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RT(에스알 타임스) 방석현 기자] SK하이닉스는 2019년부터 사업비 120조원을 들여 경기도 용인시 원삼면에 415만㎡(약 126만평) 규모로 4개의 반도체 공장을 순차적으로 구축할 계획이다. 이곳에는 소부장 업체 협력화 단지 46만2,809㎡, 인프라 부지 39만6,694㎡ 등이 조성돼 50여곳의 협력업체도 입주하게 된다.

하지만 반도체 공장을 포함한 산업단지 조성이 지지부진하다. 원삼면 주민들이 올해 초부터 최근까지 세 차례 용인특례시청 앞에서 집회를 하며 단지 조성을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초기 사업설명회에서 언급되지 않았던 폐기물 매립시설로 인해 환경오염 우려가 크다는 이유로 조성을 반대하고 있다.

원삼면 지역발전 상생협의회(이하 원지회)에 따르면 2019년 SK하이닉스, SK에코플랜트, 용인시청이 합작한 특수목적 합자회사(SPC) 출범 당시 사업 설명회에서 언급되지 않았던 단지 내 폐기물 매립시설이 2020년 6월 안성에서 열린 토지이용 계획 본안에 처음 등장했다. 원지회는 처음에는 매립시설 존재를 몰랐으나 이후 단지 조성 과정에서 매립시설이 단지 내 중앙에 상당한 면적을 차지하며 들어서는 것임을 알게 됐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SK하이닉스는 "말도 안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원삼면 주민들이 놓치고 있는 한 가지가 있다. ‘반도체 폐기물로 인한 환경오염 우려가 크다’라는 주장의 팩트체크다. 반도체 공장에서 내보내는 폐기물은 세척 및 정화를 통해서 배출되고 정화되지 않는 것들은 폐기물 전문업체를 통해서 처리된다. 재활용 과정은 화학적 방법과 물리적 방법으로 구분된다. 반도체에 포함된 금속은 화학적 방법으로 추출해 다른 제품에 재활용되며, 반도체 재료는 물리적 방법으로 분리하고 정제해 재활용할 수 있다. 반도체가 여타 산업보다 폐기물 발생이 많거나 환경에 주는 영향이 크지 않다는 게 반도체 협회 측의 설명이다. SK하이닉스의 지속가능경영 보고서에 따르면 회사의 폐기물 재활용률은 99.7%에 달한다. SPC가 출범 당시 설명하지 않았던 폐기물 매립시설을 뒤늦게 발표하는 어설픈 실수를 저지르겠는가에 대한 의문도 든다.

SPC와의 상생협약 체결과 보상에도 지역발전을 가져다주는 산단조성을 원삼면 주민들이 반대하는 이유가 궁금하다. 원삼면 주민들은 공사진행 간 분진, 소음 등이 발생하고 있으니 환경영향평가도 다시 하라고 요구하고 있는데 안성시까지 넓어진 환경영향평가로 인해 공장 착공이 늦어졌음도 상기해 볼 필요가 있다. 

앞서 반도체 공장이 들어선 이천, 평택, 기흥 등의 경우 세수에 막대한 보탬을 주고 있다. 2019년 이천시 한 해 예산의 30% 이상이 SK하이닉스 한 기업에서 나온 것으로 전해진다. 이의 영향으로 이천시는 경기도 시군들 가운데 1인당 국내총생산(GDP) 1등을 차지하기도 했다.

2023년 한국의 반도체 수출은 986억달러(135조원)로, 전체 수출의 15.6%를 차지한다. 11년 연속으로 반도체는 한국 수출 1위 품목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GDP의 3.9%가 반도체 생산으로 유발된 부가가치다. 반도체 산업 직접 취업자는 12만명으로 관련 직종 취업자까지 포함하면 반도체는 27만명을 먹여살리고 있는 셈이다.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로 엔비디아는 물론 유수의 IT 기업들과 공급 계약을 맺으며 한국의 반도체 산업을 이끌고 있는 SK하이닉스의 행보가 원삼면 주민들의 '님비를 가장한 핌비'?에 발목을 잡혀서는 안 될 것이다. 원삼면 주민들이 공장을 반대하는 이유가 SPC에 원하는 것이 더 있는 것은 아닌지 묻고 싶다. 부디 양측이 원만한 협의를 통해 입장차를 좁혔으면 한다.

ⓒ방석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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