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사베이
ⓒ픽사베이

[SRT(에스알 타임스) 박은영 기자] 쌍용씨앤이(쌍용C&E), 한일시멘트, 성신양회, 삼표산업 등 국내 시멘트사들의 1분기 영업이익이 눈에 띄게 개선됐다. 지난해 하반기 시멘트 가격이 인상되면서 수익성이 높아져서다.

다만 원가율 개선 노력에도 건설업 침체로 매출은 대부분 축소됐다. 최근엔 시멘트 출하량까지 줄어 이같은 호실적 유지가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쌍용C&E·성신양회 1분기 영업익 흑자…한일·삼표시멘트 두 배↑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전년도 1분기 대비 올해 1분기 시멘트사의 영업이익을 살펴보면 쌍용C&E와 성신양회는 흑자전환에 성공했고 한일시멘트와 삼표시멘트는 영업익 두배 성장했다.

쌍용C&E는 올해 1분기 매출이 3,76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231억원) 보다 11% 줄었으나 영업이익은 크게 늘었다. 쌍용C&E는 지난해 1분기 2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데 비해 올해 1분기에는 102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한일시멘트는 매출·영업이익 모두 늘었다. 올해 1분기 매출은 4,116억원으로 전년도 같은기간(3,871억원) 보다 6.3% 확대됐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1분기 영업이익(273억원) 보다 두배인 556억원을 기록하며 103.6% 증가했다.

성신양회도 지난해 1분기에 영업익 적자를 기록했던 데 비해 올해는 432.6% 개선된 163억원 흑자전환했다. 같은 기간 매출도 2,356억원에서 2,827억원으로 19.9% 늘었다.

삼표시멘트는 올해 1분기 매출은 전년도 비해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두배 이상 늘었다. 매출액은 1,885억원으로 전년도 1분기(8,237억원)에 비해 77% 줄어든 반면 영업이익은 177억원으로 전년도 1분기(85억원) 보다 108%가 확대됐다.

◆시멘트 가격 인상이 영업이익 개선 이어져

업계는 이같은 영업이익 증가가 지난해 하반기 시멘트 가격이 인상된 효과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시멘트사들은 시멘트 제조 비용의 30~40%씩 차지하는 유연탄과 전기 가격이 오르면서 지난 2022년과 2023년 시멘트 가격을 인상했다. 

한국광해광업공단 주요 광물가격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톤당 173달러 수준으로 안정됐던 유연탄 가격은 올해 5월 3주 기준 140달러로 비교적 낮아지고 있다. 2022년엔 2년 동안 치솟아온 유연탄 가격이 톤당 348달러(연평균)를 기록해 시멘트 가격 인상 요인이 됐다. 

지난해 하반기에도 시멘트 가격은 인상됐다. 당시 전기요금이 오르고 친환경 설비 투자 비용 압박이 늘면서 제품 가격 인상이 불가피했다는 판단이 있었기 때문이다. 시멘트 제조를 위한 소성로(킬른)는 24시간 가동되기 때문에 시멘트사들은 대규모 전기를 사용한다.

시멘트사 한 관계자는 “올해 1분기 실적은 지난해 시멘트 제품가격 인상 영향이 컸다"며 "최근 착공현장이 줄어 업계 매출은 눈에 띄는 개선이 없었으나 가격 영향으로 올해 1·2분기 실적까지 긍정적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특히 2분기부터는 비수기(1분기)에 잠시 가동을 중단하고 보수를 진행하던 설비가 가동해 시멘트를 생산하면서 실적이 더 개선됐다"며 "여름철 또한 비수기는 아니다. 공사현장 근로자의 휴식이 필요하겠지만 타설은 무더위에도 가능하기 때문에 여름철 날씨 영향을 크게 받진 않는다"고 설명했다. 

다만 시멘트사들의 지속적인 원가율 개선 노력과 최근의 유연탄 가격의 하락에도 하반기 전망은 어둡다는 목소리가 대부분이다. 건설경기가 침체로 착공물량이 줄어 시멘트 출하량도 덩달아 낮아졌기 때문이다.  

한국시멘트협회와 한국레미콘공업협동조합연합회 등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시멘트 생산량은 1,049만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6% 감소했다. 출하량은 13.3%가 줄어든 1,053만톤이다. 재고는 지난해 1분기 보다 61.3%가 늘어난 129만톤으로 집계됐다. 

또 지난해 하반기 인상된 시멘트 가격 효과가 올해 상반기까지는 실적 개선에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하반기엔 가격 인상 효과도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시멘트사 또다른 관계자는  “지속적인 업계의 원가율 절감 노력이 있었지만 유연탄 가격 안정세에도 전기요금 인상 신호는 남아있고 순환자원 활용을 위한 투자설비 요구도 커지고 있다"며 "특히 시멘트사는 건설업황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 사업체인데 건설업 침체와 착공물량 감소가 길어지면서 올해 하반기 전망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현재는 안정됐다는 평가를 받는 유연탄 가격도 국제정세에 따라 가격이 크게 요동친다. 이는 업계에 잠재적인 리스크"라며 "시멘트사가 하반기 전망이 나아지기 위해선 원가 상승요인 해소와 건설경기 회복이 필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저작권자 © SR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