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반기 서울 아파트 거래량 증가세…가구업체 실적에 청신호
대다수 업체 2분기 영업익 증가… 비용 효율화, 고마진 제품 확대로 수익 개선
하반기도 수익방어 태세…업계 "부동산경기·소비심리 회복 지연…정부대출정책도 영향줄 듯"
[SRT(에스알 타임스) 박현주 기자] 가구업체들 대다수가 올해 상반기 호실적을 냈다. 올해 들어 서울 아파트 주택매매거래량이 늘어나면서 가구업체 실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올해 상반기 서울 아파트 거래 건수는 총 2만6,854건으로 지난해 상반기 1만8,090건과 비교해 48% 늘은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가구업계는 하반기 가구업황을 낙관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최근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소비심리 회복이 지연되고 있고, 부동산 경기가 침체에서 벗어났다고 보긴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업계는 하반기 정부의 대출정책 변화에 따라 가구업황이 영향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샘은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5.7배, 현대리바트는 2.3배, 에이스침대는 1.2배 증가했다. 가구업체들은 원가절감 등 비용 효율화와 고수익 상품 판매에 집중하면서 이익을 냈다.
한샘은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 4,779억원으로 전년비 7.1% 감소했으나 영업이익 70억원으로 478.3% 증가했다. 한샘에 따르면 예상치 못한 '티메프 사태'로 대손충당금 일부인 46억원을 손실로 반영했으나 전년동기 대비 6배 가까이 증가한 영업이익을 냈다.
한샘은 지난해 2분기 흑자로 돌아선 이래 5개 분기 연속 흑자를 냈다. 매출의 경우 부동산 건설 경기와 소비심리 회복 지연으로 인해 리모델링 수요 감소로 줄었으나 공급망 최적화를 통해 원가율 개선 등이 성과로 이어지면서 영업이익 정상화가 지속되고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올해 2분기 원가율은 구매원가 절감 등 전략적 공급망 관리로, 전년동기 대비 2.0%포인트(p) 개선됐다. 또, 고수익 상품 강화와 채널별 가격 최적화 전략도 수익성 회복을 견인하고 있다.
현대리바트는 올해 2분기 매출 4,969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4.7% 증가했고 영업이익 81억원으로 135.0% 증가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늘었다.
주택매매거래량 회복과 빌트인 가구 납품 증가 등으로 B2C, B2B 부문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신장하며 반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부문별 매출현황을 보면 올해 2분기 B2C가구 매출 789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3.1% 증가했으며, B2B가구 매출 1,832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55.3% 늘었다.
에이스침대는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 783억원으로 7.2% 늘었고 영업이익이 21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28.7% 증가했다. 에이스침대는 이번 실적에 대해 소비자가 동결 방침을 지난 2년간 유지해왔음에도 이뤄낸 성과라고 자평했다.
에이스침대의 사업은 침대와 가구 등으로 구분된다. 이 가운데 올해 상반기 침대와 가구가 전체 매출에서 각각 94.27%, 5.70%를 차지하는 가운데, 침대 매출은 1,527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1,353억원)보다 늘었다. 가구 매출은 92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88억원보다 증가했다.
에이스침대는 올해 상반기 기준 매출의 약 0.52%에 해당하는 8억원을 연구개발비용으로 지출하면서 내구성이 강화된 매트리스 개발 등 신제품을 개발하고 제조공정 개선 등 공정과 품질개선에 주력하고 있다.
다만, 대다수 가구업체들이 하반기 실적 전망에 대해서는 반신반의한다. 부동산 경기가 완전히 회복됐다고 보기는 어려운 데다 경기침체에 따른 소비 심리 회복이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아파트 거래량 증가세로 미뤄보면 가계대출이 또다시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올해 하반기 정부의 대출정책 기조에 따라 가구업황의 실적도 변동될 여지가 있다. 가구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실적은 하반기 대출정책 변화 이전에 상반기로 앞당겨진 주택거래가 반영된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