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RT(에스알 타임스) 윤서연 기자] 몇해전까지 유동성 위기를 겪으며 신용등급 하락을 면치 못했던 금호타이어가 최근 크레딧 시장에서 A급을 잇달아 획득했다. 타이어 업황이 좋아 매출규모가 큰 폭으로 성장했고 지난해 주요 원자재값 안정화 및 해상운임이 하락하면서 영업수익성도 제고돼서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금호타이어는 지난 29일 한국기업평가에서 신용등급 'A(안정적)'를 부여받은 데 이어 지난 30일에는 나이스신용평가로부터 장기신용등급 'A(안정적)'을 평가받았다.
금호타이어는 지난 2017년 신용등급 하락 위기에 처하자 그해 9월 회사채 만기일에 맞춰 신용평가사와 등급평가 계약을 연장하지 않았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 8일 미공시등급의 공시 전환요청으로 평가를 진행했고, 이로써 7년 만에 금호타이어의 기업신용등급 평가가 진행됐다.
나이스신용평가는 "(금호타이어는) 2020년까지 사업 경쟁력 약화 및 코로나19 영향으로 매출액 감소추세가 지속됐지만 이듬해부터 교체용(RE) 타이어를 중심으로 글로벌 수요가 회복되면서 연간 15% 수준의 판매량 증가율을 보였다"며 "2022년까지는 물류비 부담과 원재료 가격 상승으로 낮은 수준의 영업수익성을 지속했으나 지난해부터 원가부담이 크게 감소하면서 영업수익성도 제고됐다"고 분석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금호타이어의 글로벌 사업 기반이 확대되고 있는 점과 국내 과점적 시장구조를 감안할 때 사업안정성이 우수한 수준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글로벌 사업 기반 확대를 위해 유통채널을 다변화하고 베트남 공장 증설과 고수익 제품인 고인치와 전기차 전용 타이어 판매 비중을 늘리면서 매출 성장세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 금호타이어는 이같은 전략으로 올해 1분기 어닝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기록했다. 매출액은 1조44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6% 늘어 10년 만에 최대치를 달성했다. 당시 회사 측은 “고수익 제품 중심으로 수익성을 개선하고 원재료 가격이 안정화되면서 영업이익이 크게 올랐다”고 설명했다.
금호타이어는 올해 목표 매출액을 4조5,600억으로 설정했다. 18인치 이상 고인치 제품 판매 비중 42% 달성하고 글로벌 OE 매출 기준 전기차 타이어 비중 16% 이상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금호타이어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고인치 제품 판매 비중은 41.2%, 전기차 타이어 납품 비중은 지난해 9%에서 12%까지 증가하면서 1분기 만에 목표치에 근접했다.
다만 신평사들은 설비투자 증가로 재무부담 요소가 있다고 지적했다. 베트남 증설 완료 및 중국 공장 증설로 경상투자 금액이 늘어날 수 있어 현금흐름에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지난해 채권단 차입금 만기연장시 이자율이 조정되면서 향후 중단기적 이자부담이 증가할 수 있는 점도 우려 요소로 짚었다. 올해 3월 말 기준 금호타이어의 부채비율은 228.2%, 순차입금의존도 39.9%다. 순차입금의존도가 높을수록 금융비용 부담도 커지기 때문에 차입부담을 줄이기 위해 올해 이익 창출력 제고가 선제적 과제로 꼽힐 전망이다.
송동환 나이스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전반적인 재무안정성은 아직 미흡한 수준이지만 대규모 신규투자 등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재무안정성 개선은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부채가 많은 해외 법인을 시작으로 영업이익과 회사 보유금을 통해 차입부담을 줄여나가기 위해 노력중"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