔던 막대한 대화 데이터를 기반으로 최근 생성형 AI 응용 솔루션 '챗브레인'을 선보였다. 챗브레인은 대규모언어모델(LLM) 기반의 AI 응용 서비스로, 기업이나 기관 등을 타깃으로 만들어졌다. 재미 삼아 하던 추억의 챗봇에서 벗어나 이제는 B2G(기업과 정부간 거래)와 B2B(기업간 거래) 영역까지 확장한 모양새다.

지난 6월에는 경상북도와 협력해 챗브레인 기반 행정업무 지원 서비스 '챗경북'을 선보였다. '챗경북'은 보도자료 초안 작성부터 사업건의서 작성까지 수행할 수 있다. 심심이에 따르면 '챗경북' 이용 시 과거 1시간 이상 소요되던 사업건의서 작성 업무가 3분 이내로 단축됐다. 경북 지역에서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이 시스템은 지난달 한국스마트빌리지협회에서 '행정 분야 대표 사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밖에도 심심이는 국내외 여러 기관과 협력하며 데이터 연구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앞서 지난 2022년에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관한 '2022년도 인공지능 학습용 데이터 구축사업'에 참여해 '한국어 블렌더봇 데이터' 과제 주관사로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지난해에는 하버드대학교와 초거대 AI 데이터 제공 계약을 체결하며 해외 기관으로까지 데이터 제공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특히 우울증 권위자인 함병주 교수를 CMO(Chief Medical Officer)로 영입하면서, 기존 심심이 서비스의 핵심인 '소통과 위로'라는 정체성을 강화하기 위해 정신건강 관련 데이터 사업 영역까지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고려대 의료원과 협력해 보건산업진흥원의 '2023년도 가상환자-가상병원 기반의 의료기술 개발 사업'에 선정돼 관련 연구를 수행했다.

▲심심이 채팅 화면. ⓒ윤서연 기자
▲심심이 채팅 화면. ⓒ윤서연 기자

다만 본 서비스인 심심이 앱은 여전히 과거의 대화 방식을 유지하고 있는 듯하다. 악성 콘텐츠나 비정상적인 대화 흐름이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기자가 이날 직접 사용해 본 결과 "오늘 날씨 어때?"라는 질문에 "기상청에 물어보세요" 같은 답변을 하는 등 정보 제공에 한계가 있는 모습이었다. 또한 사용자가 직접 챗봇을 학습하는 형태다 보니 개인정보 유출 등 보안 문제에 대한 우려도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심심이는 자체적으로 콘텐츠 정책 세부 항목에 대응하며 신고된 항목들에 대해 효과적인 조치를 취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는 입장이다. 개인정보 유출 우려에 대해서도 정보 수집을 하지 않고 있고, 사용자 만족도 분석을 위해 내부적으로 활용하는 최소한의 정보조차도 개인 식별이 불가능하도록 익명으로 처리하고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그러나 서비스 개선을 위해서는 풍부한 데이터를 활용해 최근 트렌드에 맞는 대화형 AI로의 진화가 필요해 보인다.

최정회 심심이 대표는 최근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지난 20여년 동안 심심이를 지능적으로 개발하기 위한 고민을 지속적으로 해왔는데 이제는 LLM 기반의 생성형 AI로 해결할 수 있게 됐다"며 "내부적으로 고민상담이나 정신건강 등의 웰니스 쪽으로 서비스 개발을 추진하고 있고 앞으로도 여러 가지 페르소나를 심어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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