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이트진로, 상반기 주류 매출 증가 '소폭'…시장점유율 제자리
소주 내수 매출 회복, 수출은 부진…증권가 "베트남 등 소주 세계화 선도 기대"
[SRT(에스알 타임스) 박현주 기자] 하이트진로가 상반기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호실적을 기록했으나 영업이익 증가 대비 매출 성장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맥주시장에서 시장점유율이 크게 늘어나지 못했고, 소주 수출을 통한 수익은 오히려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하이트진로는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액 1조2,86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3% 늘었으며 영업이익 1,166억원으로 130.4% 증가했다.
상반기 맥주부문은 올해 상반기 매출액 3,989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비 1.0% 증가했고, 영업이익 176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소주부문은 같은기간 매출액 7,760억원으로 5.4% 증가했으며 영업이익 966억원으로 55.1% 늘었다.
하이트진로의 상반기 실적을 살펴보면 영업이익은 지난해 보다 큰 폭으로 성장했으나 매출은 크게 늘지 않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맥주시장에서 시장점유율을 크게 늘리지는 못했다는 것을 방증한다. 시장점유율은 동종업종 기업의 매출 전체에서 하이트진로의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이다. 그동안 하이트진로는 2019년 테라, 2023년 켈리를 선보이면서 오비맥주의 아성에 도전했으나 점유율 경쟁에서 여전히 밀리고 있다.
주류시장은 시장점유율 확보 경쟁이 치열하다. 유흥·유통채널에서부터 가정까지 이어지는 판매채널을 확보하고 점유율을 늘려 소비를 내는 것이 지속적인 성장과 수익성 제고 면에서 중요해서다.
하이트진로의 경우, 비용절감과 가격인상 등 자구책을 통해 영업이익이 크게 늘렸으나 외형성장을 이뤄내지는 못했다.
김태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기대치 대비 매출은 부합, 영업이익은 상회했다"며 "가격 인상 효과로 매출 원가율이 낮아졌고, 광고선전비와 판매촉진비 등 판관비도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격인상(작년 11월, 출고가 6.8%↑) 효과와 마케팅 비용 절감으로 매출이 소폭 감소에 그쳤고 수익성은 크게 개선됐다"고 진단했다.
특히 하이트진로는 소주사업이 강세인 가운데, 지속적인 수익과 성장을 위해서는 본업인 소주사업이 지속적으로 확장해야 된다는 진단이 나온다.
하이트진로의 소주매출은 맥주매출보다 2배 가까이되는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류 시장 전체는 코로나19 여파와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소비시장이 위축된 상황으로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지 못한 상황이다.
하이트진로가 공시한 연도별 주종별 국내소비랑을 보면 소주의 경우▲ 2019년 국내 출고량 기준 91만7,310kg ▲2020년 87만6,466kg ▲2021년 82만8,328kg ▲2022년 86만6,445kg으로 소비량 성장이 둔화되고 있다.
국내 유통제조시장에서 매출원가·인건비·임대료 부담 등으로 비용절감을 위한 노력을 하면서 해외사업 확장에 힘쓸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주류시장도 예외는 아닌 것이다. 해외사업을 확장하면서 지속적인 성장을 도모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올해 상반기 하이트진로의 소주 내수 매출은 회복되고 있어도 수출 매출이 부진한 상황이다.
하이트진로의 올해 상반기 전체 수출 매출 691억원(전년 811억원)으로 지난해보다 줄었다.
부문별로 같은기간 맥주 내수 매출 3,870억원(전년 3,804억원)보다 늘은 반면 맥주 수출 매출은 87억원(전년 127억원)으로 줄었다.
올해 상반기 소주 내수 매출의 경우 6,547억원(전년 6,161억원)으로 지난해보다 늘었으나, 수출 매출의 경우 268억원(전년 271억원)으로 역시 줄었다.
지역별 매출 현황을 보면 하이트진로의 해외 매출 구분은 크게 일본·기타(미국·러시아·중국)로 구분하는 가운데 올해 상반기 일본 매출은 별도 기준으로 99억원으로 전년 136억보다 줄었고, 기타 매출은 592억원으로 전년 674억원보다 감소했다.
다만 증권가는 중장기적으로 하이트진로의 수출 비중이 확장될 수 있다고 기대한다. 권우정 교보증권 연구원은 "하이트진로의 해외 매출 비중이 10%에 불과한 만큼 2025년 완공되는 베트남 소주 공장 가동 등으로 해외 확장성을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정한솔 대신증권 연구원은 "하이트진로는 내수 시장의 한계를 벗어나 중장기 매출 확보를 위해 지난해 베트남에 첫 해외 공장 설립 결정하며 적극적으로 해외 시장 확대에 나설 전망"이라며 "2026년 베트남 공장 가동 이후 한국 문화에 익숙한 동남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해외 매출이 확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하이트진로의 현재 진로 제품 수출국 수는 약 80여개 국으로, 소주의 세계화에 앞장선다는 방침이다. 특히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체 소주 수출이 늘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시장에서 과일 소주가 흥하는 추세다.
이에 하이트진로는 소주의 세계화를 기지로, 건강 트렌트에 맞춰 제로슈거 제품 출시 증류주 라인업 등 프리미엄 소주·과실주 시장에서 트렌드를 선도하는 데 힘쓰고 있다.
아울러 올해 100주년을 맞아 앞으로의 100년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베트남 공장 설립 등 해외사업 확장에 힘쓴다는 계획이다.
그 일환으로 하이트진로는 '글로벌 비전 2030'을 선포하고, '진로(JINRO)의 대중화'를 목표로 2030년까지 해외시장 소주 매출 5,000억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도 밝혔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국가대표 소주의 사명감을 갖고 '진로(JINRO)의 대중화'를 로 앞으로의 100년을 설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