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제일약품 사옥. ⓒ제일약품
▲서울 서초구 제일약품 사옥. ⓒ제일약품

심평원 급여 협상 중…최근 미 제약사 패썸 PCAB 보노프라잔 FDA 승인

[SRT(에스알 타임스) 방석현 기자] 국산 37호 신약인 제일약품의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자큐보(자스타프라잔)'가 하반기 출시를 앞두고 있다. 앞서 유사 기전의 신약인 대웅제약의 펙수클루펙수프라잔)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약제급여평가위원회의 ‘평가금액 이하 수용’이라는 조건부 허가를 받았다. 이후 대웅제약은 펙수클루를 소위 ‘박리다매’ 형태로 판매하고 있는 만큼 자큐보의 성공을 위해 제일약품의 차별화된 전략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자큐보가 연내 약가를 받아 출시가 되면 앞서 허가받은 케이켑과 펙수클루와 직접적인 경쟁을 하게 된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제일약품의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자큐보가 심평원과 보험 급여 협상을 진행 중이다. 자큐보는 제일약품의 신약개발 자회사 온코닉테라퓨틱스가 자체 개발해 지난 4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최종 품목 허가를 승인받았다. 

자큐보에 앞서 2019년 HK이노엔의 케이캡(테고프라잔)에 이어 2022년 대웅제약 펙수클루 등이 출시되며 P-CAB(칼륨 경쟁적 위산분비 억제제) 계열 위식도 역류 질환 치료제의 시장을 키우고 있다. 

자큐보는 위식도역류질환 등 소화성 궤양용제 시장에서 기존 PPI(프로톤펌프저해제)제제를 대체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차세대 P-CAB 계열 신약이다. PPI는 지난 30여 년 동안 위산 관련 질환 치료에 꾸준히 사용돼왔으나 느린 작용시간과 불안정한 약제 상호 작용, 미미한 야간 산분비 억제 효과 등 불만족스러운 부분이 따랐다. 자큐보는 위산을 분비하는 양성자 펌프와 칼륨 이온 결합을 방해해 위산 분비를 차단한다. 이러한 P-CAB 고유의 특성으로 위내 산성 환경에서 안정적이고 위산에 의한 활성화가 필요 없기에 위산 정도와 상관없이 즉각적인 효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제일약품 관계자는 “자큐보가 자체 개발한 신약인 만큼 심평원과 입장차를 좁히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P-CAB 제제의 시장성이 아직은 크지 않다는 의견이 나온다.

미국에서는 P-CAB 기전 패썸(Phathom)의 위식도 역류질환 치료제 ‘보퀜자(Voquenza)’가 임상을 통해 PPI 대비 효능을 입증했음에도 높은 상업적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보퀜자의 개발사 패썸은 보퀜자의 시장 가치로 30억달러(약 4조원)를 제시했으나 패썸의 시가총액은 4억달러에 불과해 회사의 전망과 시장 예상 사이의 간극이 큰 상황으로 알려진다. 유럽 시장에는 아직 P-CAB 치료제 출시 관련 소식이 확인되지 않고 있다.

상황이 이런 만큼 자큐보를 유통하게 될 제일약품의 차별화된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위식도 역류질환 시장이 기존의 PPI에서 P-CAB 제제로 변화해 가는 상황인 만큼 자큐보가 성공하기 위해선 단순한 박리다매 형태가 아닌 차별화된 전략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제언했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유사한 기전의 신약이 이미 출시된 상황에서 자큐보의 출시는 P-CAB 제제의 경쟁 구도가 아닌 함께 시장을 키우는 구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국에서 P-CAB 계열 약물로 유일하게 허가받은 미국 패썸 파마슈티컬스(이하 패썸)의 ‘보퀜자’(성분명 보노프라잔)가 최근 비미란성 위식도 역류질환 가슴쓰림 완화 적응증을 추가로 획득했다. 이에 따라 미국 소화기질환 시장에서 위식도 역류질환 신약 P-CAB(칼륨 경쟁적 위산분비 억제제) 계열 약물이 두각을 나타내 있다. 

패썸이 지난 5월 발표한 수익 보고서에 따르면 보퀜자는 지난해 12월 출시 이후 현재까지 총 1만7500건 이상의 처방이 이뤄졌으며, 출시 후 첫 분기 동안 190만 달러(약 26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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